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인사이드] 신생아 산후조리원에 두고 달아난 20대 부부
각자 부모 집에 얹혀살아…양육 다투다 홧김에 아이만 남겨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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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부부가 갓 태어난 아기를 광주의 한 산후조리원에 두고 달아났다가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광주경찰청과 나주시 아동보호팀은 A(27)·B(여·23)씨 부부를 영아 유기 혐의로 합동 조사 중이라고 3일 밝혔다.
부부는 지난 30일 비용을 치르지 않고 광주시 서구 모 병원 부설 산후조리원을 나섰다. 3일 동안이나 신생아를 찾으러 오지 않자 병원 측 신고를 받고 경찰 수사가 시작됐다.
경찰과 나주시에 따르면, 이들 부부는 출산과 양육을 두고 다툼을 벌여오다 홧김에 병원을 박차고 나선 것으로 조사됐다. 부부는 1년 남짓 사귄 사이로, 지난해 8월 갑작스레 임신 사실을 알게 되자 급히 혼인 신고를 했다고 한다. 출산이 임박해지자 나주에 살던 부부는 지난달 말 병원을 찾았다.
둘은 법적으로는 부부였지만, 각자 부모 집에 얹혀살고 동거는 하지 않았다. 두 사람 모두 직업을 구하지 못한 상태라 경제적 이유 등으로 다툼이 잦았다고 한다. 출산과 출산 이후의 양육을 놓고도 입장이 달랐던 것도 줄기찬 다툼의 이유가 됐다.
아빠 A씨는 경제적 여건을 이유로 아이를 키울 의지가 없었으며, B씨는 능력이 부족하더라도 부부가 함께 직접 아이를 키우고 싶어 했던 것으로 나주시는 파악했다.
말다툼에 지쳤던 아내 B씨가 퇴원일인 지난 30일 화를 참지 못했고, “남편이 아이를 신경 안 쓰겠다고 하니, 나도 그러겠다”며 병원을 뛰쳐나갔다고 한다. 이후 병원비는 남편 A씨 가족이 치렀다.
나주시 관계자는 “B씨는 아이를 꼭 키우고 싶어 하지만, 당장 경제적 능력이 불안정한 상황”이라며 “아이 엄마와 꾸준히 면담하고 경제적인 능력을 갖출 수 있는 충분한 시간과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했다. 다만 나주시는 “일시적으로 아이와 엄마는 분리 조치할 계획이다. 당장은 분리돼 있어도 엄마는 언제든 아이를 만나러 영아일시보호소를 찾아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영아 유기·방임 혐의를 적용할 수 있는지 검토하고, 부부의 가정환경과 경제적 상황, 양육 의사 등을 확인한 뒤 아동 보호조치 여부를 판단키로 했다.
/유연재 기자 yjyou@kwangju.co.kr
광주경찰청과 나주시 아동보호팀은 A(27)·B(여·23)씨 부부를 영아 유기 혐의로 합동 조사 중이라고 3일 밝혔다.
부부는 지난 30일 비용을 치르지 않고 광주시 서구 모 병원 부설 산후조리원을 나섰다. 3일 동안이나 신생아를 찾으러 오지 않자 병원 측 신고를 받고 경찰 수사가 시작됐다.
둘은 법적으로는 부부였지만, 각자 부모 집에 얹혀살고 동거는 하지 않았다. 두 사람 모두 직업을 구하지 못한 상태라 경제적 이유 등으로 다툼이 잦았다고 한다. 출산과 출산 이후의 양육을 놓고도 입장이 달랐던 것도 줄기찬 다툼의 이유가 됐다.
말다툼에 지쳤던 아내 B씨가 퇴원일인 지난 30일 화를 참지 못했고, “남편이 아이를 신경 안 쓰겠다고 하니, 나도 그러겠다”며 병원을 뛰쳐나갔다고 한다. 이후 병원비는 남편 A씨 가족이 치렀다.
나주시 관계자는 “B씨는 아이를 꼭 키우고 싶어 하지만, 당장 경제적 능력이 불안정한 상황”이라며 “아이 엄마와 꾸준히 면담하고 경제적인 능력을 갖출 수 있는 충분한 시간과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했다. 다만 나주시는 “일시적으로 아이와 엄마는 분리 조치할 계획이다. 당장은 분리돼 있어도 엄마는 언제든 아이를 만나러 영아일시보호소를 찾아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영아 유기·방임 혐의를 적용할 수 있는지 검토하고, 부부의 가정환경과 경제적 상황, 양육 의사 등을 확인한 뒤 아동 보호조치 여부를 판단키로 했다.
/유연재 기자 yjyou@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