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로 검증 안된 진술 조서, 새로운 왜곡 불씨 우려
부실 조사 논란 여전
무기고 습격 시간 등 소수 의견
왜곡세력 입맛 따라 악용 가능성
2024년 06월 24일(월) 20:30
5·18민주화운동 진상규명조사위원회(진상조사위)가 4년간의 조사활동을 마치고 종합보고서를 내놨지만, ‘새로운 왜곡의 장을 열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종합보고서 대국민보고회를 앞두고 국민의힘(추천 당시 자유한국당) 측이 추천한 3명의 진상조사위원이 내놓은 성명서에서도 새로운 왜곡이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종협·이동욱·차기환 위원은 24일 ‘5·18민주화운동진상규명조사위원회 종합보고서 대국민보고회’를 3시간여 앞두고 ‘5·18민주화운동진상규명조사위원회 4년 6개월 간의 활동을 마치며’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내놨다.

이들은 “조사결과에 전적으로 찬성하며, 불필요한 논란이 더 이상 우리 사회에 발붙일 수 없도록 종지부를 찍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일부 조사내용에 반대의견을 담아 A4용지 77장 분량의 성명을 밝혔다.

하지만 5·18전문가들은 “진상조사위원으로 활동한 3명 위원들부터 조사결과를 가지고 5·18을 왜곡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3인 위원이 “1980년 5월 21일 오후 1시 이전에 시위대가 무장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주장한 내용을 가장 큰 왜곡으로 꼽았다.

이는 기존과 다른 새로운 왜곡이라는 것이다. 이는 진상조사위의 부실한 조사가 빌미가 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3인의 위원이 가능성을 배제 할 수 없다는 근거로 든 것이 당시 시민 5명의 진술이었다는 점에서다.

진상조사위에서 진술을 받을 경우 조서의 내용에 대해 신빙성 여부를 따지고 평가를 해야하지만, 진상조사위는 진술조서를 무작정 받기만 해 새로운 왜곡의 단초가 되고 있다는 것이다.

진상조사위 내부 관계자도 “계엄군 진술조서 뿐 아니라 40년이 지나 기억이 희미한 시민들의 진술조서까지 아무런 검증 없이 조사결과에 반영했다”고 비판하고 있다.

또 일부부실 조사결과와 일부 소수 의견들이 왜곡의 단초를 마련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무기고 습격 시간, 옛 전남도청 앞 권용운 일병 사망원인, 헬기사격 존부, 성폭력사건, 북한군 침투 등에 대한 소수의견 등이 진실을 가릴 수 있다는 것이다.

결국 왜곡세력이 자신의 시선에 맞는 진술조서 일부를 활용해 다시 왜곡을 재생산할 여지를 남겼다는 주장이다. 이름을 밝히기 꺼려하는 한 5·18 연구자는 “검증되지 않는 진술조서가 어떻게 왜곡의 소재로 활용되는지를 보여주고 있다”면서 “향후 이런 방식의 왜곡의 새로운 시대가 열렸음을 선행적으로 보여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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