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밀리 디킨슨, 시인의 정원-마타 맥다월 지음, 박혜란 옮김
2021년 10월 22일(금) 00:00
에밀리 디킨슨(183~1886)은 사후 명성을 얻었던 미국 시인이다. 생전에 거의 작품을 발표하지 않았고 청교도적인 독신의 삶을 살았다. 은둔 생활을 한 탓에 많은 이들에게는 은둔의 시인으로 알려져 있다.

시인이자 정원사이기도 했던 에밀리 디킨슨의 삶과 시를 엮은 ‘에밀리 디킨슨, 시인의 정원’이 나왔다. 책은 에밀리 디킨슨을 둘러싼 신화적 이미지를 깨고 일상 속 시인의 모습을 보여주는 데 의미가 있다. 작가와 작가의 정원의 연관성에 대해 글을 써온 마타 맥다웰은 이번 책에서 디킨슨을 자연, 사람과 교감한 시인으로 불러낸다. 맥다웰은 조경 연구자로 시작해 ‘피터 래빗’ 시리즈의 작가 비어트릭스 포터, ‘초원의 집’의 주인공이자 저자인 로라 잉걸스 와일드, ‘비밀의 화원’의 프랜시스 호지슨 버넷 등 작가와 정원의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려줬다.

저자는 디킨슨의 사계절 정원 생활과 이와 관련된 시들을 소개한다. 계절에 따른 디킨슨의 생애 주기와 문학적 진전 등도 열거해 다면적으로 시인을 보게 한다. 특히 상실과 아픔을 겪은 이들에게 보내는 시인의 격려와 위로는 디킨슨의 새로운 면모를 엿보게 한다.

저자에 따르면 디킨슨은 식물이 활발하게 생장하는 여름을 가장 좋아했다. 특히 디킨슨은 학교에서 식물학과 지질학을 비롯한 자연사 수업을 들으며 아무추어 정원사이자 식물학자로 성장했다. 많은 이들과 교류하고 문학적 탐색을 하면서 ‘인생이 여름’을 보냈으며, 이후 정원의 가을이 소멸의 겨울을 준비하듯이 육체적 쇠약을 겪고는 은둔 생활을 한다. <시금치·2만원>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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