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가 쏟아지는 ‘오컬트 신작’…파묘 유행 이어갈까
28일 ‘뒤주’, 4월 개봉 ‘씬’, 4월 3일 ‘오멘: 저주의 시작’ 등
‘파묘’와 비교분석하는 재미도…각양 각색 감상 포인트 눈길
2024년 03월 22일(금) 22:40
‘오멘: 저주의 시작’
올해 두 번째 천만 영화 등극을 코 앞에 둔 ‘파묘’ 흥행과 맞물려, 주술이나 유령 등 영적 현상을 극화한 ‘오컬트’ 신작들이 극장가에 쏟아질 예정이다.

오는 28일 개봉하는 영화 ‘뒤주’는 전시프로젝트 ‘뒤주’를 진행하면서 그 안에 숨겨져 있는 저주를 마주하는 세 사람의 이야기다. 프로젝트를 맡은 교수와 대학원생들은 숨겨진 욕망을 발산하며 숨겨져 있던 공포를 마주한다. 김시운, 박예리, 신기환 등이 출연하며 감독에 김지운.

사람을 가둬 죽였다는 ‘뒤주’는 영조가 사도세자를 가둬 죽였던 일화를 떠올리게 한다. 김 감독은 뒤주가 몽골에서 유목민들의 이동형 감옥으로 쓰였다는 사실을 알게 된 뒤, 뒤주와 원혼을 접목시켜 영화를 제작했다.

작품의 오컬트적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데 미술감독 전은숙의 역할도 컸다. 몽골 유목민의 분위기가 깃든 ‘뒤주’를 만들기 위해 오래 방치된 폐목을 구입하거나, 문래동 작업실에서 ‘우거진 거미숲’을 연상시키는 공간을 형상화했다.

영화 ‘파묘’와의 공통점도 뚜렷하다. 파묘에서 ‘관’이었던 것이 ‘뒤주’에서는 ‘뒤주’로 바뀌었다. 물론 이들 내부에는 모두 괴기스런 존재인 ‘그것’이 들어 있어 호기심을 자아낸다. 또 두 작품 모두 미지의 존재를 통해 인간의 원초적 공포를 자극하는 ‘판도라적 기법’을 활용하고 있다. 이 같은 흥행 법칙을 접목한 ‘뒤주’가 오컬트 유행의 계보를 이어갈 수 있을지 관심받고 있다.

1000만 돌파를 앞두고 공개된 영화 ‘파묘’의 추가 스틸컷
한편 4월 개봉 예정인 오컬트물들도 벌써부터 영화 팬들 사이에서 기대평을 받고 있다.

4월 찾아오는(공식 개봉일 미정) 영화 ‘씬’은 제목에서 드러나듯 영화에 대한 영화다. 그러나 영화의 장면(Scene)이 아니라 죄(Sin)라는 점은 반전의 묘 중 하나, ‘오컬트 영화’는 숨겨진 추리 요소들이나 이스터에그 등을 퍼즐처럼 맞춰 가며 감상하는 재미가 주를 이룬다는 점에서 벌써 이목을 끈다.

‘씬’의 씬들은 메타영화답게 영화를 촬영하는 내용이 주가 된다. 작중 전위적인 요소로 해외 유수 영화제에서 이름을 알리던 유명 감독 ‘휘욱’은 춤을 소재로 한 신작 촬영을 위해 신인 배우 시영, 채윤과 폐교 옥상에서 촬영을 시작한다. 파격적인 춤사위가 이어지고 제작진들은 기묘한 기분에 휩싸이게 된다.

“심연의 가장 깊은 죄, 악마가 깨어났다”는 캐치는 영화 속 촬영 현장이 아비규환이 될 것임을 짐작게 한다. 선 공개한 스틸컷은 ‘파묘’의 화림(김고은), 봉길(이도현)의 몸에 적혀 있던 한문과 유사해 두 작품을 겹쳐 보게 한다.

영화 ‘씬’
이어 4월 3일 개봉하는 ‘오멘:저주의 시작’은 수녀가 되기 위해 로마로 떠난 마거릿(넬 타이거 프리 분)이 악의 재림, 악마의 음모 등을 마주하며 신앙을 시험받는 내용을 다뤘다.

1967년 개봉한 ‘오멘’ 시리즈는 오컬트 장르 중에서도 레전드로 손꼽히는 작품이다. 사탄을 상징하는 숫자 ‘666’을 몸에 새기고 태어난 아이를 중심으로 펼쳐진 영화로, 이번 시리즈는 전작의 앞선 이야기를 다룬 프리퀄이다. 바티칸 권력자인 로렌스 추기경(빌 나이) 등이 펼치는 압권의 연기를 만나볼 수 있다.

한편 올해 개봉을 앞두고 있는 ‘거룩한 밤:데몬헌터스’는 흥행 보증수표 마동석 주연의 다크 판타지다.

영화는 한국판 ‘콘스탄틴’을 표방하며 악마 사냥꾼 팀인 ‘거룩한 밤’이 악을 숭배하는 집단에 맞서는 스토리다. 바위 같은 맨주먹으로 악을 때려잡는 바우(마동석)와 악마를 감지하는 특별한 능력이 있는 샤론(서현), 그리고 이들이 그려내는 시놉시스는 이번 작품에 ‘느와르’와 ‘오컬트’적 요소가 적절히 혼재되어 있음을 기대하게 한다.

현문섭 감독의 미스터리물 ‘사흘(가제)’도 눈길을 사로잡는 작품이다. 장례를 치르는 동안 죽은 딸의 심장 안에서 악마가 깨어나면서 벌어지는 사투를 다룬 오컬트 드라마로 주연 차승도 역에 박신양, 반신부 역에 이민기 등이 출연한다.

죽은 존재의 부활과 악마의 재림 등을 위시하는 섬뜩한 로그라인은 시네필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고 있다. 그동안 ‘은하해방전’, ‘제니, 주노’ 등 밝은 분위기의 영화에서 연출·단역을 맡아오던 현 감독의 새로운 필모그래피를 볼 수 있을지 기대를 받는다.

/최류빈 기자 rubi@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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