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 출신 김규성 시인 시집 ‘중심의 거처’ 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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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을 ‘왜’와 씨름해 왔다. 그런데도 왜 태어났는지, 왜 사는지, 또 왜 죽어야 하는지 갈수록 묘연하기만 하다. 할 수 없이 남은 시간이라도 ‘어떻게’와 친해 보려고 하지만 이 또한 만만치 않다. 이번까지만 두 명제와 섞어치리고 담합하고, 다음 시집에는 홀연히 ‘어떻게’에 치중하기로 한다.”
영광 출신 김규성 시인이 네 번째 시집 ‘중심의 거처’(문학들·사진)를 펴냈다. 모두 60여 편의 작품이 수록된 시집은 시에 대한 진정성, 창작에 임하는 자세 등을 엿볼 수 있는 시들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그러한 진정성이 고루하거나 박제된 사유에 머물지 않고 유연하면서도 활달하다.
“이르자마자 곧 떠나야 하는/ 거기가 출발점이어서/ 현재가 없듯이/ 따로 정처가 없는/ 강물의 중심은 어디일까/ 잠시 몸 쉬고 있는/ 한순간도/ 가만있지 못하고 흐르는/ 이 마음의 중심은 어디일까…”
표제시 ‘중심의 거처’는 시인의 지적 지향을 엿볼 수 있는 수작이다. 화자는 중심은 보이지 않으나 분명 중심을 견지하는 강물의 생래적인 특질을 주목한다. 고여 있지 않은 강물을 모티브로 마음의 중심을 돌아보는 화자는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중심의 거처’가 어디냐고 묻는다. 어쩌면 그것은 시를 짓거나 문학을 하는 이들을 향한 정중한 물음일 것도 같다.
시집 뒷부분에는 ‘時論 혹은 詩論’도 함께 수록돼 있어 시인의 시 세계가 어디에 근거하고 있는지 가늠할 수 있다. 시인이 상정하는 진정성은 “자유와 정의, 상생과 진보를 지향하는” 고귀한 성정이다.
한편 시인은 지난 2000년 현대시학으로 등단했으며 시집으로 ‘고맙다는 말을 못했다’, ‘신이 놓친 악보’, ‘시간에는 나사가 있다’와 산문집 ‘산들내 민들레’, ‘모경(母經)’, ‘산경(山經)’ 등이 있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이르자마자 곧 떠나야 하는/ 거기가 출발점이어서/ 현재가 없듯이/ 따로 정처가 없는/ 강물의 중심은 어디일까/ 잠시 몸 쉬고 있는/ 한순간도/ 가만있지 못하고 흐르는/ 이 마음의 중심은 어디일까…”
표제시 ‘중심의 거처’는 시인의 지적 지향을 엿볼 수 있는 수작이다. 화자는 중심은 보이지 않으나 분명 중심을 견지하는 강물의 생래적인 특질을 주목한다. 고여 있지 않은 강물을 모티브로 마음의 중심을 돌아보는 화자는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중심의 거처’가 어디냐고 묻는다. 어쩌면 그것은 시를 짓거나 문학을 하는 이들을 향한 정중한 물음일 것도 같다.
한편 시인은 지난 2000년 현대시학으로 등단했으며 시집으로 ‘고맙다는 말을 못했다’, ‘신이 놓친 악보’, ‘시간에는 나사가 있다’와 산문집 ‘산들내 민들레’, ‘모경(母經)’, ‘산경(山經)’ 등이 있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