서민들 살인폭염에 헉헉대는데...자치구 의회는 ‘황제 냉방’ 논란
비회기 중인 북구의회 의원실
20곳 중 빈방 19곳 에어컨 가동
공공기관 냉방기준 안 지켜
모범 보여야 할 구의원들 무감각
“힘겨운 서민 삶 공감하겠나” 빈축
20곳 중 빈방 19곳 에어컨 가동
공공기관 냉방기준 안 지켜
모범 보여야 할 구의원들 무감각
“힘겨운 서민 삶 공감하겠나” 빈축
![]() 지난 5일 불이 꺼진 채 에어컨만 켜진 광주북구의회의 한 의원실. |
서민들이 힘겹게 폭염을 견뎌내는 상황에도 광주 자치구 의회는 이른바 ‘황제 냉방’으로 시원한 여름을 보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공공기관 냉방 기준을 지키지 않을 뿐더러 외출 중일 때도 종일 에어컨을 켜놓아 기후위기 시대 적절치 않은 행동이라는 지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6일 광주일보 취재진이 찾은 광주북구의회에서는 부재 중인 의원 16명 중 9명의 의원실에서 에어컨이 가동되고 있었다.
광주북구청사 3층(의회운영위원장, 경제복지위원장, 행정자치위원장, 안전도시위원장실 등)과 4층(의원실)에 있는 의원실은 회기 중이 아닌 탓에 대부분 불이 꺼져 있었지만, 에어컨은 계속 가동돼 텅 빈 의원실에서 냉장고처럼 한기가 돌았다.
산업통상자원부가 규정한 공공기관 여름철 냉방 온도는 26~28도다.
하지만 광주북구의회 의원실의 에어컨 설정 온도는 그나마 가장 높은 것이 24도였으며, 심하게는 17도까지 낮춘 의원도 있었다.
이날 하루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지난 5일 오전 찾은 광주북구의회에서는 총 20명의 의원 중 부재 중인 19명의 의원실 에어컨이 모두 가동 중이었다. 현재 북구의회는 비 회기기간이다.
일부 문이 잠긴 의원실의 경우 불이 꺼져있었지만 문 틈 사이로 차가운 바람이 새어 나오고 있었다. 설정 온도는 24도부터 27도까지 다양했다.
광주북구의회 관계자에 따르면 오전과 낮 시간동안 의원실 에어컨 동작 여부와 온도 설정은 의원이 직접 하고 있다.
바로 아래층인 북구청과는 정반대다. 북구청은 중앙난방 시스템으로 에어컨을 관리하고 있어 설정 온도를 26도 이하로 낮출 수 없으며, 구청 청사관리과를 통하지 않으면 임의로 설정온도를 조절할 수도 없다.
청사 인테리어 공사로 인해 임시로 별도의 건물을 사용하고 있는 광주동구의회의 경우 의원이 부재 중인 2개 의원실(4명)에서 에어컨이 가동되고 있었다.
광주동구의회 관계자는 “사무국 직원들이 의원들 출근 시간보다 앞서 에어컨을 켜놓고, 오전 10시 이후까지 의원이 출근하지 않으면 끄는 식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광주 서구의회와 남구의회, 광산구의회는 의원이 자리에 없을 경우 에어컨을 꺼 두고 있었다.
광주시의 한 구의원은 “업무 특성상 자리를 자주 비워야 해서 에어컨을 켜 둔 채 외출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퇴근 하기 전에는 꼭 에어컨을 끄고 나가고 있다”고 해명했다.
기우식 광주시민단체협의회 사무처장은 “기후위기 시대를 극복하기 위해 청사 에어컨 설정 온도 높이기 등 모두가 행동으로 실천하고 있지만 모범을 보여야 할 구의원들은 무감각한 행태를 보이고 있다”며 “의원들이 서민 삶에 공감하는 의정활동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글·사진=김다인 기자 kdi@kwangju.co.kr
공공기관 냉방 기준을 지키지 않을 뿐더러 외출 중일 때도 종일 에어컨을 켜놓아 기후위기 시대 적절치 않은 행동이라는 지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6일 광주일보 취재진이 찾은 광주북구의회에서는 부재 중인 의원 16명 중 9명의 의원실에서 에어컨이 가동되고 있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규정한 공공기관 여름철 냉방 온도는 26~28도다.
![]() 또 다른 의원실의 냉방온도가 17도로 설정돼 에어컨이 가동되고 있다. |
일부 문이 잠긴 의원실의 경우 불이 꺼져있었지만 문 틈 사이로 차가운 바람이 새어 나오고 있었다. 설정 온도는 24도부터 27도까지 다양했다.
광주북구의회 관계자에 따르면 오전과 낮 시간동안 의원실 에어컨 동작 여부와 온도 설정은 의원이 직접 하고 있다.
바로 아래층인 북구청과는 정반대다. 북구청은 중앙난방 시스템으로 에어컨을 관리하고 있어 설정 온도를 26도 이하로 낮출 수 없으며, 구청 청사관리과를 통하지 않으면 임의로 설정온도를 조절할 수도 없다.
청사 인테리어 공사로 인해 임시로 별도의 건물을 사용하고 있는 광주동구의회의 경우 의원이 부재 중인 2개 의원실(4명)에서 에어컨이 가동되고 있었다.
광주동구의회 관계자는 “사무국 직원들이 의원들 출근 시간보다 앞서 에어컨을 켜놓고, 오전 10시 이후까지 의원이 출근하지 않으면 끄는 식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광주 서구의회와 남구의회, 광산구의회는 의원이 자리에 없을 경우 에어컨을 꺼 두고 있었다.
광주시의 한 구의원은 “업무 특성상 자리를 자주 비워야 해서 에어컨을 켜 둔 채 외출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퇴근 하기 전에는 꼭 에어컨을 끄고 나가고 있다”고 해명했다.
기우식 광주시민단체협의회 사무처장은 “기후위기 시대를 극복하기 위해 청사 에어컨 설정 온도 높이기 등 모두가 행동으로 실천하고 있지만 모범을 보여야 할 구의원들은 무감각한 행태를 보이고 있다”며 “의원들이 서민 삶에 공감하는 의정활동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글·사진=김다인 기자 kdi@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