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숙 시인, 현재를 구성하는 동력인 기억 시적 형상화
세 번째 시조집 ‘튤립의 갈피마다 고백이’ 펴내
2022년 05월 30일(월) 18:50
‘현대시조 100인선’을 출간한 바 있는 이명숙 시인이 세 번째 시조집 ‘튤립의 갈피마다 고백이’(문학들)를 펴냈다.

기억을 모티브로 한 작품이 다수 수록된 이번 작품집은 모두 68편의 시를 담고 있다. 이때의 기억은 이송희 시인의 표현대로 “단순하게 과거를 떠올리거나 재생하는 방식이 아니라 현재를 구성하는 동력”이라고 말한 것처럼, 화자의 기억은 역동적이다. 또한 그것은 고스란히 시적 형상화에도 반영이 돼, 이미지 전환을 속도감 있게 펼쳐낸다.

“한물간 사랑에도 밑불은 남았을까/ 마른천둥 치듯이 짱짱하게 울었다/ 아닌 척/ 널 중심으로/ 피었다가/ 여의는…”

위 시 ‘해바라기’는 관계의 거리와 대상의 이중성을 드러낸 작품이다. 거리는 기억에서 파생되며 이중성은 ‘당신’과 ‘나’를 함의하는 해바라기가 발현하는 의미다.

시인은 이번 작품집에서도 특유의 독창적 이미지와 세련된 표현을 선보인다. 표제시 ‘튤립의 갈피마다 고백이’는 선명한 이미지가 돋보인다.

“이 하루 조롱하며 마침 불어온 바람 나를 겨냥한 듯이/ 슬쩍 민 것뿐인데/ 이생이 살얼음인 걸 또 까먹어 피멍 든”

튤립이 환기하는 심상은 깊고 예리하고 아름답다. 대상을 자신만의 언어로 그려내는 솜씨가 만만치 않다. 그저 스쳐 지날 수 있는 길가의 튤립을 시인은 순간 포착으로 절묘하게 형상화한 것이다.

한편 이명슥 시인은 지난 2014년 지역 일간지 신춘문예와 같은 해 ‘시조시학’으로 등단했다. 시조집 ‘썩을,’ 등을 펴냈으며 시조시학 젊은시인상을 수상했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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