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대출 수요 2금융권 몰렸다…여신 비중 광주 30%·전남 50%
한은 광주전남본부 ‘지역밀착형 금융’ 분석
개인사업자 대출 지난 3분기 30%대 증가
타 시·도 평균 ‘한 자릿수’ 증가율과 대조
“금리 상승·코로나 대출 만기 대비 부실관리해야”
2022년 01월 10일(월) 13:45
지난해 3분기 광주·전남지역 예금은행 개인사업자 대출 증가율이 ‘한 자릿수’에 머물 때 2금융권 금융기관들의 증가율은 30%대에 달했다. 전남지역 한 상호금융 상담 창구 모습.<광주일보 자료사진>
5대 시중은행의 문턱을 넘지 못한 광주·전남 지역민들의 2금융권 대출 비중과 증가 폭은 다른 광역시·도 보다 월등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예금은행 개인사업자 대출 증가율이 ‘한 자릿수’에 머물 때 2금융권 금융기관들의 증가율은 30%를 넘겼다.

이 같은 내용은 박지섭 한국은행 광주전남본부 과장이 10일 발표한 ‘광주·전남 지역밀착형 금융기관의 현황 및 시사점’에 담겼다.

박 과장은 농·축협 등 상호금융과 신용협동조합, 새마을금고, 상호저축은행 등 특정지역 주민(기업)들을 대상으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지역밀착형 금융기관’의 현황과 경영여건 등을 분석했다. 영업 규모가 크게 차이나는 지역은행은 분석 대상에서 빠졌다.

■개인사업자 대출비중 비교<자료:한은 광주전남본부>
■개인사업자 대출비중 비교<자료:한은 광주전남본부>
자료에 따르면 코로나19가 창궐한 지난 2020년 개인사업자 대출 가운데 지역밀착형 금융기관이 차지하는 비중은 최근 5년 내 최고를 기록했다.

2020년 지역밀착형 개인사업자 대출 비중은 광주 29.6%·전남 40.2%로, 전년보다 각각 3.7%포인트, 4.0%포인트 증가했다.

이는 다른 광역시 평균 비중 21.2%와 광역도 평균 25.9%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전년보다 광역시는 0.4%포인트 줄고, 광역도가 1.8%포인트 늘어난 것과도 큰 격차를 보였다.

최근 5년 동안(2016~2020년) 지역밀착형 개인사업자 대출 비중은 해마다 늘었다.

광주는 16.9%(2016년)→17.5%(2017년)→20.5%(2018년)→26.0%(2019년)→29.6%(2020년) 등으로 늘어났고, 전남은 22.9%(2016)→26.3%(2017)→34.6%(2018)→36.2%(2019)→40.2%(2020) 등으로 증가했다.

예금은행과 지역밀착형 기관 사이 개인사업자 대출 증감율 격차는 2020년 이후 크게 벌어졌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전년과 비교한 광주 지역밀착형 개인사업자 대출 증가율은 30.7%였지만 예금은행은 전년보다 오히려 0.7% 줄었다.

전남 지역밀착형 개인사업자 대출도 33.8% 늘어날 동안 예금은행은 7.9% 증가하는 데 그쳤다.

개인사업자 뿐만 아니라 지역민들은 가계대출과 기업대출 등 자금수요에 대해 지역밀착형 금융기관에 상당 의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 말 기준 지역밀착형 금융기관 여신(대출)은 광주 18조3000억원·전남 26조5000억원으로, 전년보다 각각 12.2%, 12.7% 증가했다.

이 같은 증가세는 코로나19가 국내 확산되기 이전인 2019년 증가율(광주 6.3%·전남 7.0%)의 2배 수준이다.

지역 여신에서 지역밀착형이 차지하는 비중은 광주 29.9%·전남 49.6%에 달한다. 광역시 평균 23.2%와 광역도 평균 31.8%을 훌쩍 웃도는 수치다.

지역 전체 가계대출과 기업대출 가운데 지역밀착형이 차지하는 비중도 다른 지역보다 높다.

2020년 말 기준 역내 가계대출 중 지역밀착형 비중은 광주 33.8%와 전남 59.4%로, 타 광역시(24.6%)와 광역도 평균(37.0%)를 웃돌았다.

같은 기간 기업대출 비중도 광주 21.9%·전남 34.9%로, 평균(광역시 19.1%·광역도 24.0%)보다 높았다.

가계대출을 들여다보면 광주·전남은 다른 지역과 비교해 주택담보대출 비중이 낮고 신용대출 비중은 높았다.

광주·전남 주택가격이 상대적으로 낮고 농림어업 종사자 비중이 높아 주택담보대출은 비중은 적고 신용대출 비중은 높은 것으로 풀이된다.

지역밀착형 가계대출 중 주택담보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광주 36.6%·전남 19.7%인 반면, 광역시 평균(39.1%)과 광역도 평균(27.8%)은 이보다 높았다.

지역 신용대출 비중은 광주 19.1%·전남 21.1%로, 다른 지역 평균(광역시 11.3%·광역도 13.6%)을 넘었다.

박 과장은 “인구 10만명당 지역밀착형 점포 수는 광주 7.9곳, 전남 15.6곳으로 광주는 광역시 중 가장 많고 전남은 제주(15.9곳) 다음으로 많다. 지역 여수신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높아 지역 금융에서 큰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며 “앞으로 금리 상승과 가계대출 관리 강화, 코로나19 금융지원 3월 종료 등으로 인해 채무상환능력이 떨어질 가능성이 있기에 취약차주를 중심으로 신용위험 관리를 강화하고 부실 증가에 대비한 대손충당금 추가 적립 등 선제적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백희준 기자 bhj@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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