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 시대를 잘 사는 지혜 - 전동호 공학박사(도로 및 공항기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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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배님, 폐비닐에 대해서도 좀 써 주십시오.’ 남도가 현재보다 더 잘 살게 하고픈 아우의 요청이다. 못할 게 없지. 비닐은 어디서 왔을까? 검은 황금에서 출발한다. 원유를 정제하면 LPG, 휘발유, 납사(Naphtha), 등유, 경유, 중유, 아스팔트 순으로 얻어지는데 18%쯤 차지하는 납사가 원료다. 이를 다시 NCC 공정에서 분해하면 에틸렌, 프로필렌, 부타디엔, BTX 등 기초 유분과 중간 원료가 된다.
거기서 합성수지, 합성섬유, 합성고무, 열분해 오일이 얻어진다. 비닐은 바이닐(vinyl)기가 들어있는 열가소성 화합물, 바로 합성수지의 하나다. 열에는 녹고 식으면 다시 굳어지는 폴리염화비닐(PVC)이 대표적이다. 그렇지만 합성수지에는 열경화성까지 헤아릴 수 없이 많다. 다수의 분자가 융합되면 새로운 고분자 화합물(polymer)이 생성되기 때문이다.
보통 만 개 이상의 분자가 긴 사슬 모양을 이루는데, 이들 석유화학제품 모두를 플라스틱이라고 한다. 1909년 베이클라이트(페놀수지)에서 시작됐다. 미국 베이클랜드가 만든 열경화성 화합물이다. 당시 혁신 제품으로 생활 개선 선구자였다. 그 후 제2차 세계대전과 함께 급속히 진화하며, 오늘날 모든 산업과 의식주까지 지배하고 있다.
인류 문명을 한 차원 높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백여 년간 목재와 철재를 대체하며 많은 천연자원을 지켜냈고, 코끼리를 멸종 위기로부터 구하기도 했다. 당구공, 피아노 건반 등에 들어가던 그 많은 상아를 대체한 것이다. 미래 IT와 우주 개발 신소재도 되고 있다. 신용카드와 성형수술을 의미하기도 한다. 그 어원과 사용이 ‘주조하다’는 뜻의 고대 그리스어 플라스티코스(plastikos)대로 가고 있다.
그렇지만 큰 단점이 있다. 분해에만 수백 년이 걸린다는 점이다. 탄화수소의 유기체인 석유에서 왔는데도, 미생물이 섭취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석유는 화석연료가 아니라, 깊은 지각 아래서 쉼 없이 생성되는 비생물 화합물질인지도 모른다. 여하튼 플라스틱은 햇볕에 장기간 노출되면 미세하게 부서져 흙에 섞이고 바다로 흘러가서, 결국 우리 몸이 섭취하는 해악을 일으키기도 한다.
무슨 해결책은 없을까? 재활용을 잘하면 되는데도 마음대로는 안 된다. 분리 수거를 해 봐야 색이 들어가고 종류가 다르면 선별장에서 제척되어 버리고 만다. 각 가정의 수고는 어디로 가고, 다시 매립장이나 소각로로 보내진다. 그러다보니 플라스틱 쓰레기가 뒤엉키며 산이 되기도 한다.
근본 대책은 없을까? 플라스틱 생분해, 분자 구조 해체, 재가공 연료화 등 많은 걸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플라스틱 곰팡이, 융합물성 환원, 오염 해소 등 어느 것 하나도 완벽하지 못하다. 아직은 타이어를 분해해서 타이어를 다시 못 만들고, 납사로 되돌릴 수도 없다는 문제다. 그렇다면 매립뿐인데, 이 또한 민원과 공간 제한이 따른다.
답은 있다. 사용을 줄이고 회수를 잘하는 게 최선이다. 하지만 현실은 플라스틱 잔해에 묻힐 판이다. 도시는 더 낫다. 보이진 않기 때문이다. 농어촌은 들에도, 산에도, 집에도, 물에도 널려 있다. 태우면 되지만 냄새와 산불 위험 때문에 자유롭지 못하다. 그러다보니 오랫동안 방치되며 흉물이 되고 있다. 치유 대책을 얼른 찾을 때가 되었다.
우선 빈병처럼 수거 보상을 해보자. 점차 지역별 ‘환경 센터’를 설립해 나가자. 거기서 한국순환자원유통지원센터, 한국환경산업기술원 등 국가기관과 협업하며 전담케 하자. 매일 수거량이 사용량보다 많게 하자. 플라스틱 찌꺼기가 사라질 때까지 치우고 또 치우게 하자. 온 산야와 먼 바다까지 2050년 탄소중립 깃발을 날리게 하자.
일차적으로 국가가 나서고, 국민의 참여도 있어야 한다. 오늘도 길가에서 비닐을 모으는 그런 사람이다. 조용히 남도를 가꾸는 현자다. 그들이 더 활동할 수 있게, 먹고 사는 불편이 없게 해야 한다. 장기적으로는 재활용 연구 개발 확대와 ‘덜 배출하고 더 줍는’ 교육 또한 필요하다.
보통 만 개 이상의 분자가 긴 사슬 모양을 이루는데, 이들 석유화학제품 모두를 플라스틱이라고 한다. 1909년 베이클라이트(페놀수지)에서 시작됐다. 미국 베이클랜드가 만든 열경화성 화합물이다. 당시 혁신 제품으로 생활 개선 선구자였다. 그 후 제2차 세계대전과 함께 급속히 진화하며, 오늘날 모든 산업과 의식주까지 지배하고 있다.
그렇지만 큰 단점이 있다. 분해에만 수백 년이 걸린다는 점이다. 탄화수소의 유기체인 석유에서 왔는데도, 미생물이 섭취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석유는 화석연료가 아니라, 깊은 지각 아래서 쉼 없이 생성되는 비생물 화합물질인지도 모른다. 여하튼 플라스틱은 햇볕에 장기간 노출되면 미세하게 부서져 흙에 섞이고 바다로 흘러가서, 결국 우리 몸이 섭취하는 해악을 일으키기도 한다.
무슨 해결책은 없을까? 재활용을 잘하면 되는데도 마음대로는 안 된다. 분리 수거를 해 봐야 색이 들어가고 종류가 다르면 선별장에서 제척되어 버리고 만다. 각 가정의 수고는 어디로 가고, 다시 매립장이나 소각로로 보내진다. 그러다보니 플라스틱 쓰레기가 뒤엉키며 산이 되기도 한다.
근본 대책은 없을까? 플라스틱 생분해, 분자 구조 해체, 재가공 연료화 등 많은 걸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플라스틱 곰팡이, 융합물성 환원, 오염 해소 등 어느 것 하나도 완벽하지 못하다. 아직은 타이어를 분해해서 타이어를 다시 못 만들고, 납사로 되돌릴 수도 없다는 문제다. 그렇다면 매립뿐인데, 이 또한 민원과 공간 제한이 따른다.
답은 있다. 사용을 줄이고 회수를 잘하는 게 최선이다. 하지만 현실은 플라스틱 잔해에 묻힐 판이다. 도시는 더 낫다. 보이진 않기 때문이다. 농어촌은 들에도, 산에도, 집에도, 물에도 널려 있다. 태우면 되지만 냄새와 산불 위험 때문에 자유롭지 못하다. 그러다보니 오랫동안 방치되며 흉물이 되고 있다. 치유 대책을 얼른 찾을 때가 되었다.
우선 빈병처럼 수거 보상을 해보자. 점차 지역별 ‘환경 센터’를 설립해 나가자. 거기서 한국순환자원유통지원센터, 한국환경산업기술원 등 국가기관과 협업하며 전담케 하자. 매일 수거량이 사용량보다 많게 하자. 플라스틱 찌꺼기가 사라질 때까지 치우고 또 치우게 하자. 온 산야와 먼 바다까지 2050년 탄소중립 깃발을 날리게 하자.
일차적으로 국가가 나서고, 국민의 참여도 있어야 한다. 오늘도 길가에서 비닐을 모으는 그런 사람이다. 조용히 남도를 가꾸는 현자다. 그들이 더 활동할 수 있게, 먹고 사는 불편이 없게 해야 한다. 장기적으로는 재활용 연구 개발 확대와 ‘덜 배출하고 더 줍는’ 교육 또한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