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역전승 주역 ‘베테랑’ 김건국·서건창 “후배들 부상 안타깝다”
이의리 엔트리 말소·박민 재활 3주 소요…퓨처스 윤도현 ‘골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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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승을 이끈 ‘투·타’의 베테랑들에게는 승리의 기쁨보다는 부상을 입은 후배들에 대한 안타까움이 더 컸다.
KIA 타이거즈는 10일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경기에서 5-4 역전승을 거두고, 연승을 기록했다. 이날 투·타에서 부상자가 나왔던 만큼 쉽지 않았던 경기였지만 ‘투수 최고참’ 김건국과 ‘17년 차’ 서건창이 베테랑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승리의 주역이 됐다.
LG의 외국인 투수 디트릭 엔스를 만난 이날, KIA 선발로 나선 이의리<사진 오른쪽>는 3실점을 한 뒤 2회 1사 만루에서 팔꿈치에 이상을 느끼면서 마운드를 내려왔다.
선발이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일찍 물러났고, 1사 만루라는 위기가 눈 앞에 펼쳐졌던 만큼 일방적인 흐름이 전개되는 것 같았다. 그러나 급히 마운드에 오른 김건국이 문보경을 상대로 2루 땅볼을 유도하면서 4-6-3의 병살타를 만들어냈다.
김건국은 이날 3이닝을 1실점으로 막으면서 기싸움을 해줬다.
김건국으로 위기를 수습했지만 부상 악몽은 6회에도 발생했다. 유격수 박민이 부상자가 됐다. 박찬호가 허리 부종으로 엔트리에서 빠지면서 유격수로 선발로 출장했던 7일 삼성전에서 실책으로 고개를 숙였던 박민은 9일 LG전에서는 번트 작전을 수행하지 못해 마음을 졸였다.
팀에 대한 미안함을 이야기하며 10일 경기 전 가장 늦게까지 번트 훈련을 했던 박민은 2-4로 뒤진 6회 혼신을 다해 파울플라이 타구를 쫓다가 3루 익사이팅존에 부딪히면서 쓰러졌다. 박민은 앰뷸런스에 실려 병원으로 이송됐고, 김규성이 대수비로 들어갔다.
그리고 7회말 김태군의 선두타자 안타가 나오자 김규성의 자리에 서건창이 대타로 들어갔고, 볼넷을 얻어냈다. 김선빈의 적시타로 3-4으로 추격한 뒤 8회말 서건창이 두 번째 타석에서 두 손을 번쩍들어올렸다.
서건창은 2사 1·3루에서 유영찬을 상대로 우측으로 큰 타구를 날렸다. 큰 타구에 서건창도 두 손을 번쩍 들어 올렸지만 공은 우측 펜스에 박히면서 2루타가 됐다. 홈런은 아니었지만 서건창의 동점 적시타로 분위기를 살린 KIA는 상대의 보크로 역전에 성공했고, 9회 마무리 정해영을 투입해 1점 차 승리를 완성했다.
위기의 상황에서 승리를 이끈 두 베테랑. 하지만 경기 후 두 사람의 표정은 밝지만은 않았다.
김건국은 “베테랑으로 역할을 잘 못했는데 그나마 조금 역할을 한 것 같다”면서도 “의리가 (아프지 않아서) 안 내려왔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다. 요즘 부상자가 많아서 베테랑으로서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어 “몸을 덜 풀고 올라가자는 생각을 했다. 이런 경우에 몇 번 나가봤는데 많이 풀수록 오히려 힘만 더 들어가고 지친 경우가 많았다. 그런 것을 잘 생각하면서 한 게 주효했다. 베테랑으로서의 경험이 있어서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었다”며 “어려운 경기였는데 1점 1점 쫓아가서 결국 이겼다. 팀에 많은 힘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승부를 원점으로 돌리며 승리의 발판을 놓은 서건창은 “넘어가지 않을 것이라는 걸 알고 있었는데 타구가 안 보이고, 우익수가 멈춰있어서 홈런인 줄 알았다. 민망하다”면서도 “이제는 느껴지는 대로 자연스럽게 표현하겠다. 감정이 움직이는 대로 하겠다. 중요한 상황이기도 했다. 행복하게 야구 하고 싶다”고 소감을 이야기했다.
하지만 후배들의 부상으로 동갑내기 김선빈과 ‘키스톤 콤비’로 역할을 하는 것에 대해서는 안타까운 심경을 밝혔다.
서건창은 “사실 이렇게 선빈이가 유격수 들어가고 내가 들어가면 안 되는 것이다. 민이 부상이 너무 안타깝다. 보면서도 ‘나였으면 할 수 있을까, 펜스에 가서 부딪히면서 몸을 아끼지 않고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어서 마음이 너무 아프다. 이입이 많이 됐다. 열심히 했는데 많이 안 다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병원에서 MRI 검진을 한 결과 이의리는 좌측 주관절 굴곡근 염좌 진단을 받았다. 선수 보호차원에서 엔트리에서 말소하고 휴식을 줄 계획이다.
박민은 왼쪽 무릎 내측 광근 부분 손상을 입었다. 다행히 수술은 필요하지 않고, 3주 재활이 필요하다는 소견을 받았다.
하지만 이날 퓨처스리그에서 슬라이딩 도중 손가락 부상을 입었던 윤도현은 왼손 중지와 약지 중수골 골절 부상을 입으면서 긴 공백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김여울 기자 wool@kwangju.co.kr
KIA 타이거즈는 10일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경기에서 5-4 역전승을 거두고, 연승을 기록했다. 이날 투·타에서 부상자가 나왔던 만큼 쉽지 않았던 경기였지만 ‘투수 최고참’ 김건국과 ‘17년 차’ 서건창이 베테랑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승리의 주역이 됐다.
선발이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일찍 물러났고, 1사 만루라는 위기가 눈 앞에 펼쳐졌던 만큼 일방적인 흐름이 전개되는 것 같았다. 그러나 급히 마운드에 오른 김건국이 문보경을 상대로 2루 땅볼을 유도하면서 4-6-3의 병살타를 만들어냈다.
김건국은 이날 3이닝을 1실점으로 막으면서 기싸움을 해줬다.
팀에 대한 미안함을 이야기하며 10일 경기 전 가장 늦게까지 번트 훈련을 했던 박민은 2-4로 뒤진 6회 혼신을 다해 파울플라이 타구를 쫓다가 3루 익사이팅존에 부딪히면서 쓰러졌다. 박민은 앰뷸런스에 실려 병원으로 이송됐고, 김규성이 대수비로 들어갔다.
그리고 7회말 김태군의 선두타자 안타가 나오자 김규성의 자리에 서건창이 대타로 들어갔고, 볼넷을 얻어냈다. 김선빈의 적시타로 3-4으로 추격한 뒤 8회말 서건창이 두 번째 타석에서 두 손을 번쩍들어올렸다.
서건창은 2사 1·3루에서 유영찬을 상대로 우측으로 큰 타구를 날렸다. 큰 타구에 서건창도 두 손을 번쩍 들어 올렸지만 공은 우측 펜스에 박히면서 2루타가 됐다. 홈런은 아니었지만 서건창의 동점 적시타로 분위기를 살린 KIA는 상대의 보크로 역전에 성공했고, 9회 마무리 정해영을 투입해 1점 차 승리를 완성했다.
위기의 상황에서 승리를 이끈 두 베테랑. 하지만 경기 후 두 사람의 표정은 밝지만은 않았다.
김건국은 “베테랑으로 역할을 잘 못했는데 그나마 조금 역할을 한 것 같다”면서도 “의리가 (아프지 않아서) 안 내려왔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다. 요즘 부상자가 많아서 베테랑으로서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어 “몸을 덜 풀고 올라가자는 생각을 했다. 이런 경우에 몇 번 나가봤는데 많이 풀수록 오히려 힘만 더 들어가고 지친 경우가 많았다. 그런 것을 잘 생각하면서 한 게 주효했다. 베테랑으로서의 경험이 있어서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었다”며 “어려운 경기였는데 1점 1점 쫓아가서 결국 이겼다. 팀에 많은 힘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승부를 원점으로 돌리며 승리의 발판을 놓은 서건창은 “넘어가지 않을 것이라는 걸 알고 있었는데 타구가 안 보이고, 우익수가 멈춰있어서 홈런인 줄 알았다. 민망하다”면서도 “이제는 느껴지는 대로 자연스럽게 표현하겠다. 감정이 움직이는 대로 하겠다. 중요한 상황이기도 했다. 행복하게 야구 하고 싶다”고 소감을 이야기했다.
하지만 후배들의 부상으로 동갑내기 김선빈과 ‘키스톤 콤비’로 역할을 하는 것에 대해서는 안타까운 심경을 밝혔다.
서건창은 “사실 이렇게 선빈이가 유격수 들어가고 내가 들어가면 안 되는 것이다. 민이 부상이 너무 안타깝다. 보면서도 ‘나였으면 할 수 있을까, 펜스에 가서 부딪히면서 몸을 아끼지 않고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어서 마음이 너무 아프다. 이입이 많이 됐다. 열심히 했는데 많이 안 다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병원에서 MRI 검진을 한 결과 이의리는 좌측 주관절 굴곡근 염좌 진단을 받았다. 선수 보호차원에서 엔트리에서 말소하고 휴식을 줄 계획이다.
박민은 왼쪽 무릎 내측 광근 부분 손상을 입었다. 다행히 수술은 필요하지 않고, 3주 재활이 필요하다는 소견을 받았다.
하지만 이날 퓨처스리그에서 슬라이딩 도중 손가락 부상을 입었던 윤도현은 왼손 중지와 약지 중수골 골절 부상을 입으면서 긴 공백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김여울 기자 wool@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