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향 대신 알바…취준생·자영업자 “설에도 못 쉬어요”
설 연휴 ‘단기 알바 인기’로 본 씁쓸한 세태
대목 기대 자영업자들 가게 열고
연휴 시급도 높여 알바생들 몰려
취준생들 “생활비라도 마련하고
다음 명절 취업한 후 고향 갈 것 ”
사회적약자층 안타까운 현실
대목 기대 자영업자들 가게 열고
연휴 시급도 높여 알바생들 몰려
취준생들 “생활비라도 마련하고
다음 명절 취업한 후 고향 갈 것 ”
사회적약자층 안타까운 현실
![]() 광주시 남구 봉선동 한 한식집이 19일 유리창에 공고를 써붙이고 설 연휴기간에 일할 아르바이트생을 구하고 있다. |
민족 대명절인 설을 앞두고 광주·전남에서 예년 명절 아르바이트 인기 업종이 아닌 ‘단기 알바’가 인기를 끌고 있다.
매년 명절 백화점과 마트의 포장·분류 배달이 주요 인기 아르바이트였지만, 올해는 설을 앞두고 그동안 문을 닫던 자영업자들이 아르바이트 생을 모집하고 있기 때문이다.
고물가에 고금리, 고유가로 불경기를 겪고 있는 지역 자영업자들이 그나마 ‘설 특수’를 노리고 영업을 하기로 한데 따른 것이다.
또 취업을 못한 취준생들도 명절에 고향에 가기보다는 시급이 높은 명절 단기 알바를 통해 생활비 마련에 나서 ‘단기 알바’에 몰리고 있다.
지역 자영업자들은 매년 명절 휴업은 당연한 선택이었지만, 올 설 명절에는 ‘가게를 찾는 사람들이 있지 않을까’하는 기대감에 가게 문을 열기로 한 사람들이 많다.
불경기에 큰 수익을 기대하지는 않지만 조금이라도 수익을 내기 위한 결정이라는 것이 자영업자들의 한결 같은 이야기다.
광주시 남구 봉선동에서 추어탕집을 운영하고 있는 김현준(40)씨는 설 연휴 4일 동안 오전 10시부터 밤 10시까지 휴식 2시간을 제외하고 하루에 10시간 일할 아르바이트생을 구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축소 영업을 했던 김씨는 “올 설에는 가족단위로 사람이 몰릴 것으로 예상하고 아르바이트생을 더 구하게 됐다”면서 “시급을 더 주고라도 단기 알바생을 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구 쌍촌동에서 치킨집을 운영하는 박광숙(54)씨도 설 연휴 4일간 배달할 아르바이트생을 구하고 있다. 박씨는 설 명절에 고향에 가지 않는 이들이 많을 것으로 예상돼 이번 명절에는 매출이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씨는 “코로나19 이후 가족들끼리 모였을 때 식사하러 가지 않고 시켜먹는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명절은 웬만한 대한민국 축구경기가 있는 날처럼 주문이 몰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영업자들이 연휴기간 아르바이트라는 점을 감안해 시급을 높여 알바생을 구하면서 취준생들도 고향을 찾는 대신 알바 찾기에 나섰다.
19일 아르바이트 중개 플램폼에는 광주·전남의 단기 알바 시급이 평소 1만원대 보다 높은 1만1000원~1만2000원대로 형성돼 있다.
최근 조선대를 졸업하고 광주에서 취업을 준비하고 있는 김보현(여·27)씨는 이번 설은 고향인 전북 순창에 가지 않고 백화점에서 하는 판촉행사 아르바이트를 하기로 했다.
김씨는 “올해부터 부모에게 지원을 받는 것이 무리라는 판단에 설에라도 생활비를 벌기 위해 일을 해야겠다고 결심했다”면서 “취업한 친구들은 고향집에 선물바구니를 사가는데 취업을 하지 못한 나는 다음 명절 때 취업한 모습으로 집에 가고 싶다”고 웃었다.
최근 군대를 제대한 조태희(23·광산구 신창동)씨도 이번 명절에는 가족들보다 이틀 늦게 할머니댁을 방문할 계획이다. 21일과 22일에 집 근처 PC방에서 단기 아르바이트를 하기 위해서다.
평소 알바비 보다 많이 받을 수 있다보니 더 받는 돈으로 할머니 선물을 사다 주겠다는 것이 조씨의 계획이다.
한편 알바천국에 따르면 180개 자영업자를 상대로 설문조사 한 결과 76%가 설 연휴에도 문을 열겠다고 답했다. 설 특수 대목을 노리고 수익을 조금이나마 창출하겠다는 이유에서다. 자영업자 10명 중 4명은 설 연휴기간 매출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자영업자들이 지급할 평균 시급은 1만 1275원으로 2023년 법정 최저시급(9620원)보다 1655원 더 많았다.
동시에 성인남녀 2667명 중 설날에도 아르바이트를 하겠다고 답한 구직자들은 54%로 집계됐다. 이들이 설날에도 아르바이트를 하려는 이유는 ‘단기간 용돈벌이’다. 특히 희망하는 시급의 평균이 법정 최저시급보다 1654원 더 높은 1만 1274원으로 나타났다.
광주경실련 관계자는 “경기 침체기 자영업자들과 취준생들은 사회 약자층에 해당한다”며 “단기 알바비를 올려서라도 일을 해야 하는 자영업자나 평소 시급보다 많아 귀성을 포기하고 알바를 찾는 취준생의 모습이 씁쓸한 요즘 세태를 반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글·사진=민현기 기자 hyunki@kwangju.co.kr
매년 명절 백화점과 마트의 포장·분류 배달이 주요 인기 아르바이트였지만, 올해는 설을 앞두고 그동안 문을 닫던 자영업자들이 아르바이트 생을 모집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취업을 못한 취준생들도 명절에 고향에 가기보다는 시급이 높은 명절 단기 알바를 통해 생활비 마련에 나서 ‘단기 알바’에 몰리고 있다.
지역 자영업자들은 매년 명절 휴업은 당연한 선택이었지만, 올 설 명절에는 ‘가게를 찾는 사람들이 있지 않을까’하는 기대감에 가게 문을 열기로 한 사람들이 많다.
불경기에 큰 수익을 기대하지는 않지만 조금이라도 수익을 내기 위한 결정이라는 것이 자영업자들의 한결 같은 이야기다.
지난해까지 축소 영업을 했던 김씨는 “올 설에는 가족단위로 사람이 몰릴 것으로 예상하고 아르바이트생을 더 구하게 됐다”면서 “시급을 더 주고라도 단기 알바생을 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구 쌍촌동에서 치킨집을 운영하는 박광숙(54)씨도 설 연휴 4일간 배달할 아르바이트생을 구하고 있다. 박씨는 설 명절에 고향에 가지 않는 이들이 많을 것으로 예상돼 이번 명절에는 매출이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씨는 “코로나19 이후 가족들끼리 모였을 때 식사하러 가지 않고 시켜먹는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명절은 웬만한 대한민국 축구경기가 있는 날처럼 주문이 몰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영업자들이 연휴기간 아르바이트라는 점을 감안해 시급을 높여 알바생을 구하면서 취준생들도 고향을 찾는 대신 알바 찾기에 나섰다.
19일 아르바이트 중개 플램폼에는 광주·전남의 단기 알바 시급이 평소 1만원대 보다 높은 1만1000원~1만2000원대로 형성돼 있다.
최근 조선대를 졸업하고 광주에서 취업을 준비하고 있는 김보현(여·27)씨는 이번 설은 고향인 전북 순창에 가지 않고 백화점에서 하는 판촉행사 아르바이트를 하기로 했다.
김씨는 “올해부터 부모에게 지원을 받는 것이 무리라는 판단에 설에라도 생활비를 벌기 위해 일을 해야겠다고 결심했다”면서 “취업한 친구들은 고향집에 선물바구니를 사가는데 취업을 하지 못한 나는 다음 명절 때 취업한 모습으로 집에 가고 싶다”고 웃었다.
최근 군대를 제대한 조태희(23·광산구 신창동)씨도 이번 명절에는 가족들보다 이틀 늦게 할머니댁을 방문할 계획이다. 21일과 22일에 집 근처 PC방에서 단기 아르바이트를 하기 위해서다.
평소 알바비 보다 많이 받을 수 있다보니 더 받는 돈으로 할머니 선물을 사다 주겠다는 것이 조씨의 계획이다.
한편 알바천국에 따르면 180개 자영업자를 상대로 설문조사 한 결과 76%가 설 연휴에도 문을 열겠다고 답했다. 설 특수 대목을 노리고 수익을 조금이나마 창출하겠다는 이유에서다. 자영업자 10명 중 4명은 설 연휴기간 매출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자영업자들이 지급할 평균 시급은 1만 1275원으로 2023년 법정 최저시급(9620원)보다 1655원 더 많았다.
동시에 성인남녀 2667명 중 설날에도 아르바이트를 하겠다고 답한 구직자들은 54%로 집계됐다. 이들이 설날에도 아르바이트를 하려는 이유는 ‘단기간 용돈벌이’다. 특히 희망하는 시급의 평균이 법정 최저시급보다 1654원 더 높은 1만 1274원으로 나타났다.
광주경실련 관계자는 “경기 침체기 자영업자들과 취준생들은 사회 약자층에 해당한다”며 “단기 알바비를 올려서라도 일을 해야 하는 자영업자나 평소 시급보다 많아 귀성을 포기하고 알바를 찾는 취준생의 모습이 씁쓸한 요즘 세태를 반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글·사진=민현기 기자 hyunki@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