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의 혈맥을 새로 잇다] 13.49㎞ 해상길…해상교량 기둥세우기 공사 한창
8 신안 압해~해남 화원 국도 77호선 연결도로
전남도 2000년대 들어 서해안관광도로 추진
2013년 KDI 예비타당성 조사 탈락 고배
2019년 예타 면제 국가균형발전계획 의결
2021년 10월 실시설계 끝내고 공사 착공
2024년 상반기 20% 공정율…2027년 완공
2024년 07월 10일(수) 11:40
신안 압해도에서 바라본 2공구 목포 율도·달리도~신안 압해 간 7.54㎞ 공사 현장. 해상교량 1.68㎞짜리 2개가 들어설 예정이다.
신안군청이 자리하고 있는 압해도에서 목포 율도와 달리도, 그 건너 해남 화원반도를 하나로 잇는 공사가 지난 2021년 10월부터 계속되고 있다. 오는 2027년 준공을 목표로 해 올해부터는 본격적으로 해상교량의 기둥을 설치하는 작업이 한창이다. 5365억원의 예산을 들여 섬과 반도 간 13.49㎞를 해상교량과 해저터널로 연계하는 사업으로, 완공될 경우 그 자체로 관광자원이 될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국도 77호선은 부산에서 경기도 파주를 남해안, 서해안을 거쳐 ‘ㄴ’로 잇는 1239.4㎞의 우리나라 최장 국도다. 부산~경남~전남~전북~충남~경기~인천~서울~경기 등 모두 8개의 광역자치단체를 지나는데, 미개통 구간이 여전히 상당하다. 특히 전남은 해안선이 복잡하고, 섬들이 곳곳에 분포되어 있어 지방도 수준의 좁은 도로와 연륙되지 못한 구간이 대부분이다. 이 구간 중 하나가 신안 압해~해남 화원 간이다.

남해와 서해의 경계에 해당해 다양한 수산물, 관광자원을 가지고 있는 진도는 전남에서도 가장 가기 어렵고 먼 지역이다. 광주에서 진도를 가려면 나주, 영암, 강진, 해남을 거쳐 두 시간, 진도의 끝에 자리한 진도항까지는 세 시간 가까이 소요된다. 진도 앞바다에 펼쳐진 조도, 가사도, 관매도, 동거차도 등에 가기 위해서는 반나절 이상의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관광객이 드나들기도, 주민들이 왕래하기도 어려운 오지로 남아있다. 해남, 완도 등은 지난 2017년 8월 착공한 완도~광주 고속도로로 완공되면 소요 시간이 대폭 감축된다는 점에서 진도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했다.

전남도가 지난 2019년 문재인 정부의 예비타당성조사(이하 예타) 면제 대상 사업으로 압해~화원 등 서남해안관광도로를 선택한 것은 전남 서부권의 이러한 교통 불편을 일거에 해결해야 했기 때문이다. 대규모 예산이 소요되는 연도·연륙교, 해저터널, 해안 관광도로 등의 사업을 위해서는 정부의 예산 지원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2000년대 들어 전남도는 이 사업을 꾸준히 추진했었다. 지난 2008년 11월 기본계획 수립에 나서 1년만에 완료하고, 2013년에는 실시설계비 예산 10억원을 국회에서 반영시키기도 했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KDI(한국개발연구원)의 예타가 발목을 잡았다. 2013년 가까스로 재조사에 들어갔으나 경제성을 나타내는 비용편익분석 0.28, 이에 더해 정책성, 지역균형, 기술성 등을 함께 산출한 AHP에서 0.354점으로 다시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비용편익분석 0.8 이상, AHP 0.5 이상을 넘어서기는 불가능에 가깝다는 판단 아래 사업을 거의 포기하려던 전남도가 2019년 예타 면제 사업에 이를 포함시킨 것은 당연했다. 2019년 1월 제4차 국가균형발전계획(2018~2022) 국무회의 의결, 같은 해 11월 기획재정부, KDI 등의 사업계획 적정성 검토에 이어 2022년 4월과 10월 각각 턴키 발주, 실시설계 적격자 선정 등이 신속하게 이어졌다.

현재 해상교량의 기둥을 설치하는 작업이 진행중이다.
지난 2021년 10월 실시설계를 끝내고 공사에 착공한 뒤 2024년 상반기 현재 20%의 공정율을 보이고 있는 이번 사업은 오는 2027년 말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전남도가 바라는 것은 국비의 신속한 집행이다. 관광산업을 전남의 미래를 책임질 주축 산업으로 삼고 있는 전남도가 호남고속철도 2단계, 무안국제공항 등 기존 교통 인프라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이 구간에 거는 기대가 크기 때문이다. 또 신안 압해~해남 화원 구간을 완도, 고흥, 여수를 거쳐 경남, 부산까지 이어지는 서남해안 관광도로의 시작점으로 삼을 방침이다.

신안 압해~목포 율도·달리도~해남 화원의 거리는 모두 13.49㎞(2차로)다. 2공구로 나눠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데, 1공구(사업비 2326억원)는 해남 화원~목포 율도·달리도 간 5.95㎞(2차로)로, 이 가운데 2.73㎞의 해저터널이 포함돼 있다. 2공구(2473억원)는 목포 율도·달리도~신안 압해 간 7.54㎞(2차로)이며, 해상교량 1.68㎞짜리 2개소가 들어가 있다. 예정대로 2027년 이 구간이 완공되면 1시간 30분 이상인 현재의 소요시간이 30여 분으로 크게 단축될 것으로 전망된다.

서해안고속도로, 무안국제공항 고속철도와 연계해 해남 오시아노 관광단지 및 솔라시도관광레저기업도시의 접근성 역시 크게 개선되면서 대규모 민간 자본 유치로 새로운 지역 발전의 계기를 마련할 수도 있게 된다는 것이 전남도의 설명이다. 또 해남 오시아노 관광단지를 비롯해 솔라시도 기업도시, 우수영 울돌목 등 해남지역 관광자원을 비롯해 목포신항과 서해안 고속도로, 완도·신안의 해양관광지 등을 연계하는 관광 프로그램도 가동할 수 있다.

전남도 관계자는 “전남이 가지고 있는 대표적인 자원이 섬과 해안선이다”며 “그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는 최고의 방안은 접근성을 향상시키는 것이며, 전남도는 꾸준히 교통 인프라를 확충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윤현석 기자 chadol@kwangju.co.kr

/사진=김진수 기자 jeans@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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