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 새내기’ 정정훈 씨 “무기력한 일상에 달리기는 최고의 활력소”
체중감량 목표로 달리기 시작
지난해 광주달리기 교실 참여…마라톤 풀코스 완주 목표
2022년 04월 11일(월) 22:45
“달리기가 일상을 바꿔놓기 시작했어요. 체중 감량을 위해 시작했지만 지금은 아들과 소통하는 매개체이자 활력소입니다.”

중년에 접어들면 그 누구도 건강문제에서 예외일 수 없다. 음식을 가려 먹게되고 자연스레 체중 감량도 고민하게 된다.

마라톤 새내기 정정훈(48)씨가 달리기를 시작한 것도 같은 이유였다. 키 176㎝에 체중이 105㎏에 육박하던 정씨는 몸무게 탓인지, 특별한 지병이 없는데도 피로감과 무기력감이 일상생활에 영향을 미칠 정도로 심해졌다. 일단 체중 감량을 목표로 달리기를 시작해보자 결심했다. 처음에는 단순히 체중감량이 목표였지만, 달리다 보니 몸이 건강해지는 게 느껴지고 활력이 생겼다.

“2년 전에 혼자 달리기를 시작했어요. 몸이 변하는 게 느껴지니까 달리기에 빠지게 됐죠. 그러던 중 지난해 1월 광주달리기 교실에 참여하게 됐어요. 기록에 도전해보고 주법도 배우려고요.”

‘고수’들이 즐비한 동호회에 참여하니 호흡법과 리듬 등 달리기에 대한 기본적인 방법을 배울 수 있었다. 특히 어린시절 무릎 수술을 했던 정씨는 혼자 달리기를 하던 때에는 무릎이 걱정되고 약간의 통증도 느껴졌지만, 광주달리기 교실에서 만난 선배 마라토너들에게 정확한 자세를 배우고 나서부터 통증이 사라졌다. 105㎏이던 몸무게도 어느새 80㎏ 후반까지 감량했다.

자신감이 생긴 정씨는 내친김에 마라톤 풀코스 완주를 목표로 삼았다. 이틀에 한번씩 선배 동호인들과 도심을 달렸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 때문에 대부분 마라톤대회가 축소되거나 취소되면서 뛰어볼 기회가 좀처럼 생기지 않았다. 그러다 장성에서 트랙 105바퀴(42.195㎞)를 도는 기회가 생겼고, 생애 첫 풀코스 길이의 마라톤에서 3시간 4분 5초를 기록했다.

“첫 도전한 풀코스 트랙에서 완주가 목표였어요, 내심 싱글(3시간 10분대)을 기록해 보자고 욕심내긴 했는데 훨씬 좋은 기록이 나왔죠. 자신감이 붙는 계기가 됐어요.”

마라톤은 아들과 소통하는 역할도 했다. 정씨는 서울에서 대학을 다니는 아들과 평소 소통할 기회가 적었는데, 군에서 전역한 아들이 정씨의 권유로 달리기를 시작하면서 요즘엔 달리기를 소재로 많은 대화를 나누는 등 부자사이가 한층 깊어졌다. “요즘 아들이 기록 욕심을 내는 것 같길래, 너무 욕심내지 말라고 했어요. 곧 아들과 풀코스를 완주할 날이 오겠죠.”

정씨의 남은 목표는 서브스리(마라톤 풀코스를 3시간 이내에 완주하는 일)다.

정씨는 “목표는 부끄럽지만 공식대회에서 서브스리를 달성해보는 것”이라며 “마라톤을 오래하지 않았지만, 감히 달리기가 자기관리에 최고라고 자부한다. 달리기 위해 자연스레 술자리도 줄이게 됐고, 식이요법도 하게 됐다. 마라톤은 자동차 생산라인에서 근무하며 무기력해진 제 삶에 자신감을 되찾아준 존재”라고 말했다.

/김민석 기자 mski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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