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 말뿐인 AI 중심도시…‘메타버스’ 시늉만 낸다
8월 10일부터 운영 시작
허접한 배경에 빈약한 콘텐츠
활용 계획도 담당 부서도 없어
오픈 두 달…방문객 수 460명
인천 10만·제주 4만명과 대조
허접한 배경에 빈약한 콘텐츠
활용 계획도 담당 부서도 없어
오픈 두 달…방문객 수 460명
인천 10만·제주 4만명과 대조
![]() 네이버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 에서 광주시가 운영하는 메타버스 맵. <메타버스캡쳐> |
인공지능(AI) 분야 경쟁력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광주시가 말뿐인 AI 중심도시 정책을 펼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광주시와 공공기관이 너도나도 뛰어들어 ‘메타버스’ 가상공간을 만들었지만, 콘텐츠가 없을 뿐 아니라 이를 활용할 계획은 물론 담당 부서조차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23일 광주시에 따르면 지난 8월 10일 광주시는 사업비 2000만 원을 들여 네이버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에 ‘빛고을 광주광역시청 소통 플랫폼’ 운영을 시작했다.
코로나 19 팬데믹 시대에 비대면 활동이 강조되면서 ‘메타버스’가 차세대 플랫폼으로 부상함에 따라 전국의 지방자치단체와 공공기관에서 ‘제페토’, ‘이프랜드’와 같은 메타버스 플랫폼을 활용해 제작하기 시작했다.
이에 광주시도 MZ세대를 포함한 국민을 대상으로 광주시청을 홍보하고자 외주업체에 제작까지 맡겼다.
하지만 막상 광주시청 메타버스에 접속해 본 시민들은 ‘아직 공사 중인 건물 같다’, ‘차라리 만들지 말지’와 같은 반응을 보였다.
실제 시청의 내·외부를 구경할 수 있도록 꾸몄다는 제작목표와는 거리가 멀었다.
메타버스내 광주시청 1층의 민원고객봉사실은 책상도 없는 빈 공간이었다. 광주시의회동에는 이름도 없이 텅 비어있는 공간들이 대부분이었다. 광주시청 내 회의실 의자에는 앉을 수 있는 버튼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곳도 부지기수였다.
하늘의 색깔은 그래픽 작업이 완료되지 않았는지 파란색이 아닌 회색이었고, 시청 주변도 잔디와 나무뿐이었다.
상황이 이렇자 오픈한 지 두 달이 넘었지만 방문객 수는 460명 뿐으로 하루에 6명 꼴로 접속하고 있다.
광주시보다 10여 일 앞서 지난 7월 29일부터 인천시 서구에서 운영하는 ‘청라국제도시 메타버스’는 현재 방문자 수가 10만 명이 넘었고, 지난해 7월 제작된 ‘제주도 성산일출봉 메타버스’는 4만 명이 넘게 접속해 광주시와 비교되는 수치를 보이고 있다.
이곳들의 성공 요인으로 깔끔한 맵과 경쾌한 음악, 섬세한 그래픽, 다양한 즐길거리 등이 공통점으로 꼽히고 있다.
광주시뿐만 아니다. 광주의 공공기관들도 메타버스에 뛰어들었지만, 수백만 원의 예산을 사용하고서도 사실상 방치하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광주지방보훈청은 미래 세대에게 보훈의 의미와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960만 원을 들여 제페토에 ‘광주보훈랜드’를 만들었다. 5·18민주화운동 항쟁지인 옛 전남도청, 6·25 격전지인 옛 산동교 등을 구현해 지난 6월 7일부터 운영을 시작했다.
하지만 23일 오후 2시 기준 방문객 수는 1527명으로 하루 방문자 수는 10명 꼴이다.
광주시교육청은 1000만 원을 들여 제페토에 ‘광주광역시교육청 메타버스’를 만들었다. 메타버스를 활용해 교직원과 시민들에게 광주교육의 기본 방향을 홍보하기 위함이다.
지난 1월 4일 운영을 시작했지만, 현재까지 방문객 수는 2770명으로 하루 9명 접속하는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내부 탐방과 퀴즈, 미션 등 몇 가지 콘텐츠가 있지만, 맥락이 없고 일회성 퀴즈에 그치다 보니 사용자들의 관심이 줄어들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단순 기관 소개를 위한 퀴즈가 아니라 광주의 역사 등과 연계해 스토리를 입히는 방식 등을 활용해 사용자를 끌어들여야 한다는 것이다.
유희수 조선대학교 AI융합대학사업단 교수는 “‘메타버스 맵을 제작해놨으니 알아서 즐겨라’는 방식으로는 성공하기 어렵다”면서 “컨트롤타워에서 총괄해 치밀하게 시나리오를 만들어, 메타버스 맵 내에서 방문이 실제 방문으로도 이어질 수 있게끔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다”라고 지적했다.
광주시 차원의 총괄 부서가 없다 보니 메타버스 지원 예산도 거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광주 북구 일자리정책과에서는 제작비를 절감하기 위해 공무원 한 명이 스스로 공부해가며 2~3달 동안 밤을 새우고 주말을 반납해가며 메타버스 맵을 제작해 운영하고 있다.
김승원 전남대 인공지능학부 교수는 “메타버스는 10년 이내에 우리 삶에 큰 영향을 미칠 신기술이다”면서 “대형 메타버스 플랫폼을 통한 메타버스 제작뿐만 아니라 전방위적인 투자와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천홍희 기자 strong@kwangju.co.k
광주시와 공공기관이 너도나도 뛰어들어 ‘메타버스’ 가상공간을 만들었지만, 콘텐츠가 없을 뿐 아니라 이를 활용할 계획은 물론 담당 부서조차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코로나 19 팬데믹 시대에 비대면 활동이 강조되면서 ‘메타버스’가 차세대 플랫폼으로 부상함에 따라 전국의 지방자치단체와 공공기관에서 ‘제페토’, ‘이프랜드’와 같은 메타버스 플랫폼을 활용해 제작하기 시작했다.
이에 광주시도 MZ세대를 포함한 국민을 대상으로 광주시청을 홍보하고자 외주업체에 제작까지 맡겼다.
하지만 막상 광주시청 메타버스에 접속해 본 시민들은 ‘아직 공사 중인 건물 같다’, ‘차라리 만들지 말지’와 같은 반응을 보였다.
메타버스내 광주시청 1층의 민원고객봉사실은 책상도 없는 빈 공간이었다. 광주시의회동에는 이름도 없이 텅 비어있는 공간들이 대부분이었다. 광주시청 내 회의실 의자에는 앉을 수 있는 버튼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곳도 부지기수였다.
하늘의 색깔은 그래픽 작업이 완료되지 않았는지 파란색이 아닌 회색이었고, 시청 주변도 잔디와 나무뿐이었다.
상황이 이렇자 오픈한 지 두 달이 넘었지만 방문객 수는 460명 뿐으로 하루에 6명 꼴로 접속하고 있다.
![]() 인천시 서구가 운영하는 메타버스 맵. <메타버스캡쳐> |
이곳들의 성공 요인으로 깔끔한 맵과 경쾌한 음악, 섬세한 그래픽, 다양한 즐길거리 등이 공통점으로 꼽히고 있다.
광주시뿐만 아니다. 광주의 공공기관들도 메타버스에 뛰어들었지만, 수백만 원의 예산을 사용하고서도 사실상 방치하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광주지방보훈청은 미래 세대에게 보훈의 의미와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960만 원을 들여 제페토에 ‘광주보훈랜드’를 만들었다. 5·18민주화운동 항쟁지인 옛 전남도청, 6·25 격전지인 옛 산동교 등을 구현해 지난 6월 7일부터 운영을 시작했다.
하지만 23일 오후 2시 기준 방문객 수는 1527명으로 하루 방문자 수는 10명 꼴이다.
광주시교육청은 1000만 원을 들여 제페토에 ‘광주광역시교육청 메타버스’를 만들었다. 메타버스를 활용해 교직원과 시민들에게 광주교육의 기본 방향을 홍보하기 위함이다.
지난 1월 4일 운영을 시작했지만, 현재까지 방문객 수는 2770명으로 하루 9명 접속하는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내부 탐방과 퀴즈, 미션 등 몇 가지 콘텐츠가 있지만, 맥락이 없고 일회성 퀴즈에 그치다 보니 사용자들의 관심이 줄어들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단순 기관 소개를 위한 퀴즈가 아니라 광주의 역사 등과 연계해 스토리를 입히는 방식 등을 활용해 사용자를 끌어들여야 한다는 것이다.
유희수 조선대학교 AI융합대학사업단 교수는 “‘메타버스 맵을 제작해놨으니 알아서 즐겨라’는 방식으로는 성공하기 어렵다”면서 “컨트롤타워에서 총괄해 치밀하게 시나리오를 만들어, 메타버스 맵 내에서 방문이 실제 방문으로도 이어질 수 있게끔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다”라고 지적했다.
광주시 차원의 총괄 부서가 없다 보니 메타버스 지원 예산도 거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광주 북구 일자리정책과에서는 제작비를 절감하기 위해 공무원 한 명이 스스로 공부해가며 2~3달 동안 밤을 새우고 주말을 반납해가며 메타버스 맵을 제작해 운영하고 있다.
김승원 전남대 인공지능학부 교수는 “메타버스는 10년 이내에 우리 삶에 큰 영향을 미칠 신기술이다”면서 “대형 메타버스 플랫폼을 통한 메타버스 제작뿐만 아니라 전방위적인 투자와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천홍희 기자 strong@kwangju.c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