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공백 석달째, 의정갈등 접고 대화 나서길
2024년 05월 21일(화) 00:00
전공의들이 의대 증원 백지화를 주장하며 진료 현장을 이탈한지 어제로 3개월이 지났지만 의정갈등이 해소될 조짐이 보이지 않고 있다.

법원에서 최근 의료계가 신청한 의대 증원 집행정지를 기각하면서 변곡점을 맞을 것으로 기대를 모았으나 의정갈등은 여전히 원점이다. 정부는 전공의들에게 복귀를 최후 통첩하고 대학에게 의대 증원 학칙 개정을 서두르라고 촉구하고 있다. 전공의들은 “법원 결정에도 달라진 건 없다”며 대법원의 최종 판단을 받기 위해 재항고 하는 등 갈등의 끝이 보이지 않고 있다.

의정갈등이 3개월째 이어지면서 전남대병원은 의료진 피로누적에 따라 자율적 금요일 외래 진료 휴진제를 권장하고 있다. 전공의 이탈로 일반병실은 평시의 40~50% 수준으로 감소했고, 수술도 평시 대비 30%대로 떨어졌다. 환자들은 상급병원이 진료와 수술을 대폭 축소한 탓에 개인병원과 2차 병원을 전전하고 있고 수술 일정이 늦춰진 환자와 가족들은 애를 태우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전남대병원의 경우 외래 환자 13.5%, 입원환자 36.6%가 줄어 3개월 동안 총 480억 원을 웃도는 적자를 냈다. 조선대병원도 기존에 모아둔 운영비로 버티고 있으나 수 억 원 적자가 쌓이다 보니 곧 한계에 봉착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정부는 의료계에 대한 강경책을 고집할 게 아니라 전공의들에게 복귀할 여지를 마련해주어야 한다. 의료계도 ‘의대증원 백지화’라는 공감을 얻을 수 없는 주장을 고집하기 보다 해법 모색을 위한 대화에 나서야 한다. 타결 전망이 어두운 의정갈등 때문에 고통받는 환자와 가족들을 더 이상 외면해서는 안된다. 캠퍼스를 떠나 집단유급 위기에 놓인 의대생들의 처지도 살펴야 한다. 정부와 의료계가 서로 한발씩 물러서 소모적인 갈등의 반복이 아닌 대화와 협의에 의해 의정갈등 문제를 해결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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