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열치열 맨발걷기 땀 빼고 시원한 도서관 찾아 알뜰피서
광주 시민들의 슬기로운 ‘더위나기’
도심 물놀이장 수천여명씩 몰려
염주체육관 실내빙상장도 성황
도서관들 다양한 ‘북캉스’ 행사
2024년 08월 06일(화) 21:10
폭염이 계속된 6일 광주 북구청 신관 공사현장에서 작업자들이 더위를 식혀줄 얼음조끼를 입고 있다. 얼음조끼는 코로나 19 선별진료소 운영 당시 의료진들이 사용하던 것을 재활용해 지급됐다. /김진수 기자 jeans@kwangju.co.kr
광주에 16일 넘게 폭염경보가 이어지고 열대야로 잠 못 이루는 밤이 계속되면서 시민들이 각양각색 피서법으로 힘겨운 여름나기를 하고 있다.

가족과 함께 도심 속 물놀이장을 찾는 ‘알뜰형’, 시원한 도서관에서 ‘북캉스’를 즐기는 ‘웰빙형’ 피서법을 택하거나 실내빙상장에서 스케이트를 타며 더위를 식히고 맨발걷기 운동을 하는 등 다채로운 모습으로 여름을 보내고 있다.

◇지자체 운영 ‘도심 물놀이장’ 인기 폭발=지자체에서 운영하는 ‘도심 물놀이장’은 어린 아이들과 함께 찾을 수 있는 인기 피서지로 떠오르고 있다. 이번 여름동안 벌써 수천명의 방문객이 물놀이장을 찾았다.

광주시가 지난달부터 무료 개장한 광주천과 광주시민의숲 물놀이장이 대표적이다.

광주시민의숲에는 물 폭포와 워터슬라이드 등을 즐기며 더위를 식히려는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지면서 운영을 시작한 지 한 달도 안 돼 7000여명의 방문객을 맞았으며, 광주천 또한 2950여명의 광주시민이 몰려들어 폭염을 씻어냈다.

기초차지단체 차원에서 개별적으로 개장한 물놀이장도 인기다.

광주시 북구 동림동에 마련된 산동교 친수공원 물놀이장에는 지난달 24일 개장 후 10여일만에 9386명의 주민들이 몰려들었다. 동강대 운동장에 마련된 물놀이장은 방문객 9779명을 기록해 1만여명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또한 광산구 송산동 송산근린공원(3300명), 서구 치평동 상무시민공원(1300명), 쌍촌동 쌍학어린이공원(1000명) 등 물놀이장에도 더위를 식히려 몰려든 방문객들이 가득했다.

광주시 동구도 오는 10일부터 11일까지 이틀간 내남동 도시농업복합단지에 물놀이장을 개장한다. 이 곳 물놀이장은 첫 선을 보였던 지난해에도 이틀간 300여명이 방문할만큼 인기를 끌었다. 올해는 올해는 동구가 심어 둔 상추 등 농작물을 수확하는 체험도 함께 즐길 수 있다.

◇시원하게 운동하니 땀도 안 나=맨발 산책이나 실내 스케이트 등 시원한 곳에서 운동을 하며 ‘시원하게 땀 흘리는’ 시민들도 있다.

6일 오전 10시께 광주시 남구 봉선동의 유안근린공원 맨발로 산책길에는 30도를 웃도는 무더운 날씨에도 주민 십수명이 맨발걷기에 열중하고 있었다.

이들은 이마에 송골송골 맺힌 땀을 닦으면서도 바지를 걷어붙이고 환한 표정으로 맨발로를 걷고 있었다. 맨발 산책로에 깔린 황토 흙이 서늘한 온도를 유지하고 있어 걸을수록 온 몸이 시원해진다는 것이다. 한 달째 매일같이 맨발걷기를 하고 있다는 최남심(76)씨는 “에어컨을 틀어놓고 집에 있으면 무릎이 시리다”며 “오히려 나무 그늘 아래서 바람을 맞으며 고슬고슬한 흙을 밟으니 더위가 싹 가신다”고 웃었다.

한여름에도 마치 겨울같은 냉기를 품고 있는 실내빙상장도 ‘더위 대피소’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광주시 서구 염주체육관 광주실내빙상장에는 한여름의 얼음 스케이트를 즐기려는 시민들의 발걸음이 줄을 이었다.

염주체육관 운영주체인 광주도시공사에 따르면 여름철인 지난 6월부터 8월 5일까지 이곳에는 1만 4768명의 시민들이 찾아왔다. 특히 8월 들어서는 닷새만에 1846명의 방문객이 찾아오는 등 성황이라는 것이다.

◇에어컨 바람 맞으며 독서 삼매경=도서관에서 시원한 에어컨 바람을 맞으며 ‘책캉스’를 즐기는 이들도 다수다. 이날 오후 광주시 남구 봉선동의 구립도서관인 문화정보도서관은 더위도 잊고 책에 열중하는 시민들로 빈 자리 없이 빼곡했다. 도서관 곳곳에 둘러앉아 책 속 세계에 빠져있는 이들은 더위뿐 아니라 시간까지 잊은 듯 했다.

대학생인 이아름(여·24)씨는 “집에 있긴 답답하지만 카페는 마음 편히 오래 있기 힘들어 도서관에 자주 온다”며 “최근엔 다들 더워서 도서관으로 오는지 사람이 많아져 자리잡기 힘들 정도다”고 말했다.

초등학생 자녀 전혜인(여·8)양과 함께 도서관을 찾은 조윤혜(여·48)씨는 “아이가 학원에 가기 전 남는 시간을 보내기 위해 도서관에 매일 온다”며 “도서관은 시원하기도 하고 아이가 책에 친숙해질 기회이기도 해 좋은 피서지다”고 말했다.

각 도서관도 이에 발맞춰 공연·독서교실·체험 등 각종 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광주시립무등도서관은 ‘썸머북캉스’를 주제로 오는 31일까지 전시와 강연 등 다양한 독서·문화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서구 농성동의 상록도서관도 오는 10일 독서 게임, 그림책 룰렛 등 독서레크리에이션 행사가 포함된 ‘상록 별밤 북캉스’를 진행한다.

/장혜원 기자 hey1@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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