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출신 ‘거리 천사’역 김은숙 배우 “광주 진실 전하는 진정성이 중요하죠”
2022년 05월 04일(수) 21:30
광주 출신으로 ‘거리 천사’역을 맡은 김은숙 배우는 “뮤지컬 ‘광주’는 광주의 이야기이다 보니 초연 때부터 관심이 있었다”며 “그들이 그려내는 광주는 어떠한지 궁금하면서도 한편으로 우리 지역 예술인들이 많이 참여를 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간담회에는 광주 금남로를 상징하는 ‘거리 천사’를 맡아 열연을 한 배우 김은숙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세 번째 시즌에서 배우 오디션 공모를 한다는 소식을 접하고 ‘나이 마흔에 새로운 도전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참여 이유를 밝혔다. 사실 광주 출신 배우가 ‘광주’를 그린 작품에 참여한다는 것은 그 자체로 의미가 있다.

“80년 광주 오월은 늘 심장을 뛰게 하고 마음을 따뜻하게 한다. 그 때문에 더더욱 이번 작품이 어떻게 펼쳐질지 궁금했다. 지난 3월부터 연습이 시작됐는데 배우들의 눈빛에서 진심을 봤다. 80년 5월을 연기하며 눈물을 흘리고 민주주의를 외치는 함성이 제 가슴을 뛰게 했다”

극중에서 그는 금남로의 ‘금마담’으로 불린다. 풍류를 알고 삶과 인간에 대한 깊은 통찰을 지닌 거리의 철학자다. 광주시민들과 역사의 순간을 함께하고 마지막 장면에서는 산 자와 죽은 자가 어울리고 화해하는 장면에서 넋을 위로하는 역할이다.

사실 광주에서 활동하는 배우로 이번 작품 참여에 대한 부담이 없었다면 거짓말이다. 서울에 올라가기 전 광주에서 노래와 연기 연습에 심혈을 기울였다. ‘이번 작품에서 가장 심혈을 기울였던 부분이 무엇이냐’는 물음에 ‘진정성’을 꼽았다. 소시민들의 뜨거운 투쟁, 열사들의 이야기가 주된 서사인 만큼 배우의 진정성은 중요한 덕목이라는 것이다.

배우로서의 첫발은 고등학교 3학년 때였다. 고교 연극반에서 만난 연극강사였던 분의 권유가 결국 오늘에까지 연극 인생을 사는 계기가 됐다. “연극해볼 생각 없느냐”는 물음에 그는 무심결에 “돈 못 벌 잖아요”라고 말했던 기억이 있다. 그렇게 목포에 있는 극단 갯돌에 입단한 지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21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갯돌에서 활동할 당시 뮤지컬 ‘난영’에 난영 역으로 출연했는데, “첫 주연이라 가장 기억에 남는 배역”이었다. 이후 그는 놀이패 신명에 입단해 마당극 ‘일어서는 사람들’, ‘꽃등 들어 님오시면’, ‘꽃 같은 시절’ 외 여러 작품에 참여했다. 그리고 같은 길을 걷고 있는 남편과 함께 극단 깍지를 만들어 ‘지금이 전성기’, ‘세월호 추모굿-기억의 길’, 창작극 ‘어머니와 그’ 등의 작품에서 연기를 했다. 특정 장르에 제한하지 않고 마당극, 창극, 연극, 뮤지컬 등 다양한 형식의 극 활동을 해왔다.

“배우로서의 삶은 전부일 만큼 다른 일을 해본 적이 없다. 연기를 잘 하는 배우는 아니지만 연기를 했을 때 가장 행복하고 삶은 더 풍족해지는 느낌을 받는다. 배우는 김은숙이고, 연기는 제 삶이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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