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아버지합창단 “소통·배려의 화음으로 선한 영향력 전달하고파”
경제위기로 어려움 겪던 아버지들, 노래로 힘 얻고자 창단
5·18 등 다양한 무대…30~70대 회원 25주년 공연 맹연습
2022년 11월 08일(화) 20:40
지난 1998년 창단된 광주아버지합창단의 정기 공연 모습. <광주아버지합창단 제공>
광주의 아버지들이 모여 음악의 선한 영향력을 전달하고자 노래하는 합창단이 있다. 올해로 창단 24주년을 맞이한 광주아버지합창단이 그 주인공.

광주아버지합창단은 오롯이 누군가의 아버지들로 이뤄져 있다. 1998년 IMF 당시 경제위기로 어려움을 겪던 아버지들이 노래로 힘을 주고 힘을 받고자 창단했다. 전국적으로도 아버지합창단은 많지만, 그 중 광주가 가장 오래됐다.

이들은 지난 7일 광주학생교육문화회관 공연장에서 제30회 광주아버지합창단 정기공연을 열고 관객들에게 가곡부터 가요까지 다채로운 노래를 합창으로 선보였다. 이날 공연은 400여명이 공연장을 찾는 등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합창단은 30대 중반부터 70대 중반까지 다양한 연령층을 아우르고 있다. 교수, 의사, 사업가 등 현업에 종사하는 이들부터 은퇴해서 인생이모작을 경영하는 이들까지 다채롭다.

이들 중 음악을 전공하거나 업으로 하는 이들은 지휘자와 반주자 뿐이다. 모두가 ‘비전공자’로 음악에 대한 열정 하나로 함께하고 있다.

이날 인터뷰를 맡은 김남호 아버지합창단장(61)은 “합창이 단일음으로 하나된 목소리를 낸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합창은 자신이 가진 고유의 색깔 속에서 조화를 만들어내는 작업이다. 고유의 소리가 모여 하모니가 만들어지고 멋진 무대가 완성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합창단은 코로나19 이전에는 매년 2번씩 정기 연주회를 열었지만 이후로는 1년에 한번씩 연주회를 진행하며 꾸준히 지역내 음악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김 단장은 “정기연주 뿐 아니라 봉사 공연도 진행한다”며 “양로원과 보육시설, 복지재단 등을 찾아 분기별로 한번씩 음악 봉사를 펼친다”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지난 5월에는 5·18 민주화운동 관련 옛도청에서 특설무대를 선보였다”며 “지난 9월에는 고려인 진료소 및 우크라이나 난민돕기 의미를 담아 초청 공연을 진행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남성합창단 합창 공연에서는 조는 사람이 없다’는 말이 있을 만큼 남성합창단의 공연은 힘차고 활동적이다. 아버지 합창단 역시 변화의 폭이 뚜렷하고 박력 넘치는 무대를 매번 선보이고 있다.

비전공자로 이뤄진 만큼 이를 위해 연습도 끊임없이 진행하고 있다. 이들은 매주 월요일 오후 8시부터 밤 10시까지 2시간 가량 전남대학교 동창회관 건물에서 합창 연습을 하고 있다.

“합창은 대동의 예술, 같이 하는 예술, 참여의 예술이기에” 누군가 한사람이 연습에 참여하지 않으면 합창의 의미가 사라진다고 김 단장은 얘기한다. 또한 “소통과 배려, 참여의 정신이 무엇보다 중요하므로” 아버지합창단은 그 정신을 오래도록 이어가고자, 연습 역시 빠짐 없이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

다가오는 25주년에 앞서 아버지합창단의 각오는 단단하다. 누군가의 아버지로서, 전국에서 가장 오래된 아버지합창단으로서 오래도록 노래하겠다는 다짐을 잊지 않는다.

“음악은 기쁠 때, 슬플 때, 어렵고 외로울 때 모두 부르는, 마음의 위안을 주는 특별한 힘을 가진 매개체입니다. 힘든시기, 우리의 합창이 전달하는 선한영향력 통해 광주시민들이 서로 돕고 소통하고 배려하는 계기가 됐으면 합니다.”

/김다인 기자 kdi@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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