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전대 룰’ 후폭풍…당권레이스 출발부터 파열음
비대위, 전준위 의결안 번복 결정에 곳곳 강한 반발
친이 “민주주의 죽이기” vs 반이 “역선택 방지 걷어내야”
2022년 07월 05일(화) 19:15
더불어민주당 친이재명계 의원들이 5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전대 룰과 관련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정성호·정청래·박주민·김병욱·양이원영·김남국·김용민·장경태 의원.
더불어민주당이 전당대회를 앞두고 혼란스러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재명 고문의 당권 도전에 반발하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경선 룰을 둘러싸고 거센 후폭풍이 일고 있다.

5일 민주당에서는 비상대책위원회가 전날 전당대회준비위원회(전준위)의 의결안 일부를 뒤집은 것을 두고 곳곳에서 강한 반발이 터져 나왔다. 안규백 전준위원장은 이날 위원장직에서 전격 사퇴했고, 친이(친이재명) 의원들을 중심으로는 비대위의 결정을 되돌리기 위한 연판장까지 돌았다.

이번 사태의 핵심은 무엇보다 비대위가 당대표·최고위원 예비경선(컷오프) 선거인단을 기존대로 중앙위원들이 독식하도록 한 것이 뇌관으로 작용했다.

전준위가 ‘중앙위 100%’였던 예비경선 투표 비중을, ‘중앙위 70%·국민 여론조사 30%’로 변경했으나, 비대위가 이를 원위치시키면서 사단이 난 것이다. 비대위의 ‘번복 결정’이 나오자 당내 성토가 빗발쳤다. 주로 친이재명계 의원들이 앞장섰다.

이 고문의 최측근인 정성호 의원을 비롯한 친이재명계 의원들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비대위가 당원들의 투표권을 제한하고 민주주의의 기본적인 절차마저 훼손하는 결정을 했다”며 비대위의 결정을 되돌리기 위한 ‘전당원 투표’를 요구했다. 회견 성명서에는 친이재명계를 중심으로 총 38명의 의원이 서명했다.

친이재명계 김남국 의원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지금 이런 전대 룰이라면 이재명도 얼마든지 컷오프될 수 있다”며 “비대위의 결정은 민주당의 민주주의를 죽인 것”이라고 비난했다. 김병욱 의원도 페이스북에서 “(예비경선에) 국민여론조사를 도입하는 것은 국민의 목소리를 반영하기 위한 최소한의 노력이었으나 비대위는 이를 외면했다”고 지적했다.

반면, 97그룹(90년대 학번·70년대생) 당권 주자인 강병원 의원은 라디오에 나와 “중앙위는 오랫동안 당대표 후보와 최고위원들을 잘 추려서 국민께 내보이는 기능을 해왔다”면서 “이재명을 컷오프하기 위한 비대위의 결정이라는 주장은 이해하기 힘들다”며 친명계 주장과 거리를 뒀다.

아울러 비이재명계에서는 본선에서 실시되는 국민 여론조사를 민주당 지지층과 무당층을 상대로만 하도록 한 ‘역선택 방지’ 규정을 그대로 놔둔 데 대해 화살을 돌렸다. 역선택 방지 조항으로 인해 사실상 강성 당원의 여론만 ‘일반 민심’으로 반영된다는 주장이다.

조응천 의원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국민여론조사라고 해봐야 결국은 민주당 지지층에 국한돼 일반 민심과는 괴리된 결과가 나온다”며 “역선택 방지 규정을 걷어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비대위가 ‘최고위원 권역별 득표제’를 도입한 것을 두고도 파열음이 잇따랐다. 친이재명계에서는 권역별 득표제가 최고위원 출마를 검토 중인 수도권 강경파 초선 의원들의 ‘지도부 진입’을 차단하기 위한 것이라는 의구심마저 품고 있다.

이에 비대위 관계자는 “지도부 선출에 있어 지역을 배려해야 한다는 것은 당헌·당규상 권고에 불과했다”며 “이 문제를 비대위에서 사전에 충분히 논의했고 그 과정에서 합의안이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은 5일 페이스 북에 올린 글을 통해 이재명 상임고문의 당권 도전을 강력 비판했다. 임 전 실장은 “기본과 상식을 벗어난 행동을 보면 창피함을 느낀다. 대선 이후 민주당 당 대표와 대선후보의 행동이 그러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재명의 민주당’은 광주의 질문에 대한 답이 될 수 없다. ‘민주당의 이재명’으로 돌아오기를 바란다”며 사실상 이 고문의 전대 불출마를 촉구했다.

/임동욱 선임기자 tuim@kwangju.co.kr
이 기사는 광주일보 홈페이지(www.kwangju.co.kr)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

URL : http://www.www.kwangju.co.kr/article.php?aid=1657016100740732004
프린트 시간 : 2025년 12월 29일 12:10: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