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퍼스 어르헝, 코리안 드림 ‘성큼’…귀화시험 합격
10월 개막 V리그 뛸 수 있어
친근한 이름으로 변경도 검토
2022년 09월 18일(일) 20:25
AI페퍼스 체웬랍당 어르헝(18·목포여상 출신·사진)이 코리안 드림에 성큼 다가섰다.

페퍼저축은행은 “어르헝이 지난 16일 광주출입국외국인사무소에서 귀화 면접 시험을 봤고, 이튿날 합격 통보를 받았다”고 18일 전했다.

몽골 출신인 어르헝이 한국 국적을 취득함에 따라 오는 10월 개막하는 2022-2023 V리그에서 곧바로 뛸 수 있게 됐다.

어르헝이 데뷔하면 V리그 국내 최장신(194.5cm) 선수로 등록된다. 우월한 체격 때문에 페퍼의 높이를 보강할 자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미들블러커(센터)인 어르헝은 한국 여자배구대표팀의 미래자원으로 꼽힌다.

김형실 페퍼스 감독은 “스피드가 빼어나지는 않으나 미리 예측하고 플레이하는 센스가 있다”며 “차세대 국가대표 미들블로커를 키운다는 생각으로 지도할 생각이다. 페퍼에서 성장하는 미래 국가대표를 보는 것도 광주·전남 팬들에게 남다른 의미가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구력이 일천한데다 경기 경험이 없는 점은 한계다.

몽골 클럽에서 2년, 목포여상에서 3년 동안 훈련한 게 전부다. 게다가 페퍼 선수단과 함께 하면서도 귀화면접 시험 공부에 올인하는 바람에 그동안 연습을 하지 못했다.

김 감독은 “실전 감각을 키우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가급적 많은 경기에 출장시키려 한다”고 설명했다.

어르헝은 곡절 끝에 신인드래프트에서 AI페퍼스 지명을 받았다. KOVO 규약에 따르면 귀화 선수로서 드래프트를 신청한 선수, 귀화 신청 후 귀화 승인이 완료되지 않았으나 전 구단의 동의로 귀화 절차 중인 선수는 신인 드래프트에 참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어르헝은 두번째 케이스로 페퍼스 지명을 받을 수 있었다.

2004년 몽골 울란바토르에서 태어난 어르헝은 2019년 한국에 왔다. 당시 어르헝의 입학을 약속했던 우리나라 학교에서 차질이 빚어져 ‘미아’가 될 뻔 했다.

목포여상 정진 감독은 어르헝의 플레이를 담은 동영상을 보고 두 말 않고 목포여상에 입학시키고 조련했다.

어르헝은 KGC인삼공사 주전세터 염혜선(31·목포여상 출신)과 의자매다. 염혜선이 부모를 설득하고 입양한 덕분이다.

비시즌 때마다 모교를 방문해 후배를 응원하던 염혜선에게 목포여상 정진 감독이 권유한 게 인연의 시작이다.

김형실 감독과 구단은 어르헝이 팬들에게 더 다가갈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더 친근한 이름으로 바꾸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 본인도 흔쾌히 동의했다고 한다.

아예 한국식 이름으로 새로 짓거나 닉네임을 정해 유니폼에 새기는 방안이다. V리그에서는 본명이 아닌 닉네임도 가능하다.

/윤영기 기자 penfoot@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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