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구 논란?’ 80구 못 채운 KIA 이의리…77구로 7이닝 무실점 승리
NC와의 더블헤더 2차전서 대표팀 탈락 이후 첫 등판
무결점 호투로 6-1 승리 견인…개인 최다 11승 장식
2023년 09월 27일(수) 21:30
70∼80개를 소화할 수 있을지 의문? 이의리<사진>가 황당한 아시안게임 대표팀 탈락 논리를 마운드에서 깼다.

KIA 타이거즈의 이의리가 27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더블헤더 2차전에서 7이닝 무실점 호투로 11승을 신고했다. 개인 최다승 새 기록이다.

충격적인 대표팀 탈락 이후 첫 등판으로 눈길이 쏠렸던 경기.

앞서 이의리는 지난 22일 “손가락 부상에서 회복 중이나 대회 기간 최상의 경기력을 보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는 KBO 전력강화위원회(위원장 조계현)의 황당한 논리로 소집 하루를 앞두고 대표팀 명단에서 제외됐다.

23일 대표팀 소집 첫 훈련날 ‘자부심·예의·팀워크’를 강조한 류중일 대표팀 감독도 “현재 상태로 70∼80개를 소화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들었다. 선발 투수로 80개 이상 못 던진다고 생각해 교체를 결정했다”며 다시 한번 부상이라는 팩트가 아닌 ‘가정’으로 이의리 탈락을 이야기했다.

하지만 ‘건강한’ 이의리는 27일 정상 로테이션으로 마운드에 올랐고, 7이닝 3피안타 1볼넷 3탈삼진 무실점의 호투로 승리 투수가 됐다. ‘80개’는 채우지 못했다. 이의리는 77구로 7회를 막고 이날 등판을 마무리했다.

출발이 좋았다. 1회말 NC 톱타자 손아섭을 2구째 중견수 플라이로 처리한 이의리는 최정원을 상대로 삼진을 뽑아냈다. 박건우에게 좌전안타는 맞았지만 폭투 때 2루로 향하던 박건우가 아웃되면서 이닝이 마무리 됐다.

마틴-서호철-윤형준을 상대한 2회는 삼자범퇴였다.

3회 김성욱을 헛스윙 삼진으로 처리한 이의리가 박대온을 볼넷으로 내보냈지만 김한별의 타구가 1루수 앞으로 향했다. 1루수 변우혁이 베이스를 밟으면서 투아웃을 만든 뒤 2루로 송구해 주자 박대온까지 동시에 잡아냈다.

이의리가 4회 손아섭과 최정원을 외야수 플라이로 처리한 뒤 박건우에게 좌전안타를 내줬다. 하지만 마틴을 초구에 좌익수 플라이로 잡고 4회를 끝냈다.

서호철에게 중전안타를 맞으면서 처음 선두타자 출루를 허용한 5회. 이의리가 대타 오영수를 상대로 2루 땅볼을 유도하면서 4-6-3의 병살타를 만들었다. 김성욱의 타구는 3루수 글러브로 빨려 들어가면서 5회도 빠르게 지웠다.

선두타자 박대온을 3구 삼진으로 처리한 6회는 삼자범퇴. 7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이의리는 최정원을 유격수 플라이로 잡은 뒤 박건우와 마틴을 각각 우익수 플라이와 2루 땅볼로 잡고 마운드에서 물러났다.

7회까지 투구수가 77개에 불과했지만 팀이 6-0으로 크게 앞서고 있던 만큼 이의리가 기분 좋게 7이닝 무실점으로 등판을 끝냈다.

이의리 승리 뒤에는 든든한 동료들이 있었다. 이날 KIA 야수진은 공·수에서 좋은 활약을 하면서 이의리의 어깨를 가볍게 해줬다.

2회 소크라테스가 우전안타로 출루한 뒤 1사에서 이우성의 2루타까지 이어졌지만 후속타가 불발되면서 득점에 실패했던 KIA. 5회 두 번째 기회는 놓치지 않았다.

1사에서 김태군과 변우혁의 연속 안타가 나왔다. 이어 김호령의 중전안타까지 이어지면서 2루에 있던 김태군이 홈에 들어왔다. 3루로 향했던 변우혁은 중견수 송구 실책 등으로 홈에 들어왔다. KIA는 박찬호의 적시타로 순식간에 3-0을 만들었다. 김도영의 적시타까지 더해 5회 4점을 뽑아낸 KIA는 태너에서 이용준으로 투수가 바뀐 7회에도 상대의 허술한 수비 덕분에 득점에 성공했다.

변우혁의 볼넷으로 시작된 7회. 김호령이 번트 실패 뒤 삼진으로 물러났다.

박찬호의 파울 타구가 1루 쪽으로 높게 떴지만 윤형준이 공을 잡지 못하면서 박찬호가 기사회생했다. 그리고 박찬호가 우중간 안타를 기록하면서 1사 1·3루가 됐다. 박찬호는 도루까지 성공하면서 상대를 압박했다.

이어 이창진의 유격수 땅볼 때 상대가 홈승부를 선택했지만 대주자로 들어갔던 김규성이 홈을 밟았다. 이때 포수의 포구 실책이 나왔고, 박찬호까지 홈에 들어오면서 6-0까지 점수가 벌어졌다.

이의리에 이어 장현식이 8회 등판해 서호철에게 좌월솔로포는 맞았지만 대세에 지장은 없었다. 9회에는 김대유가 등판해 최정원에게 우전안타를 내줬지만 아웃카운트 3개를 삼진으로 채우고, 6-1 승리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산체스가 5이닝 4실점을 기록하는 등 더블헤더 1차전에서 0-7패를 기록했던 KIA는 이어진 2차전에서 이의리 호투로 패배를 갚으면서 NC와 1승 1패를 주고 받았다.

KIA는 28일 파노니를 선발로 내세워 연승을 노린다. NC 선발은 최성영이다.

/김여울 기자 wool@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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