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수 앞둔 전직 기자 시집 발간 ‘눈길’
전남일보 기자 출신 마정임 시인 ‘푸른 사월의 비’
2023년 12월 12일(화) 15:35
희수(喜壽)를 앞둔 전직 기자가 늦깎이 시인으로 등단해 시집을 출간해 눈길을 끈다. 주인공은 전남일보, 전남매일신문사 기자 출신인 마정임 시인.

지난 7월 계간문예 신인상을 등단하며 시인의 ‘명패’를 쥐게 된 마 시인이 ‘푸른 사월의 비’(계간문예)를 펴냈다.

마 시인은 “지난 세월 삶의 갈피마다 문득문득 시어들이 내게 다가와 일기장, 습작노트에 숨겨 놓았다”며 “어쩌면 묻혀버리고 말았을 내 노래의 흔적들을 끄집어낼 수 있는 용기를 준 H스승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 밝혔다.

문화부 기자에서 시인으로 등단하기까지 50여년의 시간이 걸렸다. 반백년이라는 시간이 가뭇없이 흘러간 사이, 세상과 삶을 바라보는 시인의 눈도 많이 깊어졌을 것이다. 인간과 자연을 향한 애정의 시선도 달라졌을 것 같다.

“잎새 무성할 때/ 미처 보지 못한/ 발 아래 단풍을 본다// 최루탄 연기에 질리고/ 지성과 야성을 탐하며/ 젊음을 저당 잡혔던/ 시간도 지나고/ 사철 피고 지는/ 계절의 문 여닫는 소리// 점점 짙어지는/ 단풍의 본색을/ 이제야 알아차렸지만/ 마음은 늘 그 자리를/ 떠나지 못했다…”

위 시 ‘단풍 화장’은 지나온 삶을 단풍에 비유한 작품이다. 만추의 들녘에서 바라보는 단풍은 “지성과 야성을 탐하며 젊음을 저당 잡혔던” 지난날의 시간을 담고 있다. 우리네 삶의 이면도 그와 별반 다르지 않다는 것을 시인은 간결하면서도 울림이 있는 시어로 노래한다.

홍금자 한국시인협회 상임위원은 “마정임 시인은 크지 않은 음성으로 샘솟는 한 줄기의 맑은 물처럼 자신이 갖는 내면의 세계를 사랑하는 이의 귓전에 속삭이듯 말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더 넓은 시의 세계를 펼쳐나갈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마 시인은 마들여성학교 문해교육 교사를 역임했으며 현재 사전의료의향서 실천모임 전문상담사 및 구술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제13회 전국봄꽃백일장 시부문 우수상을 수상했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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