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켄슈타인 메리 셸리 지음, 박아람 옮김
2022년 02월 25일(금) 21:00
무분별한 과학 발전에 경종을 울린 최초의 과학소설, 괴물의 얼굴 뒤에 가려진 괴물보다 더 끔찍한 인간의 욕망을 파헤친 불멸의 고전. 바로 메리 셸리의 장편 소설 ‘프랑켄슈타인’이다. 아버지의 영향 아래 문인들과 교류하며 일찍부터 문학에 재능을 보였던 메리 셸리는 ‘마지막 인간’, ‘포크너’ 등의 작품을 남겼다. 이번에 휴머니스트 세계문학 시리즈 첫 번째 권으로 나온 ‘프랑켄슈타인’이 출간됐다. 작가가 유부남 퍼시 비시 셸리와 유럽으로 도피여행을 떠나 바이런 경과 뱀파이어 장르의 창시자인 존 폴리도리를 만나 1816년 여름을 함께 보낸 것이 계기가 됐다. 이들은 “각지 괴담을 한 편씩 써보자”는 바이런 경의 제안으로 소설 쓰기를 시작했고 메리 셸리는 1818년 ‘프랑케슈타인’ 초판을 출간한다.

지난 1831년판 서문에는 이런 글이 쓰여 있다. “우리 안에 내재한 미지의 두려움을 건드리고 오싹한 공포를 자극하는 이야기, 무서워서 고개를 돌릴 수도 없고 간담이 서늘해지면서 심장박동이 빨라지는, 그런 이야기를 원했다.”

소설은 빅토르 프랑켄슈타인이 자연과학 이론을 탐독하며 시체에 생명을 불어넣은 새로운 존재를 탄생시키면서 시작된다. 본래는 아름다움을 꿈꾸었지만 막상 눈앞에 나타난 피조물은 흉측한 몰골이다. 문제는 창조자에게 버림받은 괴물이 엄청난 증오에 휩싸이며 복수를 시작한다. 초판이 출간된 지 200여 년이 넘었지만 소설은 다양한 예술 분야에서 새롭게 시각화되고 재생산되고 있다. 제임스 웨일 감독이 연출한 영화는 뛰어난 장르 클래식으로 인정받았다. 아마도 원작의 묘미는 누가 선이고 악인지 대답할 수 없는 궁지 속으로 독자를 몰아넣는 데 있을 것이다.

<휴머니스트·1만4000원>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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