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 예향 초대석] 미국사 전문가 김봉중 전남대 사학과 교수
“미국사 거울 삼아 우리를 들여다보는 계기 됐으면”
멀고도 가까운, 가깝지만 먼 미국
한국사회 보수진보 갈등·지역감정 등
미국사에서 해법 찾을수 있어
‘국민적 합의’ 외교에서 가장 중요
‘벌거벗은 미국사’ 화상 강의
‘카우보이들의 미국사’ 네이버 연재
멀고도 가까운, 가깝지만 먼 미국
한국사회 보수진보 갈등·지역감정 등
미국사에서 해법 찾을수 있어
‘국민적 합의’ 외교에서 가장 중요
‘벌거벗은 미국사’ 화상 강의
‘카우보이들의 미국사’ 네이버 연재
![]() 김봉중 전남대 사학과 교수는 “역사는 선택과 기억의 예술”이라고 강조한다. 대중 강연과 저술의 밑바탕에는 미국사에서 길어 올린 자유와 연대, 인권, 관용, 포용 등과 같은 공동체적 가치가 깔려있다. |
흔히 미국을 ‘멀고도 가까운 나라’ ‘가깝지만 먼 나라’라고 말한다. 요즘 미·중 패권경쟁 등으로 인해 대중들의 미국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다. 미국사 전문가인 김봉중(64) 전남대 사학과 교수(전 한국 미국사학회 회장)는 tvN ‘벌거벗은 세계사’와 강연, 저술을 통해 대중들에게 미국의 역사·문화에 대해 알리고 있다. 최근 미국의 여러 도시를 통해 미국의 역사를 들여다보는 ‘30개 도시로 읽는 미국사’를 펴낸 김 교수에게 미국사와 학문세계, 인문학 대중화 열풍 등에 대해 들었다.
◇tvN ‘벌거벗은 세계사’ 등 강연·저술 활발=“오늘 제 강의의 보이지 않는 목적은, 우리가 미국사 강의지만 우리를 돌아보자는데 있는 것입니다. 제가 역사를 공부하면서 가장 가슴이 아픈 게 뭔 줄 아세요? 우리 인간은 종교든 인종이든 이데올로기든 자기하고 다르면 용납을 안 해요. 차별과 편견 문제는 오늘 내일의 문제가 아닙니다.”
지난 2021년 6월 22일 방영된 tvN ‘벌거벗은 세계사’ 16회. 김봉중 전남대 사학과 교수는 첫 출연한 이날 방송에서 ‘링컨의 노예해방과 미국의 인종차별’을 주제로 강연했다. 김 교수는 MC와 여행 메이트에게 질문을 던지며 링컨 대통령과 남북전쟁, 그리고 노예해방 100년 뒤에도 계속된 흑인 민권운동 등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현재까지 ‘벌거벗은 세계사’에 9차례 출연해 ‘경제대공황’(23회), ‘베트남 전쟁’(34회), ‘미국 서부 팽창과 인디언의 눈물’(43회), ‘맥아더 vs 아이젠하워’(76회), ‘정치명문 케네디가’(89회) 등 미처 몰랐던 색다른 미국사를 흥미롭게 들려줘 호평을 받았다.
김 교수는 대학 강단에서 학생들에게 역사를 가르치는 바쁜 와중에도 시간을 쪼개 대중들을 대상으로 하는 인문학 강연과 저술 활동을 활발하게 펼치고 있다. (사)인문도시연구원에서 운영하는 ‘시민자유대학’에서 ‘벌거벗은 미국사’(~26일)를 줌(zoom)으로 화상 강의하고 있고, 네이버 프리미엄 콘텐츠에 ‘카우보이들의 미국사’를 지난해 6월부터 연재중이다.
▲ tvN ‘벌거벗은 세계사’에서 미국사를 쉽고 재미있게 풀어내 시청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셨는데 우리가 미국이라는 나라의 역사를 잘 알아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그동안 제가 썼던 책들을 보면 그냥 미국 얘기예요. 그러나 그 책을 읽은 사람들은 ‘우리나라 사람들을 염두에 두고 책을 썼구나’ 할 겁니다. 미국이라는 나라의 문화·역사를 읽으면서 우리를 들여다보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미국은 정치·경제·사회·문화 모든 면에서 우리를 들여다보는 거울입니다. 완벽하지 않을 수 있지만 미국이라는 거울에 우리를 비춰보면 지금 우리의 현재와 미래를 볼 수 있습니다. 확실히 날이 갈수록 미국이라는 나라가 우리를 비춰보는 비교대상으로 굉장히 중요한 것 같습니다. 미국을 보면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너무 많아요.”
▲‘미국의 역사를 통해서 우리를 들여다본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요?
“흔히 우리는 말이 막히면 ‘미국도 그렇더라!’ 또는 반대로 ‘미국은 안 그렇더라!’ 그럽니다. 주로 정치인들이 그렇더군요. 굉장히 많이 나오는 비교대상이 미국입니다. 우리는 이제 더 이상 우물 안에 든 개구리가 아닌 글로벌 강국이 됐잖아요. 그래서 우리를 비춰보는 거울에 우리 역사만 가지고는 아전인수(我田引水)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세계사 특히 미국사가 필요합니다.”
◇“전통의 되새김, 지금의 미국을 만든 자양분”=김 교수는 유학 당시 미국사를 깊이 있게 공부해 들어가며 여러 역사적 사건과 인물에서 큰 인상을 받았다. 남북전쟁과 경제 대공황은 미합중국의 최대 위기였다. 이때 대통령이 어떤 리더십을 발휘했나를 연구하면서 에이브러햄 링컨과 프랭클린 루스벨트가 시야에 들어왔다. 남북전쟁은 300만 명이 참전해 60만 명이 사망한 내전이었다. 그럼에도 링컨 대통령과 율리시스 그랜트 대통령은 전쟁 후 한 명도 반역죄로 재판정에 세워 처형하지 않았다. 또한 3대 대통령 토머스 제퍼슨은 취임사에서 “우리는 모두 연방파이면서 공화파”라며 전임 대통령의 정책을 상당 부분 이어갔다. 1930년대 ‘경제 대공황’이라는 절체절명의 위기 속에서 루스벨트와 히틀러의 상반된 품격은 두 나라의 운명을 결정지었다.
김 교수는 한국 사회에서 절실한 ‘보수와 진보의 갈등’과 ‘지역감정’, ‘다문화주의’, ‘대통령 리더십’ 등에 관한 해법을 미국사에서 찾고자 했다. 미국 생활을 정리하고 광주에 정착하게 되면서 ‘우리나라 사람들을 염두에 둔 미국사를 해야 되겠다’ 다짐했다. ‘미국을 움직이는 네 가지 힘’과 ‘이런 대통령을 만나고 싶다’, ‘카우보이들의 외교사’, ‘이만큼 가까운 미국’ 등과 같은 저술이 이런 오랜 고민의 결과물이다.
김 교수는 ‘이런 대통령을 만나고 싶다’(위즈덤하우스·2017년)에서 대통령의 4가지 품격으로 ▲국민에 대한 자부심 ▲전통의 되새김 ▲상대에 대한 포용 ▲혁신과 미래설계를 든다. 이 가운데 ‘전통의 되새김’이란 무엇일까? 같은 책에서 취임사를 이전 정권의 실정(失政)을 비판하는 대신 ‘존경하는 후버 대통령’으로 시작했던 루스벨트 대통령의 사례를 보여주며 ‘전통의 되새김’을 이렇게 설명한다.
“과거사의 어두운 부분보다는 밝은 부분, 긍정적인 부분을 부각시키면서 끊임없이 되새기는 것은 미국 대통령들의 중요한 품격 가운데 하나다. 이것이 짧은 역사적 경험 속에서 강하고 굵은 미국 전통과 가치관을 다지게 만든 힘이다.”
그래서 김 교수는 “역사는 되새김의 역사” 또는 “역사는 선택과 기억의 예술”이라는 한 문장으로 정의한다.
“같은 시기, 같은 상황인데 루스벨트는 취임사에서 ‘우리는 아직도 감사할 것이 많은 나라다’라고 하고, 히틀러는 이전 바이마르 정권을 원색적으로 비난합니다. 미국은 역사적인 과거 속에서 자랑스러워하는 것을 끄집어내며 되새김하는 거예요. 링컨 대통령도 마찬가지였어요. 만약에 링컨이 철저한 숙청이나 과거사 정리로 갔다면 지금의 미국 남북문제는 훨씬 심각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극단적으로 얘기하면 미국은 ‘못난’ 대통령이 훨씬 많습니다. 그렇지만 ‘잘난’ 대통령을 중심으로 계속 되새김을 하고 축적하면서 전통을 만들어갑니다. 그런데 우리는 리더가 바뀔 때마다 전통이 쌓다가 무너지고, 쌓다가 무너지면 어느 세월에 우리의 전통을 만들겠습니까? 그게 제일 안타까운 것 같아요. 기억이라는 게 일종의 되새김이죠. 제가 볼 때 ‘역사는 선택과 기억의 예술’입니다.”
또한 김 교수는 ‘미국을 움직이는 네 가지 힘’으로 ▲프런티어(서부에서 시작된 개척의 힘) ▲민주주의(시민의 정신을 지탱하는 자유와 평등의 힘) ▲지역정서(분열과 연합을 반복하는 모순의 힘) ▲다문화주의(전 세계 모든 인종을 아우르는 포용의 힘)를 꼽는다. 선거 때마다 첨예한 지역감정이 표출되는 한국 현실에서 유독 ‘지역정서’ 항목이 눈에 띈다. 남북전쟁에서 패한 남부에서 지역정서는 분명 존재하지만 부정적인 지역감정으로 격화되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한 밑바탕으로 ‘링컨과 같이 관용과 포용을 강조했던 지도자들’과 ‘서부개척’, ‘세계 최대의 산업국가 도약’ 등을 거론한다.
◇외교에서 국민적 합의가 가장 중요=최근 미국의 정책 기조가 자국 이익을 우선시한다. 미국-중국간 패권 경쟁 속에서 한국은 어떤 식으로 대응해야 하는지 갈피를 잡기 어렵다. 자연스럽게 미국사 전문가인 김 교수는 미국과 관련된 현안에 대한 질문을 자주 받고 있다. 네이버 프리미엄 콘텐츠 ‘카우보이들의 미국사’에 올리는 칼럼들은 ‘과연 미·중 전쟁이 발발할까?’, ‘스포츠가 살아야 민주주의가 산다’ 등 시사적인 주제들을 다룬다.
“저는 역사학자이기 때문에 가능하면 현실 정치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조심하려고 합니다. 하지만 미국과의 관계에 대해선 미국의 역사적 맥락에서 생각해 볼 부분이 있습니다. 역사적으로 볼 때 미국이 동맹국에게 강압적으로 자신의 국익만을 내세우는 국가는 아니에요. 상대적으로 그렇다는 얘기입니다. 미국이 어떤 요구를 하느냐보다, 우리가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느냐가 훨씬 중요합니다. 그런 요구가 왔을 때 우리의 목표가 있는가, 우리의 우선순위가 있는가, 우리의 ‘합의’(consensus)가 있는지가 훨씬 중요합니다. 국민적 합의가 있다면 미국 대통령이나 미국에서 함부로 못합니다. 외교에서 가장 중요한 게 국민적 합의이고, 국민적 합의가 반반일 경우에는 대통령이 어떤 결단을 내리는 게 중요한 리더십이에요.”
/ 글=송기동 기자 song@kwangju.co.kr
/사진=최현배 기자 choi@kwangju.co.kr
지난 2021년 6월 22일 방영된 tvN ‘벌거벗은 세계사’ 16회. 김봉중 전남대 사학과 교수는 첫 출연한 이날 방송에서 ‘링컨의 노예해방과 미국의 인종차별’을 주제로 강연했다. 김 교수는 MC와 여행 메이트에게 질문을 던지며 링컨 대통령과 남북전쟁, 그리고 노예해방 100년 뒤에도 계속된 흑인 민권운동 등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현재까지 ‘벌거벗은 세계사’에 9차례 출연해 ‘경제대공황’(23회), ‘베트남 전쟁’(34회), ‘미국 서부 팽창과 인디언의 눈물’(43회), ‘맥아더 vs 아이젠하워’(76회), ‘정치명문 케네디가’(89회) 등 미처 몰랐던 색다른 미국사를 흥미롭게 들려줘 호평을 받았다.
▲ tvN ‘벌거벗은 세계사’에서 미국사를 쉽고 재미있게 풀어내 시청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셨는데 우리가 미국이라는 나라의 역사를 잘 알아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그동안 제가 썼던 책들을 보면 그냥 미국 얘기예요. 그러나 그 책을 읽은 사람들은 ‘우리나라 사람들을 염두에 두고 책을 썼구나’ 할 겁니다. 미국이라는 나라의 문화·역사를 읽으면서 우리를 들여다보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미국은 정치·경제·사회·문화 모든 면에서 우리를 들여다보는 거울입니다. 완벽하지 않을 수 있지만 미국이라는 거울에 우리를 비춰보면 지금 우리의 현재와 미래를 볼 수 있습니다. 확실히 날이 갈수록 미국이라는 나라가 우리를 비춰보는 비교대상으로 굉장히 중요한 것 같습니다. 미국을 보면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너무 많아요.”
▲‘미국의 역사를 통해서 우리를 들여다본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요?
“흔히 우리는 말이 막히면 ‘미국도 그렇더라!’ 또는 반대로 ‘미국은 안 그렇더라!’ 그럽니다. 주로 정치인들이 그렇더군요. 굉장히 많이 나오는 비교대상이 미국입니다. 우리는 이제 더 이상 우물 안에 든 개구리가 아닌 글로벌 강국이 됐잖아요. 그래서 우리를 비춰보는 거울에 우리 역사만 가지고는 아전인수(我田引水)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세계사 특히 미국사가 필요합니다.”
![]() 김봉중 교수는 2021년부터 tvN<벌거벗은 세계사>에 출연해 ‘미국 서부팽창과 인디언의 눈물’등 시청자들에게 미처 몰랐던 색다른 미국사를 흥미롭게 들려줬다. <김봉중 교수 제공> |
김 교수는 한국 사회에서 절실한 ‘보수와 진보의 갈등’과 ‘지역감정’, ‘다문화주의’, ‘대통령 리더십’ 등에 관한 해법을 미국사에서 찾고자 했다. 미국 생활을 정리하고 광주에 정착하게 되면서 ‘우리나라 사람들을 염두에 둔 미국사를 해야 되겠다’ 다짐했다. ‘미국을 움직이는 네 가지 힘’과 ‘이런 대통령을 만나고 싶다’, ‘카우보이들의 외교사’, ‘이만큼 가까운 미국’ 등과 같은 저술이 이런 오랜 고민의 결과물이다.
김 교수는 ‘이런 대통령을 만나고 싶다’(위즈덤하우스·2017년)에서 대통령의 4가지 품격으로 ▲국민에 대한 자부심 ▲전통의 되새김 ▲상대에 대한 포용 ▲혁신과 미래설계를 든다. 이 가운데 ‘전통의 되새김’이란 무엇일까? 같은 책에서 취임사를 이전 정권의 실정(失政)을 비판하는 대신 ‘존경하는 후버 대통령’으로 시작했던 루스벨트 대통령의 사례를 보여주며 ‘전통의 되새김’을 이렇게 설명한다.
“과거사의 어두운 부분보다는 밝은 부분, 긍정적인 부분을 부각시키면서 끊임없이 되새기는 것은 미국 대통령들의 중요한 품격 가운데 하나다. 이것이 짧은 역사적 경험 속에서 강하고 굵은 미국 전통과 가치관을 다지게 만든 힘이다.”
그래서 김 교수는 “역사는 되새김의 역사” 또는 “역사는 선택과 기억의 예술”이라는 한 문장으로 정의한다.
“같은 시기, 같은 상황인데 루스벨트는 취임사에서 ‘우리는 아직도 감사할 것이 많은 나라다’라고 하고, 히틀러는 이전 바이마르 정권을 원색적으로 비난합니다. 미국은 역사적인 과거 속에서 자랑스러워하는 것을 끄집어내며 되새김하는 거예요. 링컨 대통령도 마찬가지였어요. 만약에 링컨이 철저한 숙청이나 과거사 정리로 갔다면 지금의 미국 남북문제는 훨씬 심각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극단적으로 얘기하면 미국은 ‘못난’ 대통령이 훨씬 많습니다. 그렇지만 ‘잘난’ 대통령을 중심으로 계속 되새김을 하고 축적하면서 전통을 만들어갑니다. 그런데 우리는 리더가 바뀔 때마다 전통이 쌓다가 무너지고, 쌓다가 무너지면 어느 세월에 우리의 전통을 만들겠습니까? 그게 제일 안타까운 것 같아요. 기억이라는 게 일종의 되새김이죠. 제가 볼 때 ‘역사는 선택과 기억의 예술’입니다.”
또한 김 교수는 ‘미국을 움직이는 네 가지 힘’으로 ▲프런티어(서부에서 시작된 개척의 힘) ▲민주주의(시민의 정신을 지탱하는 자유와 평등의 힘) ▲지역정서(분열과 연합을 반복하는 모순의 힘) ▲다문화주의(전 세계 모든 인종을 아우르는 포용의 힘)를 꼽는다. 선거 때마다 첨예한 지역감정이 표출되는 한국 현실에서 유독 ‘지역정서’ 항목이 눈에 띈다. 남북전쟁에서 패한 남부에서 지역정서는 분명 존재하지만 부정적인 지역감정으로 격화되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한 밑바탕으로 ‘링컨과 같이 관용과 포용을 강조했던 지도자들’과 ‘서부개척’, ‘세계 최대의 산업국가 도약’ 등을 거론한다.
![]() 대중들을 대상으로 하는 인문학 강연과 저술 활동을 활발히 펼치는 김봉중 교수. |
“저는 역사학자이기 때문에 가능하면 현실 정치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조심하려고 합니다. 하지만 미국과의 관계에 대해선 미국의 역사적 맥락에서 생각해 볼 부분이 있습니다. 역사적으로 볼 때 미국이 동맹국에게 강압적으로 자신의 국익만을 내세우는 국가는 아니에요. 상대적으로 그렇다는 얘기입니다. 미국이 어떤 요구를 하느냐보다, 우리가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느냐가 훨씬 중요합니다. 그런 요구가 왔을 때 우리의 목표가 있는가, 우리의 우선순위가 있는가, 우리의 ‘합의’(consensus)가 있는지가 훨씬 중요합니다. 국민적 합의가 있다면 미국 대통령이나 미국에서 함부로 못합니다. 외교에서 가장 중요한 게 국민적 합의이고, 국민적 합의가 반반일 경우에는 대통령이 어떤 결단을 내리는 게 중요한 리더십이에요.”
/ 글=송기동 기자 song@kwangju.co.kr
/사진=최현배 기자 choi@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