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 오디세이 味路-맛있는 도시 나주…건강한 맛에 반하다
■사회적기업 아뜰리에 이화 ‘이화빵집’
배 발효종 활용 풍미 뛰어나고 깊은 맛
판매할 빵보다 많이 만들어 기부하기도
■농업법인 레인보우팜 ‘올작’
쌀빵·쌀면 등 국내산 쌀만 사용
올바르고 정직하게 만든 먹거리
■복합문화공간 ‘3917마중’ 나주배 한상세트
폐가 매입 5년간 조성 ‘핫플레이스’로
고택서 즐기는 ‘나주배 한상세트’ 힐링
2022년 04월 04일(월) 19:10
카스테라, 만쥬, 양갱 3종 세트로 구성된 ‘나주배로’.
◇사회적기업 아뜰리에 이화 ‘이화빵집’

나주 빛가람동에 위치한 로컬푸드 직매장에 들어서니 고소한 빵 냄새가 기분좋은 자극을 준다. 매장 한쪽에 들어서 있는 ‘이화빵집’에서 풍겨져 나오는 냄새였다.

“내 가족이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건강한 빵”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청정 나주배를 이용한 베이커리를 생산하는 ‘이화빵집’은 사회적기업 ‘아뜰리에 이화’가 탄생시킨 브랜드다.

아뜰리에 이화 박초희 대표(오른쪽).
아뜰리에 이화는 농민들이 정성들여 재배한 우리밀과 쌀을 이용해 안전하고 건강한 먹거리를 제공한다. 박초희 대표는 3無(방부제, 계량제, 유화제) 3有(우리밀·쌀, 천연배발효종, 유정란) 정책을 통해 나주에서 생산되는 농·특산물로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먹거리를 만들겠다고 강조한다.

우리밀 빵은 질감이 거칠고 글루텐 함량이 낮아 볼륨을 살리는 것도 쉽지 않다. 박 대표는 이를 보완하고자 직접 베이커리를 배우고 서울을 오가며 발효종을 찾아나갔다. 그렇게 찾아낸 게 배 발효종이다. 숙성기간은 오래 걸리지만 풍미가 좋아지고 맛에 깊이가 생겨나고 먹고 난 후에도 소화력이 좋은 배 발효종 빵이 만들어졌다.

‘이화빵집’에서 맛볼 수 있는 빵은 80여 가지나 된다. 촉촉한 크림 롤케이크, 밤앙금이 들어간 구리블 쿠키와 생 레몬을 직접 짜서 넣은 조개모양의 레몬다이스 마들렌, 베비 만쥬와 계피만쥬, 쿠키류도 다양하다. 다양한 빵 중에서도 인기가 높은 건 쌀단팥빵과 흑미쌀식빵, 크림치즈 마늘빵, 쫀득 샤브레다.

농가수매를 통해 구입한 우리팥과 100% 쌀로 만든 쌀 단팥빵은 식사대용으로도 손색이 없다. 본래 갓 구운 빵은 다 맛있는 법이지만 흑미를 넣은 흑미쌀식빵도 쫄깃한 맛 덕에 단골들이 많이 찾는다. 온라인 판매율이 유독 높았던 제품인 쫀득 샤브레는 팥과 크림치즈 두 가지 맛 모두 사랑받는 빵으로 꼽힌다.

나주배빵의 브랜드화를 위한 나주시 공모사업에 선정되어 만들었던 ‘나주배로’는 카스테라, 만쥬, 양갱 3종 세트다. 선물용으로도 인기가 좋은 ‘나주배로’는 현재 매장 판매는 잠시 중단됐지만 올해 안에 광주에 해썹(HACCP) 시설을 갖춘 공장이 완공되면 다시 판매를 시작할 예정이다.

“우리밀은 빵을 만드는데도 맛을 내는데도 쉽지 않아요. 유통기한도 짧고, 쌀빵은 특히 하루 지나면 딱딱해지는 특성도 있어서 만드는 입장에서 어려운 건 분명하지만 이렇게 먹으면 건강하다는 걸 알기 때문에 좋은 재료를 넣어 건강한 먹거리를 만들겠다는 미션을 실행하고 있습니다. 건강을 생각하는 분들이 저희 빵을 먹고 좋아하는 모습을 보면 저희들도 덩달아 기분이 좋아집니다.”

건강에 좋은 빵을 이웃들에게 나눔하는 것도 아뜰리에 이화의 미션 가운데 하나다. 사회적 기업이라는 미션에 맞춰 비즈니스 모델을 찾은 게 건강한 먹거리였고. 팔리는 양보다 많은 양의 빵을 만들어서 복지관이나 아동시설 등에 기부함으로써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아뜰리에 이화의 건강하고 맛있는 빵은 홈페이지를 통해 온라인 주문도 가능하다.

레인보우팜 류정희 대표.
◇농업법인 레인보우팜 ‘올작’

쌀의 고장으로 유명한 나주에서 다양한 쌀 가공식품을 만드는 기업 ‘레임보우팜’을 찾았다. (재)전남생물산업진흥원 식품산업연구센터에 입주해 있는 농업회사법인 레인보우팜은 청년농업인 류정희 대표가 2017년 설립한 사회적 기업이다. 지역 농민들과 협업해 지역 농산물을 활용한 쌀과자, 쌀빵, 쌀면 등 다양한 쌀 식품을 연구 개발한다.

우리쌀 소비 촉진을 위해 시작한 만큼 국내산 쌀만을 사용하는데 그중에서도 나주 농민들과 계약재배를 통해 쌀을 생산한다. 특이한 건 우리가 밥으로 지어먹는 일반 쌀이 아닌 가공용으로 개발된 종자를 재배해서 사용한다는 점이다.

식감과 맛을 동시에 잡기 위해 노력하던 류 대표는 농촌진흥청에서 개발한 가공 전용 쌀 품종인 ‘보람찬’을 알게 됐다. 가공용 쌀인 보람찬은 일반 쌀과 비교했을 때 미질도 다르고 수확량도 다르다. 1년에 60t 이상을 생산하고 있으며 제품 수요가 늘고 있어 앞으로 계약재배 규모를 더 키워나갈 방침이다.

“레인보우팜을 시작할 때 쌀 관련 제품들이 한창 많이 나올 때였어요. 하지만 대부분 수입산 쌀을 이용하거나 쌀에 밀가루가 포함돼 있는 경우가 많았죠. 100% 우리쌀을 이용하면서도 소비자들이 찾는 음식을 찾겠다는 생각으로 연구를 많이 했고 대중적으로 알려진 과자류나 면 제품을 중점적으로 만들어보기 시작했습니다.”

레인보우팜 ‘올작 나주배쌀빵’.
쌀 가공식품은 밀가루에 비해 실패확률이 크다. 제품 하나를 개발하더라도 비용이 많이 들 수 밖에 없다. 다양한 시장조사를 통해 찾은게 뻥튀기였다. 국민 간식중의 하나인 뻥튀기가 대부분 밀가루로 만든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그 틈을 비집고 쌀뻥튀기를 만들었다. 현미를 그대로 팝핑한 오리지널 쌀과자와 현미에 아로니아 농축액을 추가해 팝핑한 아로니아현미 쌀과자가 있다.

쌀빵과 쌀면도 개발했다. 쌀빵은 대중적으로 사랑받는 쌀 호두과자와 나주 특산물인 배를 넣어 만든 나주배 쌀빵 두 가지다. 배쌀빵은 쌀 반죽을 할 때 설탕을 줄이고 배즙을 넣는다. 배 모양으로 만들어 귀여움을 더하고 속은 부드러운 슈크림으로 채웠다. 무엇보다 ‘글루텐 프리’라는 장점 덕에 글루텐 알레르기가 있거나 소화가 안되는 이들에게 인기다.

면은 국수면과 파스타면 2가지를 생산한다. 100% 쌀로 만들다 보면 면이 쉽게 끊어지거나 하는 단점이 생길 수 있는데 현미를 섞어 만들기 때문에 단점이 보완된다. 생면은 말린면이 아닌 수분을 함유하고 있는 숙면이다. 숙면은 고온에서 살짝 익힌면을 말하는데 수분을 함유하고 있으며 쌀면임에도 불구하고 촉촉하고 탱탱하다.

레인보우팜에서 가공한 제품들은 ‘올작’ 브랜드로 소비자를 만난다. 안전하고 깨끗한 환경에서 ‘올바르고 정직하게 건강한 먹거리를 만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모든 제품을 우리쌀로 만들기 때문에 건강면에서 당연히 좋을 수밖에요. 아직까지 대중화되지 않고 고정고객이 많이 확보된 상태는 아니지만 재구매가 꾸준히 이뤄지고 있어서 쌀면, 쌀빵을 찾는 이들도 점점 더 많아질 거라고 자신합니다”.

카페 ‘3917 마중’ 나주배 한상세트.
◇복합문화공간 ‘3917마중’ 나주배 한상세트

“1939년 나주 근대문화를 2017년에 마중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 ‘3917마중’. 카페와 숙박, 공연, 다양한 체험을 아우르는 이곳은 근 2~3년새에 나주에서 가장 핫한 복합문화공간이다.

방치된 폐가 7채를 매입해 정비하고 고쳐서 공간을 만드는데만 5년이 걸렸다. 1939년에 지어진 일본 근대건축 양식을 볼 수 있는 목서원과 1919년에 중건돼 정자로 쓰여온 난파정, 향기가 만리까지 간다고 해서 만리향이라 불리는 금목서와 은목서 등 곳곳이 힐링 스팟이다.

‘3917마중’ 카페에서는 나주배를 소재로 한 다양한 음료와 디저트를 개발해 선보이고 있다. 영양소 파괴를 최소화하기 위해 배즙처럼 끓이지 않고 착즙하고 다져서 만들기 때문에 식감이 좋다. 성장촉진제를 사용하지 않은 건강한 나주 햇배만을 사용한다.

대표 메뉴는 ‘나주배 한상세트’. 나주배를 넣어 만든 양갱과 나주배 한과, 나주배 음료를 준비해 고택에 앉아 여유롭게 한상을 즐길 수 있다. 시원하게 즐기고 싶다면 배 알갱이가 사각사각 씹히는 나주배 아이스를, 따뜻하게 즐기고 싶다면 나주배 생강차도 추천한다. 날씨가 무더운 여름에는 나주배 스무디도 인기다. 수제차와 수제 쿠키, 케이크도 준비돼 있으며, 나주배청과 나주배 생강청, 나주배 양갱, 나주배 쿠키는 선물용으로도 인기가 좋다.

/이보람 기자 boram@kwangju.co.kr

/사진=나명주 기자 mjna@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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