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시간 추가연장근로’ 2년 연장 추진…환영 vs 반대
30인 미만 기업 2024년까지…지역 중기 “제도 항구화”
노동계 “저임금·장시간 체제·관행으로 회귀” 반발
2022년 11월 01일(화) 19:20
정부가 연말에 만료되는 30인 미만 영세업체의 추가연장근로제도 일몰을 2년 연장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지역 중소기업계와 노동계의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광주일보 자료사진>
30인 미만 기업에 한해 허용되는 8시간 추가연장근로제 일몰이 올해 말 도래하면서 지역 중소기업계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는 광주일보 보도<2022년10월27일자 9면>와 관련, 정부가 추가연장근로제를 2년 더 연장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추가연장근로제가 연장된다는 소식에 지역 중소기업계는 환영하는 목소리와 함께 제도의 항구화를 요구하는 반면, 노동계는 “저임금, 장시간 노동체제·관행으로 회귀하겠다는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은 최근 제11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연말에 만료되는 30인 미만 영세업체의 추가연장근로제도 일몰을 2년 연장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2018년 3월 근로기준법 개정으로 ‘주 68시간제’는 ‘주 52시간제’로 변경됐다. 다만 기업의 부담 등을 고려해 사업장의 규모별로 ‘주 52시간제’를 단계적으로 시행했다.

30인 미만 기업은 올해 연말까지 한시적으로 8시간 추가 연장근로(주 60시간)를 허용했는데, 소규모 영세업체들의 구인난을 고려해 이 기한을 2024년 연말까지 2년 연장하겠다는 것이다.

현재 광주·전남지역의 30인 미만 소규모 제조업체는 약 3만여개사로 추정된다.

이날 광주전남중소벤처기업청에 따르면 2020년 기준 광주의 19명 미만의 소규모 제조기업체는 1만902개사, 전남은 1만6121개사 등 2만7023개사다. 20인 이상 49인 미만 제조기업체도 광주 424개사, 전남 667개사 등 1091개사다.

지역 산업계의 특성상 자동차와 가전 등 원청으로부터 하청을 받아 납품하는 3차, 4차, 하청업체들이 상당수라는 점에서 해당 제도의 일몰로 인한 지역 중소기업계의 타격이 예상돼 왔다.

여기에 ‘인공지능 중심도시’를 추진 중인 광주지역 IT업계 역시 프로그래밍과 연구개발(R&D) 업무 특성상 하루 8시간 근로시간을 지키기 힘든 데다, 개발자 인력 수급이 어려워 고충을 호소한 바 있다.

하지만 30인 미만 영세업체의 추가연장근로제의 2년 연장은 아직 확정된 것이 아니다. 이를 위해서는 근로기준법 개정이 필요해 국회 논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이창호 중소기업중앙회 광주전남지역본부장은 “주 52시간을 초과하는 30인 미만 제조업의 대부분이 추가연장근로제에 의존하고 있고, 일몰이 도래하면 마땅한 대책이 없는 게 지역 중소기업계의 현실이다”며 “극심한 경기침체와 인력난으로 존폐 위기에 놓인 영세 중소기업을 위해 추가연장근로제가 꼭 연장될 수 있도록 정부와 정치계가 함께 노력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중소기업계와 달리 노동계는 정부의 추가연장근로제 연장 추진 방침에 강력한 반대 입장을 표명하며 즉각적인 철회를 요구하고 나섰다.

한국노총은 최근 성명서를 통해 “특별연장근로 인가제도와 30인 미만 사업장 대상 추가연장근로제도를 확대하는 것은 ‘주 52시간 상한제’를 무력화시키고 사실상 주 60시간 초과근무를 합법화하는 것”이라며 “우리나라의 고질적인 ‘저임금-장시간 노동체제·관행’으로 회귀하겠다는 선언이나 다름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장시간 노동은 노동자의 생명·안전과 직결되는 문제로, 대부분 산재사고가 중소·영세사업장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다”며 “30인 미만 기업에 추가연장근로를 연장한다는 것은 노동자들의 생명·안전보장, 건강권 문제를 내팽겨치고 사용자에게 최장 주52시간제 따위는 무시해도 된다는 신호를 보낸 것과 마찬가지다”고 비판의 강도를 높였다.

/박기웅 기자 pboxer@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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