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에 삽니다 순천하세요
국가정원식물원·시크릿가든·키즈정원·5㎞ 맨발 걷기 ‘어싱길’
5가지 테마 물위의 정원·오천그린광장·풍덕들 경관정원 무료 개방
정원만들기 등 체험 다채…용산전망대서 보는 순천만 노을 ‘탄성’
‘한겨울 꽃핀다’ 빙하정원·반려견 놀이터…확 바뀐 박람회 흥행몰이
2023년 04월 19일(수) 18:10
순천만국가정원 안에는 50만평(165만㎡)에 걸친 정원을 만끽하고 순천 먹거리를 즐길 수 있는 숙박형 체험 ‘가든스테이’가 있다.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는 살아 숨 쉬는 봄 그 자체다. 개막 2주 차에 관람객 100만명을 넘기며 흥행 가도를 달리는 202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10월31일)는 이미 전국 상춘객들이 한 번은 꼭 들러야 하는 명소로 자리 잡았다. 새로 조성한 국가정원식물원과 시크릿가든, 키즈정원 등을 둘러보며 10년 전 박람회와 비교해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순천만국가정원과 순천만습지 외에도 시민 누구나 무료로 즐길 수 있는 오천그린광장과 그린아일랜드, 물 위의 정원, 맨발로 걷는 '어싱길' 등도 발길을 잡는다.

국가정원식물원에서 뻗어 나온 길을 따라 나선형 길이 인상적인 시크릿가든.
◇국가정원식물원·시크릿가든=정원박람회장의 핵심 공간인 국가정원식물원과 시크릿가든은 한 데 묶여있다.

국가정원식물원에서는 일상에서 접하기 힘든 500여 종 식물을 만날 수 있다. 실내 정원이지만 15m 높이 폭포가 물줄기를 쏟아내는 절경도 볼 수 있다.

식물원에서 뻗어 나온 길을 걷다 보면 시크릿가든이 나온다. 나선형으로 이어진 길은 관람객들의 인기 촬영 공간으로 떠올랐다.

탐험하는 듯한 나선형 길을 따라 내려가면 ‘시크릿가든’ 이름에 걸맞은 신비로운 정원들이 관람객을 맞는다.

미디어아트로 꾸며지는 식물극장과 혹한에서 자라는 식물 환경을 체험할 수 있는 빙하정원이 대표적이다. 첨단 태양광 채광기술을 접목한 햇빛정원에서도 미래 정원의 모습을 담고 있다.

◇12개국 세계정원·개울길 광장=도심에서 개울을 만나기는 어렵다. 국가정원 한복판에는 순천의 대표 하천 동천이 개울로 흐른다. 시냇물 소리가 경쾌한 개울길 광장에는 사계절 잔디가 뒤덮여있어 맨발로 걷기 좋은 ‘어싱(Earthing)길’이 펼쳐져 있다. 개울길을 따라가다 보면 국가정원 곳곳에는 12개국의 세계정원이 관람객을 맞이한다.

독일과 영국, 네덜란드 등 각국의 정원문화가 오롯이 반영됐다. 자치단체와 기업, 작가들이 조성한 참여정원 12곳에서도 각기 다른 매력과 창의성을 확인할 수 있다.

◇8가지 체험 공간·반려견 놀이터=순천만국가정원 서문 인근에는 온 가족이 정원을 눈으로 즐기고 손으로 만들 수 있도록 8가지 체험 공간이 운영되고 있다.

체험 공간은 ▲반려식물·가족정원 만들기 체험 ▲커피찌꺼기를 활용한 자원순환 체험 ▲다국적 의상 체험 ▲즉석사진 체험 ▲전통 목공예 체험 ▲나만의 와펜 만들기 체험 ▲마사지 체험 등으로 구성됐다.

박람회장 입장객이라면 누구나 오후 6시까지 이용료를 내고 체험할 수 있다.

국가정원 서문에 있는 ‘반려견 놀이터’는 정원박람회가 열리는 10월까지 휴무일 없이 운영(오전 10시~오후 6시)된다. 온라인 사전예약제로 운영하며, 전문직원이 놀이와 배변처리 등 기본적인 돌봄을 제공한다. 순천시는 반려동물과 함께 나들이에 나선 시민과 관람객을 위해 순천만습지 입구에도 반려동물 놀이터를 운영하고 있다.

오천그린광장에 조성된 ‘물 위의 정원’은 해가 진 뒤 야간 조명을 밝히며 순천의 밤을 물들인다.
◇물 위의 정원·풍덕들 경관정원=순천을 찾는 누구나 무료로 박람회를 즐길 수 있는 대표 공간에는 ‘물 위의 정원’과 ‘풍덕들(풍덕동) 경관정원’이 있다. 수상 정원인 ‘물 위의 정원’은 국가정원 남문 밖에 있는 오천그린광장 옆 동천변 출렁다리부터 동천교 사이 물 위에 조성됐다.

무료 개방하는 물 위의 정원은 이상기후로 인한 해수면 상승으로 일상을 침범하는 위기감이 반영됐다. 정원 녹지를 육상에서 물 위로 확장해 수상 정원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물 위의 정원은 생태정원과 메타정원, 치유정원, 지속가능한 정원, 공동체 정원 등 5가지로 나눠 조성했다.

이집트의 유명 산업 작가 카림 라시드의 작품이 설치된 지속가능한 정원은 국내외 관람객으로부터 관심이 뜨겁다.

해가 진 뒤에는 야간 조명이 정원을 밝히며 화려함을 더한다.

풍덕들 경관정원에 마련된 작은 쉼터에서는 꽃대권 장관을 하나의 ‘액자’처럼 감상할 수 있다.
국가정원을 벗어나 도심 한가운데 자리한 풍덕들 경관정원은 축구장(7140㎡) 36개 크기인 26㏊ 규모로 펼쳐졌다.

이곳은 형형색색 튤립과 봄꽃들로 채워 화려한 경관을 뽐낸다. 경관정원에 마련된 작은 쉼터에서는 투명한 유리창 너머 화려한 경관을 하나의 ‘액자’처럼 감상할 수 있어 인기 촬영지로 떠오르고 있다.

◇순천만습지·어싱길=세계 5대 연안습지인 순천만갯벌을 지키기 위한 노력은 지난 200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노관규 순천시장은 멸종위기종 흑두루미가 다시 찾아오도록 순천만 일대에서 전봇대를 뽑고 주변을 친환경 농업단지로 조성했다. 순천만습지를 보호해온 결실은 2013년, 2023년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에서 보게 됐다.

정원박람회를 위해 조성된 순천만국가정원은 순천만습지를 지키는 ‘에코벨트’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8000년 역사를 지닌 순천만은 지난 2006년 국내 연안습지 가운데 처음으로 람사르습지로 등록됐고, 유네스코 세계 자연유산에도 이름을 올렸다. 흑두루미·노랑부리저어새와 같은 멸종위기종, 염생식물과 250여 종에 달하는 조류가 서식하는 생태의 보고이다.

지난해에는 전 세계 흑두루미의 90%가 월동하는 일본 이즈미시에서 조류 인플루엔자(AI)를 피해 순천만으로 역유입되기도 했다.

순천만습지의 또 다른 애칭은 ‘노을 맛집’이다.

무진교를 건너 170만평(562만㎡)에 펼쳐진 갈대숲 사이로 탐방로를 걷다 보면 ‘일몰 필수 출사지’로 알려진 용산전망대에 다다른다.

순천만습지에는 맨발로 걷기 좋은 5㎞ 길이 어싱길이 펼쳐졌다. 피부에 닿는 지구를 느껴보길 바라는 마음에서 걷기 좋은 ‘어싱길’을 마련했다. 순천만습지 어싱길은 람사르길(0.4㎞), 세계유산길(1.2㎞), 갯벌길(2.9㎞)로 나뉜다. 가족·연인·친구와 함께 걷거나 때로는 사색을 위해 혼자 걸어도 좋다. 어싱길이 시작되는 곳에는 신발 보관함과 세족장이 있다. 잔디밭과 마사토길을 오가며 ‘어싱’을 즐긴 후 찬물에 발을 씻으며 그동안의 피로를 털어내면 된다.

/백희준 기자 bhj@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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