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의 혈맥을 새로 잇다] 고흥~여수 ‘백리섬섬길’ 관광·물류 교통망 완성
<9> 국도 77호선 여수 화태~백야 구간
전남 관광의 야심작 ‘백리섬섬길’
2019년 예타 면제로 힘겹게 시작
11개 연륙·연도교로 39.1㎞ 구간 연결
마지막 화태~백야 구간만 남아
5319억원 투입 12.96㎞ 2차로 구간
해상교량 4개 1·2공구 공사 공정률 20%
2024년 07월 23일(화) 19:10
고흥과 여수의 섬들을 잇는 백리섬섬길의 마지막 구간에 해당하는 백야도~제도~개도~월호도~화태도를 잇는 공사가 오는 2027년 끝날 예정이다. 사진은 백야도에서 본 제도와 개도 전경. 현재 해상에 교각을 놓고 있다.
신안 압해~해남 화원 구간과 함께 여수 화태~개도~제도~백야도(12.96㎞) 구간 역시 국도 77호선에 해당한다. 모두 전남도가 지난 2019년 문재인 정부의 예비타당성조사(이하 예타) 면제 대상 사업에 포함시키면서 극적으로 추진하게 됐다.

국도 77호선은 부산에서 경기도 파주를 남해안, 서해안을 거쳐 ‘ㄴ’로 잇는 1239.4㎞의 우리나라 최장 국도로, 부산~경남~전남~전북~충남~경기~인천~서울~경기 등 모두 8개의 광역자치단체를 지난다. 전남에 미개통 구간이 여전히 상당한데 여수와 고흥을 잇는 백리섬섬길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여수 화태~백야 구간도 마찬가지다.

여수와 고흥은 매우 가깝게 자리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모두 반도인 지리적 여건 탓에 각각의 지역으로 가려면 100㎞ 이상을 이동해야 한다. 특히 고흥 반도의 끝자락인 거금도, 나로도에서 여수 반도의 돌산도를 가려면 2~3시간 넘게 소요될 수도 있다. 해안선이 길고, 섬들이 곳곳에 자리한 남해안은 바로 눈앞에 보이는 곳도 몇 시간씩 걸려야 왕래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 같은 남도의 천혜 자연과 지리적 여건은 사람과 물류의 이동을 어렵게 했다. 비용·시간이 더 소요될 수밖에 없었으며, 관광객은 불편했고, 산업 생태계가 형성될 수 없었다. 연륙·연도교 하나 설치하는데 수천억 원의 예산이 소요되는데 정부가 볼 때 경제성이 미흡했고, 민간자본은 기반시설이 없는 곳에 투자하는 모험을 할 수는 없었다. 이러한 현상이 반복되고 수십년 지속되면서 전남은 쇠락하기 시작한 것이다.

민선 7기 전남도가 출범하자마자 철도, 도로, 항만, 연륙·연도교 등 미흡한 기반시설에 대해 분석해 정부 사업에 반영하기 위해 신속하게 움직인 것도 이 때문이다. 경제성이 상대적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정부의 예타 조사를 뛰어넘을 수 있는 정치적·전략적 접근이 필요했다. 국토 불균형 성장에 따른 부작용의 문제점을 제기하고, 예타 조사의 지역 편중성을 지적하면서 지역 내 목소리를 하나로 집중시켜 정부에 전달하는 등 전력을 기울인 것이다.

그러한 노력이 민선 8기까지 이어지면서 전남 곳곳의 기반시설은 비약적으로 개선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가운데 하나가 국도 77호선 여수 화태~백야 구간이다.

팔영대교 전경. 고흥 영남면과 여수 적금도를 잇는 다리로, 백리섬섬길(39.1㎞)의 시작점에 해당한다. 백리섬섬길은 여수 화태도를 거쳐 돌산도까지 이어진다.
남해안을 수놓은 섬들을 하나로 이어 바다와 섬의 경관을 지나며 달릴 수 있는 ‘백리섬섬길’은 전남 관광의 야심작이다. 서쪽 고흥군 영남면 우천리에서 동쪽의 여수시 돌산읍 신복리까지 모두 11개(현재 7개 완공)의 연륙·연도교로 39.1㎞를 이어붙일 예정이다. 푸르거나 또는 푸르면서 초록의 바다, 파도가 빚어낸 기암절벽, 각각 너무도 다른 섬의 모습들, 그리고 독특한 먹을거리와 사람들 등 우리나라만이 아니라 세계적으로 그 가치는 뛰어날 수밖에 없다. 아직 여수 반도의 한쪽인 화양면까지만 연결되어 있고, 편의·휴식시설이 제대로 갖추지 못한 실정임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의 관심을 받기엔 충분하다.

백야대교 전경. 여수 화양면과 백야도를 잇는 235m 길이의 다리로, 2005년 4월 준공됐다.
2024년 7월 현재 백리섬섬길 구간 중 완공된 대교는 화양조발대교, 둔병대교, 낭도대교, 적금대교, 팔영대교, 화태대교, 백야대교 등 7곳이다. 전남도가 오는 2027년까지 완공하겠다고 밝힌 교량은 모두 4곳이다. 제도대교(가칭), 화정대교(가칭), 월호대교(가칭), 개도대교(가칭)로 모두 섬과 섬을 잇는 연도교다.

이들 4개의 교량이 바다에 들어서면 백야도에서 제도, 개도, 월호도를 지나 화태도를 이어 고흥에서 여수 화양반도, 돌산반도를 거쳐 조만간 착공 예정인 여수남해터널을 지나 남해, 사천, 고성, 거제, 가덕, 부산으로 연결하는 남해안 관광도로를 완성되는 것이다.

전남도는 5319억원이 투입되는 12.96㎞ 2차로 구간을 1공구(화태~개도), 2공구(개도~백야)로 나눠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1공구는 6.05㎞로, 해상교량 2개소(연장 1.54㎞), 2공구는 6.91㎞로 해상교량 2개소(1.24㎞)로 설계됐다. 공정률은 20%를 넘어섰으며, 전남도는 완공 시기를 맞추기 위해 국비를 확보하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전남도 관계자는 “이 사업으로 고흥~여수 간 남해안축 해안·육상 교통망이 완성되며, 생명의 바다 가막만과 다도해 해상 국립공원을 연계하며 다양한 해양 관광 수요에도 대처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윤현석 기자 chadol@kwangju.co.kr

/사진=김진수 기자 jeans@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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