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시상 ‘광주비엔날레 박서보 예술상’ 논란
개막식서 폐지 주장 1인시위 …박 화백 “더 많은 후원·상 만들어야”
2023년 04월 09일(일) 21:10
올해 첫 수상자를 발표한 ‘광주비엔날레 박서보 예술상’(이하 박서보 예술상)을 놓고 논란이 일었다.

지난 6일 열린 제14회 광주비엔날레 개막식에서는 박서보 예술상 폐지를 주장하는 피켓 시위가 벌어졌다.

박서보 예술상은 지난해 2월 박 화백이 재단에 “선배이자 예술가라는 동료로서 광주비엔날레 참여 작가에게 힘이 되고 싶었다”며 10년간 100만 달러를 기부하면서 제정됐다. 이날 개막식에서는 첫 수상자로 ‘코 없는 코끼리’ 연작을 출품한 엄정순 작가가 수상, 10만 달러의 상금을 받았다.

이날 1인 시위에 나선 예술인은 전단지를 통해 “평생 예술을 위한 예술을 추구하며 4·19 정신에 침묵하고 유신정권과 1980년 민주화 운동을 외면하며 개인의 출세를 위해 살아간 사람”이라며 “박서보상 제정은 광주 민주화 정신을 먹칠하는 것이고, 비엔날레의 국제적 위상을 훼손하는 행위이기에 즉각 폐지하라”고 말했다. 이어 “오월정신을 기리고 민족문화를 창달하는 취지라면 오윤상을, 국제적 문화 교류의 활성화라면 백남준 상을 제정하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박서보 화백은 자신의 SNS에 전단지 사진을 올리고, “박서보 예술상이 광주비엔날레에 맞지 않는다고 주장하는 1인시위가 있었다. 어떤 이견도 없는 것보다 훨씬 좋은 현상이다. 역사는 반동하며 발전한다. 하지만 이 주장의 프레임이 낡았고 대안의 현실성도 없다”고 적었다. 또 “더 많은 작가가 나서서 후원하고 상을 만드는 것이 비엔날레를 키우는 데 도움이 되며 제2, 제3의 상이 만들어질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나가는 게 발전적이다”고 밝혔다.

한편 비가 오는 가운데 열린 이날 개막식에서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당대표와 국회의원, 구청장, 군수 등의 소개가 지루하게 이어져 눈살을 찌뿌리게 했다. 이미 광주시가 비엔나 소시지를 활용한 홍보영상을 통해 비엔날레를 희화화 시켰다는 비난을 받은 데 이어, 광주시장의 갑작스런 영부인 김건희 여사 개막식 초청 건이 이슈가 되면서 정작 광주비엔날레의 핵심인 전시에 대한 관심은 묻혀 버렸다.

/김미은 기자 meki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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