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정아이파크, 붕괴 47일만의 영결식…201동 처리 관심 집중
고용부, 서측 잔재물 제거 허가
‘타워크레인 설치’ 조건부 허가
22~28층 철거·1~22층 미지수
8개 동 전부 철거 후 재시공 땐
완공까지 최대 5년 이상 소요
2022년 02월 27일(일) 21:00
화정아이파크 붕괴사고 희생자 4명의 발인식이 27일 오전 광주 서구VIP장례식장에서 엄수됐다. /김진수 기자 jeans@kwangju.co.kr
“우리는 당신을 영원히 가슴에 품고 기억하며 훌륭한 아버지로 남편으로 헌신한 당신의 삶을 기억할 것입니다.”

27일 오전 9시께 광주시 서구 매월동 VIP 장례식장. 광주시 서구 화정동 아이파크 아파트 붕괴사고로 숨진 피해자 4명이 빈소를 떠나 묘지로 향하는 장례의식이 진행됐다.

이 사고로 아버지를 잃은 한 유족은 추모사를 통해 “혹한의 날씨에 가족을 위해 희생하며 살아온 당신의 굵어진 손마디와 흰머리칼을 잊을 수 없습니다. 부디 좋은 곳에서 무거운 짐 내려놓고 영면하시길 기도하겠다”라고 말했다.

지난 1월 11일 신축 중이던 광주시 서구 화정동 아이파크 아파트 붕괴사고로 숨진 피해자들의 장례가 27일 마무리됐다. 사고 발생 47일만이다.

지난 1월 14일 첫번째 피해자 구조를 시작으로 지난 2월 8일 마지막 피해자가 구조됐지만, 피해자들의 장례는 유족들과 시공사인 현대산업개발 사이 합의가 길어지면서 이날 마무리 될 수 있었다.

피해자들의 장례절차가 마무리되면서 붕괴된 아이파크 아파트 처리 문제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사고가 발생한 201동 건물 안팎의 잔해물 정리와 붕괴된 23~38층의 철거는 당연한 수순으로 예상되지만, 붕괴층 철거를 마친 후 절차와 관련해서는 다양한 경우의 수가 있기 때문이다.

27일 광주 서구청 등에 따르면 광주지방고용노동청은 작업 중지 명령이 내려졌던 화정 아이파크 신축 공사현장에 지난 22일 ‘작업 중지 일부 해지’를 결정했다. 일부 해지는 201동 내 잔해물 제거 작업에만 해당된다.

앞서 현대산업개발은 고용노동부에 23~28층에 쌓인 잔해물 제거 작업를 내용으로 하는 ‘201동 안정화작업’ 계획서를 제출했다. 그러나 고용노동부는 작업 구역을 3곳(서쪽 잔재물·남쪽 외벽·동쪽 기둥잔해물)으로 분류, 세분화하라며 반려했다. 이에 따라 현대산업개발은 우선, 서쪽 잔재물 제거에 대한 허가를 득했으며 작업에 이용할 타워크레인 설치와 관련해서는 유해위험방지계획서 보완 제출을 조건으로 조건부 허가를 받은 상태이다.

더불어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에 따라 현대산업개발은 서구청의 작업 중지 일부 해지 결정도 받아내야 한다. 그러나 서구청은 최근 현대산업개발 측이 제출한 ‘안전조치계획서’를 반려했다. 서구청은 잔해물 낙하에 대비해 현재 8m 높이의 안전펜스를 11m 높이까지 늘리는 등의 보완을 요구했다. 절차가 마무리되면 제거 작업에는 최소 3개월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이후에는 201동에 대한 정밀안전진단을 실시한다. 건축법상 D등급까지는 보완 작업후 사용이 가능하고 E등급(불량)이라면 철거해야 한다. 업계에서는 23~38층 철거는 기정사실화된 상태로 이 작업에는 7개월 가량이 걸릴 것으로 보이며, 1~22층의 정밀안전진단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는 전망을 내놨다.

그러나 화정 아이파크 예비입주자들은 201동 전면 철거는 물론, 나머지 7개 동 또한 전면 철거 후 재시공하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어 201동 정밀안전진단 결과가 사용 가능한 등급(A~D)이 나오더라도 1~22층이 철거될 여지는 있는 남아있는 상황이다.

894세대에 달하는 예비입주자들과 현대산업개발의 합의에 따라 201동 1~22층의 철거, 잔존, 혹은 철거 후 재시공, 나머지 7개 동의 운명까지도 결정될 것이라는 게 건설업계 분석이다.

서구청 관계자는 “201동을 22층까지 남겨두고 철거하는 건 기정사실화된 상황이지만, 이후 수순에 대해서는 현대산업개발과 예비입주자들에게 달렸다. 만약 전체 8개 동을 모두 철거하고 재시공 한다면 최대 5년을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석 기자 mski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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