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높이 맞는 일자리 찾아 연 1만여명 수도권으로
[사라지는 지방 막을 수 없나] 청년 일자리 <7>
광주·전남, 대기업 사업장 적고 채용도 지역에서 안 해 ‘엑소더스’
미래 지향적 기업 육성·혁신도시 시즌 2 통한 공기업 유치 힘써야
광주·전남, 대기업 사업장 적고 채용도 지역에서 안 해 ‘엑소더스’
미래 지향적 기업 육성·혁신도시 시즌 2 통한 공기업 유치 힘써야
![]() /클립아트코리아 |
#전남대학교 경영학과 4학년에 재학중인 박현우(가명·23)씨는 졸업을 앞두고 근심이 가득하다. 4학년이지만 사실상 취업준비생인 박씨에게 ‘꽁꽁’ 얼어붙은 지역 취업 시장은 고민거리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박씨는 “연봉 수준이 만족스러운 기업 몇 곳이 있긴 하지만, 해당 기업의 미래 전망 등이 불투명해서 쉽사리 마음이 내키지 않아 수도권 기업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면서 “특히 지역 기업들에 대한 연봉, 복지 등 기업 정보가 극히 적어 취업준비생들의 눈은 대부분 수도권으로 쏠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특히 순천에서 초·중·고를 졸업한 박씨는 최근 가족들까지 순천에서 광주로 전입했지만, 취업을 위해서는 다시 본인은 광주를 떠나야 하는 현실에 고민이 깊어가고 있다.
지역 청년들이 직장을 찾아 고향을 떠나고 있다. 이유는 단순하다.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과 다른 지역에 비해 지역에 내려온 대기업은 찾아보기 힘들고, 대규모 국책사업에 대한 투자도 열악해 ‘질 좋은 일자리’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14일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광주와 전남을 떠나는 20대는 매년 1만 명 안팎이다. 2012년 1만 9명(광주 2962·전남 7047)으로 시작해 ▲2017년 1만 1246명(광주 4098·전남 7148) ▲2022년 1만 709명(광주 3950·전남 6759)으로 매년 1만 명 안팎의 20대 청년들이 지역을 떠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무엇보다 취업 준비생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대기업들이 광주·전남에 사업장을 둔 곳이 없거나, 지역에서 채용하는 경우가 없어 지역 청년들의 ‘엑소더스’가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국내 한 구직사이트에서 조사한 ‘대학생이 가장 취업하고 싶은 기업’은 삼성전자(34.7%) 였다. 뒤이어 네이버(34.7%)와 카카오(33.6%), 삼성바이오로직스(16.6%), SK하이닉스(13.1%) 순이었다. 이밖에 10위 권으로는 아모레퍼시픽과 대한항공, 카카오뱅크, LG에너지솔루션, CJ제일제당 등이 청년 선호기업이라고 밝혔다.
대기업 일자리만 부족한 것이 아니다. 상대적으로 전국에 고루 퍼져 있는 보건계열 구인시장도 지역 취업준비생 입장에서는 수도권 공략이 훨씬 용이하다고 한다. 광주여자대학교 작업치료학과 졸업생 이미주(24)씨는 최근 수도권 보건계열기관 7곳에 이력서를 내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이씨는 “작업치료학과 진로는 대학병원, 아동발달센터, 치매 센터 등인데 지역에서는 채용하는 곳이 거의 없어 수도권만 지원했다”면서 “다른 지역에 취업하면 숙식비 등으로 인해 생활이 빠듯하겠지만 당장 취업해야 화는 상황이라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고, 선배나 동기들도 대다수 지역을 떠난 상태”라고 말했다.
이처럼 지역 채용시장이 좁아지면서 광주·전남지역 청년들의 공무원 시험 경쟁률(2022년 9급 지방직)은 광주의 경우 17대 1로, 부산(8.46대 1)과 대구(12대 1)보다 크게 높았다. 공무원 시험을 준비중인 안현택(27)씨는 “지역에서 먹고 살 만한 직업은 공무원뿐인 것 같다”면서 “최근 저임금 논란 등으로 인기가 떨어졌다고는 하지만 지역에서는 여전히 청년들이 선망하는 직업군”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빛가람 혁신도시 소재 공공기관들과 일부 향토기업들은 지역 인재 채용 등을 통해 그나마 광주·전남지역 청년들에게 ‘희망’과 숨통을 터주고 있다. 한국전력공사와 한전KDN, 한전KPS, 한국전력거래소, 한국농어촌공사,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림식품기술기획평가원, 한국인터넷진흥원,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 한국문화예술위원회, 한국콘텐츠진흥원, 사립학교교직원연금공단 등은 매년 채용설명회를 열고 지역 청년들의 관심에 부응하고 있다. 하지만, 나주 빛가람혁신도시 내 공공기관들은 지역 취업준비생들 뿐만 아니라 전국 취업준비생들이 꼽는 ‘1순위’ 직장이라는 점에서 지역 청년들에게는 여전히 어려운 취업자리로 꼽힌다.
전남대 사학과 4학년 이지현(23)씨는 “‘신의 직장’이라고 불리는 공기업이지만, 지역대학을 졸업한 학생들에게 가산점이 주어지는 큰 장점을 가지고 있다”면서 “연고도 없는 다른 지역으로 취업하는 것 보다는 지역의 빛가람혁신도시 소재 공기업을 선택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밖에 앰코테크놀로지코리아, 대유, 동원그룹, 광주은행 등 향토기업들도 선망의 취업처로 꼽히지만, 경쟁률이 높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최근 신입사원 채용에서 2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한 GGM(광주글로벌모터스)도 초봉이 3500만 원 선이지만, 지역 청년들에게는 양질의 일자리로 인식되고 있다.
조선대의 한 취업센터 관계자는 “광주시와 전남도가 인공지능(AI), 신재생에너지 사업 등 미래 먹거리 사업에 일찌감치 뛰어든 만큼 미래 지향적인 관련 기업 유치와 ‘혁신도시 시즌 2’를 통한 공기업 유치, 서울과 수도권에 집중된 대기업과 공장 등을 지역으로 투자유치 하는데 힘을 쏟는다면 지역 청년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김민석 기자 mskim@kwangju.co.kr
박씨는 “연봉 수준이 만족스러운 기업 몇 곳이 있긴 하지만, 해당 기업의 미래 전망 등이 불투명해서 쉽사리 마음이 내키지 않아 수도권 기업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면서 “특히 지역 기업들에 대한 연봉, 복지 등 기업 정보가 극히 적어 취업준비생들의 눈은 대부분 수도권으로 쏠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지역 청년들이 직장을 찾아 고향을 떠나고 있다. 이유는 단순하다.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과 다른 지역에 비해 지역에 내려온 대기업은 찾아보기 힘들고, 대규모 국책사업에 대한 투자도 열악해 ‘질 좋은 일자리’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는 무엇보다 취업 준비생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대기업들이 광주·전남에 사업장을 둔 곳이 없거나, 지역에서 채용하는 경우가 없어 지역 청년들의 ‘엑소더스’가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국내 한 구직사이트에서 조사한 ‘대학생이 가장 취업하고 싶은 기업’은 삼성전자(34.7%) 였다. 뒤이어 네이버(34.7%)와 카카오(33.6%), 삼성바이오로직스(16.6%), SK하이닉스(13.1%) 순이었다. 이밖에 10위 권으로는 아모레퍼시픽과 대한항공, 카카오뱅크, LG에너지솔루션, CJ제일제당 등이 청년 선호기업이라고 밝혔다.
대기업 일자리만 부족한 것이 아니다. 상대적으로 전국에 고루 퍼져 있는 보건계열 구인시장도 지역 취업준비생 입장에서는 수도권 공략이 훨씬 용이하다고 한다. 광주여자대학교 작업치료학과 졸업생 이미주(24)씨는 최근 수도권 보건계열기관 7곳에 이력서를 내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이씨는 “작업치료학과 진로는 대학병원, 아동발달센터, 치매 센터 등인데 지역에서는 채용하는 곳이 거의 없어 수도권만 지원했다”면서 “다른 지역에 취업하면 숙식비 등으로 인해 생활이 빠듯하겠지만 당장 취업해야 화는 상황이라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고, 선배나 동기들도 대다수 지역을 떠난 상태”라고 말했다.
이처럼 지역 채용시장이 좁아지면서 광주·전남지역 청년들의 공무원 시험 경쟁률(2022년 9급 지방직)은 광주의 경우 17대 1로, 부산(8.46대 1)과 대구(12대 1)보다 크게 높았다. 공무원 시험을 준비중인 안현택(27)씨는 “지역에서 먹고 살 만한 직업은 공무원뿐인 것 같다”면서 “최근 저임금 논란 등으로 인기가 떨어졌다고는 하지만 지역에서는 여전히 청년들이 선망하는 직업군”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빛가람 혁신도시 소재 공공기관들과 일부 향토기업들은 지역 인재 채용 등을 통해 그나마 광주·전남지역 청년들에게 ‘희망’과 숨통을 터주고 있다. 한국전력공사와 한전KDN, 한전KPS, 한국전력거래소, 한국농어촌공사,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림식품기술기획평가원, 한국인터넷진흥원,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 한국문화예술위원회, 한국콘텐츠진흥원, 사립학교교직원연금공단 등은 매년 채용설명회를 열고 지역 청년들의 관심에 부응하고 있다. 하지만, 나주 빛가람혁신도시 내 공공기관들은 지역 취업준비생들 뿐만 아니라 전국 취업준비생들이 꼽는 ‘1순위’ 직장이라는 점에서 지역 청년들에게는 여전히 어려운 취업자리로 꼽힌다.
전남대 사학과 4학년 이지현(23)씨는 “‘신의 직장’이라고 불리는 공기업이지만, 지역대학을 졸업한 학생들에게 가산점이 주어지는 큰 장점을 가지고 있다”면서 “연고도 없는 다른 지역으로 취업하는 것 보다는 지역의 빛가람혁신도시 소재 공기업을 선택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밖에 앰코테크놀로지코리아, 대유, 동원그룹, 광주은행 등 향토기업들도 선망의 취업처로 꼽히지만, 경쟁률이 높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최근 신입사원 채용에서 2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한 GGM(광주글로벌모터스)도 초봉이 3500만 원 선이지만, 지역 청년들에게는 양질의 일자리로 인식되고 있다.
조선대의 한 취업센터 관계자는 “광주시와 전남도가 인공지능(AI), 신재생에너지 사업 등 미래 먹거리 사업에 일찌감치 뛰어든 만큼 미래 지향적인 관련 기업 유치와 ‘혁신도시 시즌 2’를 통한 공기업 유치, 서울과 수도권에 집중된 대기업과 공장 등을 지역으로 투자유치 하는데 힘을 쏟는다면 지역 청년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김민석 기자 mskim@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