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 톡·톡] 건강한 인간관계를 위해- 김성하 조선대 시각디자인학과 2년
2022년 10월 11일(화) 00:30
우리는 사람들 속에서 마음을 치유하고 정보를 얻기도 하며 날로 발전한다.

그러나 이런 인간관계가 매번 순조롭고 이로운 방향으로만 흘러가는 것은 아니다. 사람과 사람 간의 관계는 마치 양날의 검과도 같아서 때로는 긍정적이었던 교류의 시작이 상처가 되어 돌아오기도 한다.

나는 오랫동안 인간관계에서 사람이 아닌 ‘관계’에 지나치게 집착했다. 가령 ‘오랫동안 알고 지낸 친구이기에’ ‘나이 차이가 많이 나기 때문에’ ‘직책이 높은 분이기에’ 등 타인과 나의 관계를 일선에 정의해 선을 긋고는 했다. 그리고 그 선을 넘으면 관계를 망칠 것이라는 걱정에 사로잡혀 무조건적인 을을 자처하거나 내 생각과 감정을 2순위에 두었다.

돌아보면 이런 회의적인 태도가 나에게 그리 좋은 영향을 주지는 못한 것 같다. 상대와의 사이를 정의하는 틀에 나를 온전히 맞추기 위해서는 본성을 외면해야 했고, 이는 감정과 의견을 숨겨야 하는 이유가 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솔직하지 못한 관계는 결국 탈이 난다. 어느 한쪽은 을을 자처하며 열등감과 자아의 불안정함에 휩싸이게 되고 다른 한쪽은 독단이 습관처럼 굳어지게 된다. 이런 기울어진 관계에서 쌓이기 시작하는 불편함은 뒷말과 스트레스가 되고 언젠가 어떤 방식으로든 터지고 만다. 나 또한 앙금을 쌓아 두는 습관으로 인해 그렇게 지키고 싶었던 소중한 관계가 더욱 쉽게 무너져 버리는 경험을 해봤다.

문득 불쾌하게 끝났다고 느꼈던 모든 사람과의 관계를 다시 돌아봤다. ‘그때 나의 의견을 정확히 전달했다면’ ‘내 생각을 정중히 말했다면’ 적어도 서로 찝찝함을 남기거나 단절하고 말았던 극단적인 결말을 피했을지 모른다. 그리고 그 속에는 관계 유지라는 명목으로 누군가와 부딪혀서 대화하려는 노력조차 없이 타인을 판단하고 거리를 두었던, 그게 옳다고 생각했던 나의 편협한 사고가 뿌리를 내리고 있었다.

이런 경험과 성찰을 통해 세상에 나와 퍼즐처럼 꼭 들어맞는 사람은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또한 우리는 조율을 통해 서로를 맞춰가는 융통성이 있다는 점에서 엄연히 퍼즐과 달랐다. 그래서 인간관계란 한편의 일방적인 ‘맞추기’가 아니라 함께 ‘맞춰 가기’가 돼야 하며 이를 위해서 서로는 생각과 의견을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다양한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

우리가 이야기하는 상대는 자라온 배경부터 시작해 대화에서 선택하는 단어, 사소한 어투 하나하나마저도 차이가 난다. 따라서 진심을 전달하고 싶다면 내가 말하는 방식만 고집하는 것이 아닌, 그들에게 더 직관적으로 다가서는 대화법을 고민해 보는 것도 좋다. 누군가에게는 직설적인 표현이,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부드러운 대화가 그의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것처럼 말이다. 자아와 자존감을 지킬 수 있는 당당하고 솔직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소통의 방법을 고심해 보자. 말의 본질에 있어서는 정직하고 애써 숨기지 않되 이것을 어떻게 전달하는 것이 좋을지를 고민하자는 것이다. 소통은 인간관계에서 우리에게 주어진 일종의 열쇠다.

상대를 고려해 다양한 소통의 자세를 고민하고 적용해 나갈수록 여러 상황에서 신뢰의 문을 열어 관계에 유동적으로 대처하기 쉽다.

나아가 진정한 대화라고 할 수 있는 이런 과정들이 익숙해지면 마음의 먼지를 털어 내는 게 더 이상 부담스럽고 피하고 싶은 일이 아니게 된다.

먼지를 털고 나면 더 밝고 깨끗한 마음이 남아 긍정적인 대인관계를 만들어 나갈 수 있음을 깨닫기 때문이다. 결국 인간관계는 하나의 지속적인 관리 대상이기에 의식적으로 점검해 가며 유연하고 건강한 사이클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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