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성 출신 이창수 시인, 귀향·이별…진정성 가득한 삶 형상화
세 번째 시집 ‘횡천’ 펴내
2022년 06월 22일(수) 18:30
“이별을 피할 수 없는 게 인간의 숙명인가 보다. 우울한 마음을 달래려 섬진강을 따라가다 지리산을 만났다. 섬진강과 지리산 앞에 서니 말이 적어지고 눈과 귀가 즐겁다.”

보성 출신 이창수 시인이 세 번째 시집 ‘횡천’(문학세계사)를 펴냈다.

두 번째 시집 ‘귓속에서 운다’ 이후 10년 만에 발간한 시집은 그동안 시의 삶의 이력을 엿볼 수 있는 작품들이 다수 담겨 있다. 귀향, 이향, 이별, 성찰 등 시인은 지난 시간 여러 일들을 겪으며 바쁘게 살았다.

그럼에도 그의 시는 고영민 시인의 표현대로 ‘진정성’이 가득하다. “정확하게 자기 삶의 방식, 태도와 일치”하는 그의 작품은 시가 곧 삶이라는 등식을 떠올리게 한다. “경험적 진실을 통해 상처 입은 존재들에게 곁을 내주”는 시선은 그의 시가 지닌 미덕이라 할 수 있다.

“시냇물이 옆으로 흘렀네/ 마을에 식자가 있어 횡천이라 불렀네/ 시냇물 따라 버드나무가 자라고/ 버드나무는 새와 구름 불러왔네/ 냇가에 작은 술집도 생겼다네/ 술집에서 나온 사람들이 옆으로 걸었네// 횡천 거슬러 올라가셤/ 푸른 학 날아다니는 청학동이 나온다네…”

표제시 ‘횡천’은 자본주의적 삶의 방식으로 인해 변해가는 농촌의 모습을 그린 작품이다. 개발과 자본의 횡포는 순박한 마을, 순박한 자연을 이전과는 다른 모습으로 바꾸어버렸다. 그러나 횡천은 세상의 일반적인 시간과 시각과는 다르 흐른다.

이진우 시인은 해설에서 “횡천에 뜬 일월성신은 우주의 시간이고 질서이다. 그래서 사람들의 그물에는 걸리지 않는다. 시인의 눈은 그것을 본 것이리라”고 평한다.

한편 이창수 시인은 광주대 문예창작과를 졸업하고 중앙대 문예창작과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시 전문지 ‘시안’으로 등단했으며 시집 ‘물오리사냥’을 펴냈다. 2016년 보성 예총회장을 역임한 뒤 현재 광주시 남구청 홍보팀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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