족부 질환 - 김재영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 정형외과 전문의
2023년 06월 07일(수) 22:00
지난해 우리나라 국민이 가장 많이 참여했던 운동은 바로 ‘걷기’다.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2022년 국민생활체육조사에 따르면 1년간 한 번이라도 참여한 경험이 있는 체육 활동으로 걷기(48.8%)가 가장 많았다. 요즘같이 야외 활동을 하기 좋은 날씨에는 운동 목적이 아니더라도 가벼운 산책이나 꽃구경 등을 즐기는 이들이 부쩍 는다. 하지만 무지 외반증과 족저 근막염 등 족부 질환 때문에 걷는 게 부담스럽고 고통스러운 이들도 많다.

무지 외반증과 족저 근막염은 주로 중장년층 여성이 많이 걸린다. 실제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2021년 무지 외반증으로 병원을 찾은 전체 환자 5만 4746명 중 40~60대 여성이 3만 194명으로 무려 55%를 차지했다. 족저 근막염의 경우도 전체 환자 26만 5346명 중 약 30%(7만 9478명)가 40~60대 여성인 것으로 나타났다.

발은 우리 몸의 상·하체의 하중을 견디면서 일상생활에 필수적인 보행에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평소 발의 피로나 통증 관리에 신경 써야 한다. 무지 외반증과 족저 근막염의 경우 대부분 보존적 치료로 호전되기도 하지만 증상이 심해지면 수술이 필요할 수도 있어 조기 치료가 중요하다.

무지 외반증은 엄지발가락의 관절이 바깥쪽으로 심하게 돌출되면서 둘째 발가락 쪽으로 휘어져 변형된 상태다. 유전적으로 평발이거나 볼이 넓적한 발에 생기기 쉽지만 하이힐 등 볼이 좁고 굽 높은 신발을 자주 이용한 경우 발생 위험성이 높다.

가장 흔한 증상은 돌출 부위의 통증이다. 돌출 부위가 지속적으로 신발에 자극을 받으면 염증이 생기고 통증이 발생한다. 걸을 때 엄지발가락에 통증이 생기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두 번째와 세 번째 발가락에 쪽에 힘을 싣는 경우가 많다. 이때 두세 번째 발가락의 발바닥 부분에 굳은살이 생기고 통증이 오기도 한다. 심한 경우 두 번째 발가락이 엄지발가락과 겹쳐지거나 관절 탈구가 생길 수 있다. 또 적절히 치료하지 않을 경우 발가락뿐만 아니라 발 부위나 허리 통증까지 유발할 수 있다.

무지 외반증은 발가락 변형이 심하다 하더라도 환자가 느끼는 주관적인 불편함의 정도가 중요하기 때문에 증상에 따라 치료를 달리한다. 통증이나 불편함이 심하지 않다면 변형을 악화시키는 신발을 착용하지 않고 볼이 넓고 부드러운 신발을 착용하는 것이 좋다. 엄지발가락의 돌출 부위나 나머지 발가락 아래가 자극되지 않게 신발 안에 교정 깔창을 넣는 방법도 있다. 만약 변형의 정도가 심하거나 환자가 느끼는 불편함과 통증이 크다면 수술을 고려할 수 있다. 수술을 통해서는 돌출된 부위의 뼈를 깎고 치우친 뼈의 각도를 교정하며 주변의 근육과 인대 등 조직을 늘려 준다.

족저 근막은 발뒤꿈치부터 발바닥 앞쪽까지 이어져 발의 아치를 유지하고 충격을 흡수하며, 체중이 실린 상태에서 발을 들어 올릴 때 도움을 주는 등 보행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런데 평소에 운동을 잘 하지 않던 사람이 갑자기 운동을 하거나 장거리 달리기 등 발을 과하게 사용할 경우, 또 딱딱한 바닥에서 발바닥에 충격을 주는 운동을 자주 하다 보면 족저 근막이 반복적으로 미세한 손상을 입어 근막에 염증이 생긴다. 또 장시간 오래 서 있거나 쿠션이 없는 구두나 하이힐 등을 즐겨 착용하다 보면 족저 근막에 비정상적인 부하가 지속적으로 가해져 염증이 생기기도 한다.

보통은 걷거나 발을 사용할 때, 휴식 후 움직이기 시작할 때, 발바닥을 쭉 폈을 때 심한 통증이 생겼다가 일정 시간이 지나면 통증이 다시 줄어들기도 한다. 증상이 심한 경우 가만히 서 있어도 통증이 생기고, 양쪽 발 모양이 달라지기도 한다.

족저 근막염은 초기에 병원을 방문하면 보존적 치료로도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다. 약물 치료와 주사 치료, 체외 충격파 치료로 염증을 완화시키고 통증을 치료하면 된다. 재발을 막기 위해선 무리한 운동량이나 잘못된 운동 방법, 불편한 신발 등 원인을 찾아 바로잡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족저 근막과 아킬레스건을 늘려주는 스트레칭을 꾸준히 해 주는 것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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