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핍’은 창작을 위한 ‘풍요’
목포 출신 박해달 시인, 시집 ‘꽃인 줄 모르고 핀다’ 펴내
![]() |
“피었다 진 꽃의 흔적이 쓰다 만 문장 같아서 오래도록 들여다보곤 합니다. 언어를 머금은 꽃은 피고 진 적이 없어 감히, 색(色)이라 말할 수 있을까요”
시인마다 시를 쓰는 이유는 제각각이다. 어떤 이는 자아실현을 위해 작품을 쓰고 어떤 이는 내면에 쌓인 감정을 풀어내기 위해 쓴다. 또 어떤 이는 그저 여기 삼아, 시를 창작하는 것을 좋아한 나머지 창작에 몰입하기도 한다.
그러나 어떤 이에게 창작은 결핍의 서사를 자신만의 언어로 형상화하기 위한 과정이기도 하다. 결핍의 해소를 위한 나름의 통과의례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목포 출신 박해달 시인에게 시는 결핍의 눈물을 위로하기 위한 매개체이다. 그러나 시인에게 결핍은 창작을 위한 무궁무진한 ‘풍요’의 에너지로 전환된다.
박 시인이 최근 펴낸 ‘꽃인 줄 모르고 핀다’(상상인)은 결핍과 풍요의 상반된 감성이 집약된 시집이다.
모두 50여 편의 시는 짧지만 울림을 주는 작품들로 구성돼 있다. 시마다 잠재된 이야기는 독자에게 묘한 끌림을 선사한다.
“난 늘 초록이었어/ 초록이어야만 하는 패를 쥐었으니까// 가을로 물드는 너를 보며/ 갈색 꿈을 꾸기도 했지// 너는 무감하게 말하지/ 갈색은 겨울나기를 위한 순서일 뿐이라고/ 그러므로 좀 더 진한 초록을 품어야 한다고…”
위 시 ‘알지 못하도록 초록’은 화자의 아픔의 서사가 담긴 작품이다. “뇌척수막염을 끌어안고”에서 보듯 시적 화자에게는 시련과 고통의 시간이 있었다. 그 시간을 통해서 “초록으로 돌아가기 위한 아픔”을 견디며 “새로 돋을 시푸른 초록을 위한 기꺼운 기침”을 하고 있다.
오민석 문학평론가는 “박해달의 시들은 한쪽에는 결핍의 눈물을 다른 한쪽엔 풍요의 신화를 담고 있는 거대한 저울 같다”며 “결핍과 풍요는 서로를 비추며 서로의 의미를 깊게 한다. 풍요는 결핍 때문에 더욱 풍요로우며 결핍은 풍요 때문에 더욱 가난하다”고 평한다.
한편 박 시인은 동시로 등단했으며 순천대 대학원 문창과 석사과정을 수료했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시인마다 시를 쓰는 이유는 제각각이다. 어떤 이는 자아실현을 위해 작품을 쓰고 어떤 이는 내면에 쌓인 감정을 풀어내기 위해 쓴다. 또 어떤 이는 그저 여기 삼아, 시를 창작하는 것을 좋아한 나머지 창작에 몰입하기도 한다.
목포 출신 박해달 시인에게 시는 결핍의 눈물을 위로하기 위한 매개체이다. 그러나 시인에게 결핍은 창작을 위한 무궁무진한 ‘풍요’의 에너지로 전환된다.
박 시인이 최근 펴낸 ‘꽃인 줄 모르고 핀다’(상상인)은 결핍과 풍요의 상반된 감성이 집약된 시집이다.
모두 50여 편의 시는 짧지만 울림을 주는 작품들로 구성돼 있다. 시마다 잠재된 이야기는 독자에게 묘한 끌림을 선사한다.
위 시 ‘알지 못하도록 초록’은 화자의 아픔의 서사가 담긴 작품이다. “뇌척수막염을 끌어안고”에서 보듯 시적 화자에게는 시련과 고통의 시간이 있었다. 그 시간을 통해서 “초록으로 돌아가기 위한 아픔”을 견디며 “새로 돋을 시푸른 초록을 위한 기꺼운 기침”을 하고 있다.
오민석 문학평론가는 “박해달의 시들은 한쪽에는 결핍의 눈물을 다른 한쪽엔 풍요의 신화를 담고 있는 거대한 저울 같다”며 “결핍과 풍요는 서로를 비추며 서로의 의미를 깊게 한다. 풍요는 결핍 때문에 더욱 풍요로우며 결핍은 풍요 때문에 더욱 가난하다”고 평한다.
한편 박 시인은 동시로 등단했으며 순천대 대학원 문창과 석사과정을 수료했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