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ㆍ중ㆍ일 3국의 경제발전 유사성과 차별성은?
최협 전 전남대 교수, 이홍영 전 캘리포니아대 교수 ‘동아시아 자본주의의 제도적 기반’ 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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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중국, 일본은 유교적 전통을 오랜 기간 공유했지만 19세기 말 20세기 초를 기점으로 다른 근대적 운명을 경험했다. 상이한 근대화 과정에도 불구하고, 지난 30여 년 한ㆍ중ㆍ일 삼국의 경제발전 과정은 일정 부분 상호 간의 유사성을 공유한다.
이들의 유사성과 차별성은 어디에서 비롯됐으며 이에 대한 체계적인 설명이 가능할까.
한ㆍ중ㆍ일 3국의 제도들이 기능적 유사성에도 불구하고, 어떤 상이한 행태로 이어졌는지를 연구한 학술서가 발간됐다.
전남대 교수와 한국문화인류학회 회장을 역임한 최협 박사와 캘리포니아대학교(버클리) 정치학과 교수를 역임한 이홍영 박사가 ‘동아시아 자본주의의 제도적 기반: 한국, 중국, 일본의 비교연구’(민속원)를 펴냈다.
두 저자는 “문화의 변수가 아시아지역의 경제낙후, 경제발전, 경제 위기라는 서로 다른 현상을 설명하는데 각기 다르게 활용돼왔다”는 점에서 문제의식을 가졌다고 밝혔다. 동아시아 발전 논쟁에서의 이 같은 양상은 지역의 문화적 논의를 보다 정교하게 재검토할 필요성과 맞물려 있다.
저자들은 한국, 일본, 중국의 기업지배구조 관행은 복잡한 역사적 과정의 산물이라는 관점을 취한다. 세 나라가 유교 전통, 가족주의, 오랜 세월에 걸쳐 경험한 강성 국가의 유산을 공유하고 있지만, 기업지배구조는 다르다는 것이다. 즉 뚜렷한 기업집단, 즉 재벌(한국), 게이레츠(일본), 치예지투안(중국)있는데 이러한 제도화된 기업집단은 각국 경제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는 논리다.
한국의 기업지배구조가 경제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해 온 재벌과 연관돼 있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일본의 기업 거버넌스는 기업, 은행, 정부 간의 긴밀한 관계를 특징으로 하는데 게이레츠 시스템은 기업 간 안정적이고 장기적인 관계를 유지하게 해준다. 중국의 기업지배구조는 국유기업SOE과 민간기업이 혼합된 것이 특징이다.
저자들은 각각 특성을 갖는 기업집단은 동아시아 3국의 경제적 발전에 기여했음에도 일부 관행은 투명성과 책임성을 저해했다고 지적한다.
저자들은 “아시아 기업은 앵글로색슨 시스템의 단기간 수익에 집착하는 방식을 답습하지 말고 더 긴 투자 기간을 유지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아시아 경영 시스템의 핵심인 네트워크, 신뢰, 집단주의는 비록 다소 수정하더라도 골간을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하지만 새천년이 시작되는 시점에서 아시아 경제는 위기에서 벗어나 앵글로색슨 경제와 조금 더 닮아가는 모습도 보인다. 이러한 과정이 신뢰와 창의에 바탕을 둔 투과성 네트워크로의 발전을 의미한다면 문제가 없을 것이다”고 언급한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이들의 유사성과 차별성은 어디에서 비롯됐으며 이에 대한 체계적인 설명이 가능할까.
전남대 교수와 한국문화인류학회 회장을 역임한 최협 박사와 캘리포니아대학교(버클리) 정치학과 교수를 역임한 이홍영 박사가 ‘동아시아 자본주의의 제도적 기반: 한국, 중국, 일본의 비교연구’(민속원)를 펴냈다.
두 저자는 “문화의 변수가 아시아지역의 경제낙후, 경제발전, 경제 위기라는 서로 다른 현상을 설명하는데 각기 다르게 활용돼왔다”는 점에서 문제의식을 가졌다고 밝혔다. 동아시아 발전 논쟁에서의 이 같은 양상은 지역의 문화적 논의를 보다 정교하게 재검토할 필요성과 맞물려 있다.
한국의 기업지배구조가 경제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해 온 재벌과 연관돼 있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일본의 기업 거버넌스는 기업, 은행, 정부 간의 긴밀한 관계를 특징으로 하는데 게이레츠 시스템은 기업 간 안정적이고 장기적인 관계를 유지하게 해준다. 중국의 기업지배구조는 국유기업SOE과 민간기업이 혼합된 것이 특징이다.
저자들은 각각 특성을 갖는 기업집단은 동아시아 3국의 경제적 발전에 기여했음에도 일부 관행은 투명성과 책임성을 저해했다고 지적한다.
저자들은 “아시아 기업은 앵글로색슨 시스템의 단기간 수익에 집착하는 방식을 답습하지 말고 더 긴 투자 기간을 유지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아시아 경영 시스템의 핵심인 네트워크, 신뢰, 집단주의는 비록 다소 수정하더라도 골간을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하지만 새천년이 시작되는 시점에서 아시아 경제는 위기에서 벗어나 앵글로색슨 경제와 조금 더 닮아가는 모습도 보인다. 이러한 과정이 신뢰와 창의에 바탕을 둔 투과성 네트워크로의 발전을 의미한다면 문제가 없을 것이다”고 언급한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