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그라피티 작가들, 신안 섬을 형형색색 물들이다
신안군 ‘1도 1뮤지엄’ 프로젝트
압해도에 ‘그라피티 아일랜드’ 추진
美 존원·스페인 덜크·포르투갈 빌스
주택·읍사무소 벽면에 예술작품
2024년 07월 09일(화) 20:30
신안군은 압해도에 세계적 작가들이 참여하는 ‘그라피티 아일랜드’를 추진한다. 압해읍사무소에 그려진 작가 덜크의 벽화. <신안군 제공>
존원, 덜크, 빌스….

세계적인 그라피티 작가들이 신안 섬을 형형색색으로 물들인다.

흔히 건축물의 벽면 등에 낙서처럼 긁거나 페인트를 칠하는 것을 ‘그라피티’라 한다. 낙서행위 또는 그 결과물을 모두 그라피티라 하는데 출발은 60년대 미국의 흑인들의 저항행위에서 비롯됐다. 요즘은 80년대 이후 키스 헤링 등의 영향으로 거리의 예술로 자리잡았다.

신안군이 주택이나 공공건물 벽에 예술작품을 그리는 ‘그라피티 아일랜드’를 추진해 눈길을 끈다.

이번 ‘그라피티 아일랜드’는 ‘1도 1뮤지엄’ 프로젝트 일환으로 기획됐으며 오는 2026년까지 압해도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참여 작가로는 앞서 언급한 미국 작가 존원을 비롯해 스페인 작가 덜크 포르투갈 작가 빌스 등이다.

기존 ‘1도 1뮤지엄’에는 제임스 터렐, 올라푸르 엘리아손, 안토니 곰리 등 해외 유명 작가가 참여하고 있다. 터렐과 엘리아손은 각각 노대도, 도초도 대지의 미술관 야외에 설치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신안군이 ‘1도 1뮤지엄’을 추진하는 것은 1004섬 브랜드 이미지를 극대화하기 위한 차원이다. 현재 신안에는 1025개 섬(유인도 76, 무인도 949)가 있다. 군에서는 이 가운데 15개 섬에 미술관 26곳을 건립할 계획이다. 15곳은 기존의 오래된 미술관을 활용하거나 완료한 상태이며 11곳은 추진 중에 있다.

이번 ‘그라피티 아일랜드’의 중심지인 압해도는 육지와 여러 섬을 연결하는 관문 역할을 한다. 이곳을 세계적인 작가들로 하여금 색을 칠하게 하는 것은 신안이 예술의 섬이라는 인식과 함께 누구나 그라피티 작품을 보게 하자는 취지다.

최근 열린 ‘그라피티 아일랜드’ 기자간담회에서는 압해도의 그라피티 작품이 일부 공개됐다.

덜크는 지난 4일 압해읍사무소 벽면에 달랑게, 쇠제비갈매기 등 갯벌의 생물을 담은 그라피티를 완료했다.

작가 존원의 작품.
존원은 오는 6일부터 공공임대 주택 벽면을 장식하는 작업에 돌입했다. 그는 신혼부부에게 월 1만원에 임대하는 아파트 벽에 작업할 예정이다. 지난 2015년 프랑스 최고 권위 훈장인 레지옹도뇌르를 수상한 작가로 알려진 존원은 지난 2016년에는 윤종신의 월간 프로젝트인 ‘월간 윤종신’에 참여하며 이름을 알렸다.

아울러 신안군이 추진 중인 예술섬 프로젝트 중 안좌도의 ‘플로팅 뮤지엄’은 2025년 3월 개관 예정이다. 말 그대로 물 위에 떠있는 미술관을 표방한 것으로 일본 작가 야나기 유키노리가 설계에 참여했다. 7개 큐브로 구성된 플로팅 뮤지엄은 오는 11월 작품 설치 및 공사가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신안군이 예술을 모티브로 섬 가꾸기에 나선 까닭은 제반 여건이 녹록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 4월 기준 전체 인구는 3만8191명이며, 65세 고령인구는 약 40%에 달한다. 인구소멸 고위험지역으로 향후 노동인구 감소 또한 불가피하다.

한편 박우량 군수는 “압해읍을 지나면 자은 퍼플섬, 소용선 미술관 등 여러 볼거리들이 많은데, 지금까지 압해읍은 관문인데도 불구하고 경유지 역할밖에는 할 수 없었다”며 “이번 그라피티 프로젝트를 통해 주민들의 자긍심을 고취하는 것은 물론 방문객들에게는 세계적 작가들의 작품을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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