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 보물섬’을 지켜라…‘多가치’ 생태교육 실천
<7>제주도교육청
교육과정 연계 ‘多가치 주제 통합’ 수업…일상 속 실천 가능한 과제 도전
교원 역량 강화 ‘연구회’ 등 운영…민관 공동협력 생태교육 활성화 힘써
2021년 09월 15일(수) 01:30
이석문(왼쪽) 제주도교육감이 선흘분교를 찾아 ‘차츰차츰 선흘생태농장’을 살펴보고 있다.
생태환경교육의 모범을 만나기 위한 여정이 어느덧 막바지에 왔다. 모진 풍파에도 우직하게 맞선 한라산 처럼 기후변화에 대응하고 환경위기 극복을 위한 노력의 선봉에 서있는 환경 모범도시 제주도를 찾았다. 제주도가 어떤 곳인가. 2002년 생물권보전지역 지정을 시작으로 2007년 세계자연유산 등재, 2010년 세계지질공원 인증까지 환경분야 유네스코(UNESCO) 3관왕과 람사르 습지 지정 등으로 세계가 인정한 ‘환경 보물섬’이다. 이 때문에 제주지역에서 이뤄지는 생태환경교육은 그 뿌리가 깊고, 민관이 합심해 진행하고 있다는 점은 타의추종을 불허한다.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이하 제주도교육청)이 역점적으로 추진하는 기후변화 대응 생태환경교육의 핵심은 교육과정과 연계한 통합적 ‘多(다)가치 생태환경교육’으로 요약할 수 있다.

이 같은 내용은 2021 제주도교육청 7대 희망정책의 하나인 ‘기후변화 대응 생태환경교육’에 고스란히 담겼다.

多가치 생태환경교육은 기후위기·환경재난시대를 극복하기 위해 지구공동체 생태시민인 아이들이 내면화해야 할 가치(민주시민, 인권, 평화, 안전·건강, 환경·지속가능발전 등)와 연계한 교육이다.

제주도교육청은 이를 위해 교육과정을 재구성해 ‘多가치 주제 통합 수업’ 운영을 지원하고 있다. 초·중등 교과 교육과정의 내용 및 성취기준과 생태환경교육 관련 주제를 연계한 매핑자료를 학교에 보급했다. 교사들은 매핑 자료를 범교과 연계 주제통합 수업과 자유학년제 주제선택활동 연계 수업 등에 활용한다.

多가치 생태환경교육에 대한 교원 역량도 강화하고 있다.

제주도교육청은 교원의 자발적인 연구문화를 지원하기 위해 생태환경교육 교원 연구회 등을 운영하고 있다. 또 생태환경교육 관련 웨비나(웹+세미나) 및 직무연수 운영, 도내 생태환경교육 관련 기관(단체)의 우수 연수과정 지원 등을 통해 교원의 생태적 소양을 늘린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생태환경교육 온라인 플랫폼(https://url.kr/nkIzAE)’도 본격 운영되고 있다. 기후 위기 및 환경재난에 대한 정확한 정보, 수업을 위한 교육자료, 다양한 온라인 콘텐츠 등이 제공돼 학교 현장의 생태환경교육을 지원하고 있는데 학습효과가 뛰어나다는 평을 얻고 있다.

이 외에도 지구를 위한 우리의 변화 모두가 함께하는 탄소저감 실천 약속을 담은 ‘2021 탄소저감 실천 교육 자료집’을 자체 제작해 활용하고 있다.

제주도교육청의 생태환경교육에서 특히 주목할 부분은 학생 실천 중심의 생태환경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생태환경 감수성을 기르고 생태 친화적인 행동양식의 실천력을 높이고 있다는 점이다.

체험·실천 중심의 생태환경 동아리, 유네스코 3관왕 및 람사르 습지 제주 탐방, 찾아가는 생태환경교실, 숲길 체험프로그램, 친환경제품 체험프로그램, 업사이클 체험프로그램 등이 운영중이거나 구상단계에 있다.

효돈중학교 학생들이 중심이 돼 진행한 지구의날 기념 기후변화 4행시 짓기 행사.
특히 초등학교 4~6학년을 위해 교육부와 환경부가 공동 개발한 기후행동 실천 어플 ‘기후행동 1.5℃’ 사용이 권장된다. 이 어플은 지구의 온도를 낮추는 기후행동에 대한 정보를 제공되며, 학생들이 일상생활에서 쉽게 실천할 수 있도록 과제 도전 및 해결 방식으로 운영된다.

이러한 노력은 폐교 위기에 있던 분교를 생태교육으로 되살리는 성과를 내기도 했다. 7년전 학생 수가 20명에 불과해 폐교 논의까지 나오던 선흘분교가 건강생태학교로 지정돼 학교와 인근 동백동산을 기반으로 건강생태교육을 꾸준히 추진한 끝에 학생 수 110명으로 늘어 본교 승격을 앞두고 있다.

‘학교 생태환경교육 활성화를 위한 민관학 거버넌스’ 구축·운영도 주목받고 있다.

제주도교육청도 지난해 12월 민관학계 전문가들을 거버넌스 위원으로 위촉해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생태환경교육 분야에 전문적인 지식과 경험이 풍부한 민간환경교육단체 관계자, 학계 및 교육 전문가, 업무 관련 공무원 등 총 14명의 위원이 모여 학교 생태환경교육 활성화를 위해 공동협력하고 있다.

위원들은 기후위기·환경재난시대에 생태환경교육이야말로 중요한 미래교육임을 재확인하며 앞으로의 환경교육은 미래세대의 주역인 제주의 학생들이 지속가능하고 좋은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학교 교육과정 안에서 민주시민, 인권, 평화, 안전, 건강 등 多가치와 연계해 통합적으로 배울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석문 제주도교육감은 “생태 환경적 삶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그동안 누린 일상의 편리함을 불편함으로 전환해야 한다. 불편함을 연대의 마음으로 나누면서 인간과 지구가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며 “혼자 꾸면 꿈이지만, 함께 꾸면 현실이 된다. ‘多가치 생태환경교육’을 중심으로 생태 환경적 삶을 함께 실천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번 제주에서의 여정은 세계가 인정하고 있는 ‘청정 제주’의 가치를 보전하고 키우는 제주도민의 의지를 확인할 수 있는 소중한 경험이었다.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기 위한 공존의 지혜를 찾고 미래를 살아갈 우리 학생들이 환경과 생명에 책임있는 행동을 할 수 있도록 교육과정과 연계한 살아있는 생태환경교육을 현장에서 목격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꼭 새겨두어야 할 한 가지 교훈도 얻었다. 어느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진리인 ‘생태환경교육에 우리교육의 미래가 달려 있다’는 것을.

/제주=김대성 기자 bigki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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