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운암산 아이파크 주민들 “소통 늘려 정 넘치는 아파트 만들어요”
소통의 아파트 문화 일구는 주민들
지난해 작은도서관 개관 이어 올해 주민 소식지도 펴내
역사탐방·디지털 교육 예정…자원봉사·커뮤니티 활발
2022년 03월 07일(월) 23:00
광주운암산 아이파크 주민들은 작은도서관을 개관하고 소식지를 발간하는 등 공동체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다. 도서관 자원봉사자로 활동하고 있는 박천학·성기홍·유송자(왼쪽부터) 입주민.
광주 북구 운암산 아이파크 아파트 주민들은 지난해 ‘아프니까 청춘이다’, ‘트렌드 코리아’ 시리즈로 유명한 서울대 김난도 교수를 초청해 강연을 들었다. 지난해 7월 문을 연 ‘운암산 아이파크 작은 도서관’ 개관기념 행사로 열린 인문학 강의 행사를 통해서였다.

현대인들의 삶터인 아파트에서 주민들이 다양한 교류를 통해 공동체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어 눈길을 끈다. 삭막하고 단절된 아파트 문화 대신, 서로 연결망을 확보하고 따뜻한 정을 나누며 인문학의 가치를 나누는 움직임이다.

2008년 입주를 시작, 모두 599세대가 살고 있는 운암산 아이파크는 작은 도서관을 오픈한 데 이어 최근에는 소식지를 발행했다.

주민들이 즐겨찾는 장소가 된 작은도서관(관장 유송자)은 주민들이 십시일반 참여해 완성했다.

입주대표자회가 사무실로 쓰던 공간을 양보했고, 주민들이 1000여권의 책을 기증해 도서관이 꾸려졌다. 운영은 도서관자원봉사회가 맡는다. 청소도 하고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데 힘을 보탠다.

올해도 다양한 주제로 인문학 강의를 이어갈 예정이며 스마트폰 사용법 등을 배우는 디지털 교육, 역사문화탐방 등도 무료로 진행할 계획이다.

“흔히 아파트를 ‘폐쇄적’이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다양한 커뮤니티를 통해 정보도 나누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인문학에 관심이 많아 입주자 대표 회의 때 제안했는데 채택돼 주민들 손으로 꾸민 공간입니다. 무엇보다 주민들이 제집처럼 편안하게 찾아 책도 읽고 쉬어가는 공간이면 좋겠다고 생각했지요. 아이들 손잡고 와서 책을 읽고 가면 더 좋고요.”

도서관 자원봉사자로 활동하고 있는 박천학씨의 말이다.

3월에는 소식지 창간호를 펴냈다.

‘행복한 운암산 I’ PARK 이야기’에는 입주자들의 다양한 글이 실렸다. 김용관 수필가의 ‘품위있는 중년’, 송영자 시인의 시 ‘봄의 뜨락’, 풍경화와 만나는 서강중 김상현 미술교사의 ‘노르웨이 스케치 여행’ 등이 담겼다.

또 유송자 작은도서관장이 101동 김재홍 주민을 인터뷰했으며 ‘우리 아이 두뇌개발에 효과적인 방법’과 김중 입주자대표의 발간사, 문인 광주시 북구청장의 축사도 함께 실렸다.

소식지는 기존의 회비 등을 일체 사용하지 않고 주민들의 광고 협찬과 작은도서관 자원봉사자회의 후원으로 제작됐다.

“저희 아파트는 골프 동호회 등 주민 커뮤니티가 활발히 운영되고 있어요. 새롭게 만들어진 작은 도서관과 이번에 발간된 소식지를 통해 주민들의 관계가 더 좋아지고 소통의 창구가 된 듯해 뿌듯합니다.”

주민 성기홍씨는 “소식지가 발간된 후 글을 싣고 싶다는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며 “주민들도 소박한 소식지를 받아들고 자랑스러워 한다”고 말했다.

개별 아파트 단위에서 소식지를 펴내는 건 드문 일이다. 주민들은 세대 수보다 많은 1000부를 발행했다. 혹시 한 두 곳이라도 자신들이 살고 있는 아파트의 이야기를 담고 싶어하는 이들이 있다면 작은 도움이라도 되면 좋겠다는 마음에서다.

/글·사진=김미은 기자 meki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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