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전제과, 오래도록 광주시민과 함께 하겠다”
궁전제과 창립 50주년 기념 자서전 펴낸 윤재선 대표
3대째 해오며 고객들과 추억 가득…주말엔 ‘빵지 순례’ 인파
서울 등 타 지역 출점 제안 받았지만 향토기업으로 남고 싶어
3대째 해오며 고객들과 추억 가득…주말엔 ‘빵지 순례’ 인파
서울 등 타 지역 출점 제안 받았지만 향토기업으로 남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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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을 지켜온 오래된 가게는 많은 이들의 추억 속에 늘 함께 한다. 광주 사람이면 누구나 ‘궁전제과’에 얽힌 기억 하나쯤 갖고 있지 않을까.
1973년 ‘지금의 그 자리’에 ‘궁전과자점’으로 문을 연 궁전제과가 올해 창립 50주년을 맞았다. 창업주인 모친 장려자 여사에 이어 궁전제과를 이끌고 있는 윤재선(79·사진) 대표가 자서전 ‘광주 빵의 자존심 궁전제과점 50년-3대를 잇는 빵집 이야기’를 펴냈다. 그가 책에서 들려주는 이야기는 궁전제과 역사이자, 가족사이자, 시대사(史)이기도 하다.
“좋은 일, 궂은 일 겪으며 인생의 굴곡은 있었지만 3대가 가업을 이어오고, 가족들도 잘 지내고 있으니 아이들, 손자들을 위해서 책을 하나 내보면 좋겠다는 생각을 3~4년 전부터 해왔어요. 한데 선뜻 시작하기가 쉽지는 않더군요. 그러다 지난 4월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유품을 정리하며 오래된 사진을 발견했죠. 새삼스레 아, 정말 어머니가 큰 일을 하셨구나 생각이 들었고 어머니에 대한 마음이 커지며 글을 써야겠다 싶었죠.”
어머니에 대한 그의 애틋함은 책 첫머리에 실린 ‘어머니에 바치는 헌사’에 고스란히 담겼다.
50년간 많은 일이 있어지만, 포항제철에 다니다 1980년부터 경영에 참여했던 그에게 닥친 가장 큰 시련은 1984년 12월 18일 발생한 화재였다.
“전기누전으로 점포 12개가 타버린 대형화재로 신문에도 크게 났지요. 법적으로 보상의무는 없었지만 도의적 책임을 지고 보험금과 개인 돈으로 피해액의 40~50%를 변상해드렸습니다. 인심을 잃지는 않았는지 모두 이해해 주셨죠.”
재기를 위해 은행에서 대출을 받아 최신식 기계를 사고 인테리어도 새롭게 한 후 1986년 다시 문을 열었을 때는 빵을 사려는 사람들로 문전성시를 이뤘다. 당시 어머니는 “시민들이 궁전제과를 얼마나 아끼는 지 알 수 있었다”며 늘 고마워하셨다.
양궁선수 서향순의 일화도 잊지 못한다. 1984년 LA올림픽에서 양궁 금메달을 딴 서향순에게 광주에 내려가면 무엇이 가장 먹고 싶냐고 묻자 그는 “궁전제과 팥빙수”라고 말했고 그가 궁전제과를 방문하는 장면이 전국 방송으로 나가면서 폭발적인 매출을 기록했다. 또 1980년대 등장했던 밀크쉐이크는 궁전제과의 히트상품이었고 나비파이, 공룡알빵 등은 지금도 궁전제과의 시그니처 빵이다.
빵과 얽힌 사연들도 많다. 임신한 며느리가 ‘공룡알빵’을 먹고 싶다고 숱하게 말해 제주도에서 직접 빵을 사러 온 시어머니도 있었고, 얼마전에는 “맛있는 빵 만들어주셔서 감사해요”라고 적힌 손편지를 보낸 초등학생도 있었다. 최근에는 ‘빵지 순례’가 유행하면서 주말이면 전국에서 찾아온 손님들이 ‘인증사진’을 찍는 모습도 일상이 됐다.
일본에서 제빵을 공부한 아들 준호씨까지 합세해 3대가 함께하는 궁전제과는 현재 충장점, 두암점, 염주점, 진월점, 운암점, 수완점, 월남점, 신세계점을 운영중이다.
“50년간 제과점을 운영할 수 있었던 건 모두 아껴주신 광주시민들 덕분입니다. 서울과 타 지역 출점을 제안받기도 했지만 광주만의 기업으로 남고 싶어요. 향토기업으로 신뢰를 잃지 않아야한다는 마음을 갖고 있습니다. 좋은 제품을 만드는 것, 친절한 서비스가 그 바탕이겠지요.”
그는 5~6대까지 이어지는 일본의 오래된 가게가 부럽다고 했다. 궁전제과가 오래도록 광주시민과 함께하는 것, 윤 대표가 꾸는 꿈이다.
/글·사진=김미은 기자 mekim@kwangju.co.kr
1973년 ‘지금의 그 자리’에 ‘궁전과자점’으로 문을 연 궁전제과가 올해 창립 50주년을 맞았다. 창업주인 모친 장려자 여사에 이어 궁전제과를 이끌고 있는 윤재선(79·사진) 대표가 자서전 ‘광주 빵의 자존심 궁전제과점 50년-3대를 잇는 빵집 이야기’를 펴냈다. 그가 책에서 들려주는 이야기는 궁전제과 역사이자, 가족사이자, 시대사(史)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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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년간 많은 일이 있어지만, 포항제철에 다니다 1980년부터 경영에 참여했던 그에게 닥친 가장 큰 시련은 1984년 12월 18일 발생한 화재였다.
“전기누전으로 점포 12개가 타버린 대형화재로 신문에도 크게 났지요. 법적으로 보상의무는 없었지만 도의적 책임을 지고 보험금과 개인 돈으로 피해액의 40~50%를 변상해드렸습니다. 인심을 잃지는 않았는지 모두 이해해 주셨죠.”
재기를 위해 은행에서 대출을 받아 최신식 기계를 사고 인테리어도 새롭게 한 후 1986년 다시 문을 열었을 때는 빵을 사려는 사람들로 문전성시를 이뤘다. 당시 어머니는 “시민들이 궁전제과를 얼마나 아끼는 지 알 수 있었다”며 늘 고마워하셨다.
양궁선수 서향순의 일화도 잊지 못한다. 1984년 LA올림픽에서 양궁 금메달을 딴 서향순에게 광주에 내려가면 무엇이 가장 먹고 싶냐고 묻자 그는 “궁전제과 팥빙수”라고 말했고 그가 궁전제과를 방문하는 장면이 전국 방송으로 나가면서 폭발적인 매출을 기록했다. 또 1980년대 등장했던 밀크쉐이크는 궁전제과의 히트상품이었고 나비파이, 공룡알빵 등은 지금도 궁전제과의 시그니처 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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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제빵을 공부한 아들 준호씨까지 합세해 3대가 함께하는 궁전제과는 현재 충장점, 두암점, 염주점, 진월점, 운암점, 수완점, 월남점, 신세계점을 운영중이다.
“50년간 제과점을 운영할 수 있었던 건 모두 아껴주신 광주시민들 덕분입니다. 서울과 타 지역 출점을 제안받기도 했지만 광주만의 기업으로 남고 싶어요. 향토기업으로 신뢰를 잃지 않아야한다는 마음을 갖고 있습니다. 좋은 제품을 만드는 것, 친절한 서비스가 그 바탕이겠지요.”
그는 5~6대까지 이어지는 일본의 오래된 가게가 부럽다고 했다. 궁전제과가 오래도록 광주시민과 함께하는 것, 윤 대표가 꾸는 꿈이다.
/글·사진=김미은 기자 mekim@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