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국토교통부의 신규 국가 산업단지 최종 후보지로 광주 미래차 국가산단이 포함됐다는 낭보(朗報)가 전해졌다. 광주시가 신규 국가 산단을 유치한 것은 지난 2009년 지정된 빛그린 국가 산단 이후 14년만의 일이다. 광주시는 이곳에 전기차, 수소차, 자율주행차, 배터리 등 미래차 산업을 집적해 효율성을 극대화한다는 계획이다.

광주시는 지난해부터 신규 국가 산단 공모에 참여해 19개 지자체와 치열한 경쟁을 펼쳐왔다. 오늘의 결과를 얻기까지 전방위에서 역할을 해 온 광주시와 열정을 다해 뛴 국회의원·시의원, 그리고 한마음으로 열망해 주신 광주시민들까지, 모든 분께 축하와 감사의 말씀을 올린다. 그러나 드라마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미래차 국가 산단 유치로 성황리에 제1부가 막을 내렸다면, 이제 제2부를 준비해야 한다. 제2부는 미래차 소재·부품·장비(이하 소부장) 특화단지 광주 유치다. 여기까지 해내야 비로소 완결작이 된다.

광주는 연 72만대 생산 능력을 보유한 우리나라 제2의 자동차 생산도시로, 관련 종사자는 2만 명을 상회한다. 하지만 내연기관차에서 미래차로 전환하게 되면 기존의 부품 생산 기업이나 종사자들은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내연기관차에는 2만 5000~3만 개의 부품이 들어가는 반면, 수소차는 2만 3000개, 전기차는 1만 5000개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국산화율도 문제다. 내연기관차는 99%에 이르지만 전기차는 68%, 수소차는 71%에 그치고 있다.

미래차로의 성공적인 전환을 위해서는 부품 기업들의 사업 재편과 전환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그래야 광주의 신성장 동력이 될 수 있고, 일자리 창출의 보고(寶庫)도 될 수 있다. 광주에 미래차 소부장 특화단지 지정이 꼭 필요한 이유다.

우리 정부는 일본의 수출 규제와 코로나19에 따른 글로벌 공급망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2020년부터 소재·부품·장비 2.0 전략을 추진해 왔다. 미중 간 기술 패권 경쟁과 반도체 국수주의가 본격화된 2021년에는 K-배터리 전략, K-반도체 전략을 연달아 내놓으면서 국가 핵심 전략산업을 중심축으로 하는 산업 재편을 이뤄냈다.

2020년 5월에는 소부장 특화단지 추진계획을 수립한 뒤 2021년 1월 다섯 개의 특화단지를 선정했다. 경기 용인 반도체 특화단지, 충북 청주 이차전지 특화단지, 충남 천안 디스플레이 특화단지, 전북 전주 탄소소재 특화단지, 경남 창원 정밀기계 특화단지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그러나 이들 소부장 특화단지 중 하나 빠진 것이 있다. 바로 미래형 자동차 특화단지다.

뇌와 심장이 반도체와 배터리로 이뤄진 미래차 산업이야말로 공급망 위기의 순간, 산업 발전의 기회를 열어 줄 열쇠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많은 국가들이 미래차 기술을 확보하고,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다음 소부장 특화단지는 미래형 자동차 특화단지여야 한다는 산업계의 요구가 더욱 커지고 있는 이유다.

필자는 미래차 소부장 특화단지 조성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제기해왔다. 작년 7월에는 광주광역시와 함께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미래차 소재·부품·장비 특화단지 조성 포럼’을 주최했으며, 틈 날 때마다 산업부에 그 시급성을 강조해 왔다. 작년 10월 국정감사에서는 차일피일 미루고만 있는 산업부 장관을 질타해 “내년 중 공모 평가를 거쳐서 특화단지를 지정하는 쪽으로 검토하고 있다”는 답변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이로써 올 상반기 내에는 ‘소부장 경쟁력 강화위원회’에서 미래차 소부장 특화단지 신규 지정을 심의 의결하고 특화단지 신청 공모하는 절차가 진행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신규 국가산단 유치를 위해 광주시와 시민 모두가 힘 모아 뛰었듯 이제는 미래차 소부장 특화단지 유치를 위해 뛸 때다. 미래차 소부장 특화단지 유치로 ‘미래차 선도도시 광주’의 완결판을 만들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