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건강 관리 - 백상철 상무365한방병원 원장
2023년 05월 24일(수) 22:00
여름이 오고 있다. 예년에 비해 올해는 엘니뇨 등의 영향으로 많은 비가 내리고 기온도 많이 올라갈 것으로 예보됐다. 특히 남부 지방은 비가 많이 올 확률이 높은 것으로 기상청은 내다봤다. 덥고 습한 날씨가 많은 여름철은 체력을 많이 소모시키기 때문에 건강 관리에 특별히 더 신경을 써야 한다.

동의보감에 보면 여름철의 섭생 방법에 대해서 언급한 구절이 있다. ‘위생가’라는 책에 “봄 여름 가을 겨울의 사계절 중에서 오직 여름이 섭생하기 어려운데 속에는 찬 기운이 있어서 배가 냉해지기 때문에 신장의 기운을 보하는 탕약을 끊기지 않게 먹어야 한다”라고 적혀 있다. 생활법으로는 찬 음식을 먹지 말아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또한 여름은 심장의 열이 왕성하고 신장이 쇠약해지기 때문에 배설하는 것을 금해서 정기를 손상시키지 않도록 해야 한다. 구체적으로는 여름에 성생활 하는 것을 피하고 충동을 억제해서 정신을 조화롭게 하며 찬 음료와 익히지 않은 채소를 먹는 것을 삼가해야 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여름철 매우 더운 시기에도 우물물이 더 시원하게 느껴지는 이유와 마찬가지로 외부의 온도가 매우 높아지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몸 안의 온도가 떨어져서 찬 음식을 먹는 것은 소화 기능을 약하게 만들고 배설 기능에도 문제가 생긴다는 논리이다.

더위로 인하여 체온이 올라갔을 때 땀이 나는 현상은 인체가 일정한 체온을 유지하고자 하기 위함이다. 땀은 체액의 일부이고 체액이 외부로 유출되면 내부의 체액이 부족해지게 된다. 물은 온도에 대해서 덜 민감하게 변동되기 때문에 체액이 줄어들면 내부의 온도도 급격하게 변화하게 된다. 여름의 보양식으로 삼계탕, 보신탕 등의 따뜻한 음식을 먹는 이유는 냉해진 장기의 온도를 올림으로써 면역력을 끌어올리고 손상된 영양을 보충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판단된다.

여름에 늘 아이스커피 등의 시원한 음료를 달고 사는 현대인들이 명심해야 할 매우 중요한 생활 수칙이라고 생각한다. 따뜻한 또는 미지근한 물을 섭취함으로써 장기의 온도가 떨어지고 기능이 떨어지는 현상을 극복하는 것이 여름철 건강 관리의 핵심이다.

여름에 발생하는 또 다른 문제는 냉방병이다. 동의보감이 저술된 조선시대에도 냉방병이 ‘음서’(陰暑)라는 표현으로 언급되고 있다. 서늘한 정자나 찬 물 속에 오래 있는 등 과한 피서로 생긴다고 지적하고 있다. 조선시대에도 서늘한 곳에서 피서를 즐길 수 있는 계층은 외부의 높은 온도와 피서지의 낮은 온도의 온도 차이에 의해서 체력이 떨어지고 면역력이 떨어지면서 감기와 비슷한 증상이 생기게 된다.

높은 온도 차이는 체력을 떨어뜨리기 때문에 냉방 온도를 너무 낮게 설정하지 않는 것이 좋다. 종합하면 찬 음식을 과도하게 섭취하거나 너무 낮은 온도로 피서를 하지 않는 것이 여름철 건강 관리의 핵심이다.

여름철에 권하는 좋은 차가 있다. 맥문동, 인삼, 오미자 이 세 가지 약재로 이루어진 생맥산(生脈散)은 여름철에 많이 권하는 탕약이다. 물을 더 많이 넣어서 상복하면 여름철을 나기에 적합한 음료가 될 것이다. 꿀을 넣으면 단맛과 더불어 에너지원인 당을 섭취할 수도 있다. 이 음료를 만드는 핵심은 찬물에 오래 우려내는 것이다. 오미자는 다섯 가지 맛이 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끓이게 되면 떫은 맛이 우러나서 음료로는 적합하지 않은 맛이 나오게 된다. 맥문동과 인삼을 달인 물을 식혀서 오미자를 넣어 하룻밤 우려내면 맛있는 생맥산차가 된다. 인삼, 맥문동, 오미자 각각 4그램 정도에 물 2리터 정도를 넣으면 된다.
이 기사는 광주일보 홈페이지(www.kwangju.co.kr)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

URL : http://www.www.kwangju.co.kr/article.php?aid=1684933200752836128
프린트 시간 : 2025년 05월 09일 23:57: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