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민심 결집이냐 분산이냐…박빙 대선 핵심변수 부상
이재명 몰아주면 정권 재창출
윤석열 나눠주면 정권교체
여야 안갯속 민심잡기 혼신
호남정치권 막판 역할도 주목
2022년 02월 14일(월) 21:00
오는 3월 9일 치러지는 제20대 대통령선거의 공식 선거운동이 15일 막을 올린 가운데 호남 민심과 호남 정치권의 역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치적 상징성이 큰 호남 민심은 접전의 대선 구도에서 대권의 향배를 결정지을 핵심 변수로 부상하고 있어 주목된다. 그동안 정치적 무기력을 보였던 호남 정치권이 이번 대선 막판, 호남 민심의 결집을 이끌어 정권 재창출의 초석을 놓을 수 있을 것인지도 관심사다.

◇주목되는 호남 민심=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초박빙 접전 양상을 보이면서 호남 민심의 향배는 대선의 결과를 좌우할 주요 변수로 꼽히고 있다. 대선 막판, 호남에서 ‘이재명 바람’이 불어 수도권으로 상륙한다면 접전의 대선 구도는 민주당의 정권재창출에 무게가 실릴 수 있다. 반면, 호남에서 ‘윤석열 바람’이 불어 두 자릿수 지지율이 계속된다면 국민의힘이 내세운 정권교체는 더욱 힘을 받을 수 있다. 접전 상황에서 호남의 한 표는 최소한 두 표 이상의 가치가 있는 것이다. 하지만 호남 민심은 아직까지 명확한 흐름을 보이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이 후보 측에서는 정치적 감각이 뛰어난 호남 민심이 전략적 선택을 보이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지역구도 등을 감안, 관망세를 보이고 있는 호남 민심이 대선 막판 결집, ‘이재명 바람’을 만들어 낼 것이라는 주장이다. 반면 윤 후보 측에서는 호남 민심이 이제는 ‘묻지마 지지’에서 벗어나 미래를 위해 변화를 선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대선에서 호남 민심이 지역구도 타파라는 정치 개혁의 깃발을 들고 윤 후보에게 최소한 두 자릿수 이상의 지지를 보내줄 것이라는 기대다. 민주당에 대한 피로감도 크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이에 따라 이 후보와 윤 후보 측에서는 호남 민심의 지지를 확보하기 위해 선거 막판 총력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호남 정치권 역할론= 민주당이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 호남 정치권은 이번 대선에서 호남 민심의 결집을 이끌어 정권재창출의 초석을 놓을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1987년 대통령 직선제 도입 이후, 호남 정치권은 민주·진보진영의 심장이었던 호남 민심을 지렛대 삼아 늘 대선의 중심에서 주도적 역할을 했지만 이번 대선에서는 정치적 존재감을 찾아보기 어려운 실정이다.

호남 국회의원 대부분이 초·재선인데다 당은 물론이고 선대위에서도 변방으로 밀리면서 좀처럼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지난 대선 경선에서 이낙연 전 총리를 지지한 국회의원들도 상당수여서 이재명 후보 캠프와의 화학적 결합도 기대만큼 이뤄지지 않고 있다. 운동권과 관료 그룹 등 호남권 국회의원들 간의 불신과 반목도 자체 역량을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꼽힌다. 여기에 일부 정치인들은 대선을 빌미로 자신의 지방선거 조직 배가 운동에도 나서고도 있다.

이러한 정치적 무기력은 호남에서 ‘이재명 바람’이 제대로 불지 않는 요인이 되고 있다. 호남 정치권 스스로가 대선을 앞두고 헌신과 결집에 실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결과적으로 호남 정치권이 호남 민심 결집에 별다른 동력이 되지 않고 있는 셈이다. 이 같은 비판을 의식한 듯, 호남 정치권은 공식선거운동 시작과 함께 신발 끈을 다시 매고 있다. 선거운동 기간 동안 바닥을 돌며 호남에서부터 ‘이재명 바람’을 일으키겠다는 것이다.하지만, 호남 정치권의 막판 호소에 호남 민심이 제대로 결집할 것인지는 미지수다. 때늦은 호들갑이라는 눈총도 있다.

광주지역 모 국회의원은 “우리가 이번 대선에서 호남 민심 결집의 동력이 되지 못한다면 차기 총선에서 변화의 대상이 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시대에 부끄럽지 않는 헌신으로 정권재창출의 초석이 되겠다”고 말했다.

/임동욱 선임기자 tuim@kwangju.co.kr
이 기사는 광주일보 홈페이지(www.kwangju.co.kr)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

URL : http://www.www.kwangju.co.kr/article.php?aid=1644840000733650000
프린트 시간 : 2025년 07월 10일 22:33: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