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 앨리 스미스 지음, 이예원 옮김
2021년 09월 11일(토) 11:00
소피아 클리브스는 성공한 중년 여성이다. 똑똑하고 세상사에 밝은 그녀에겐 아트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아들이 있다. 둘의 관계는 항상 어색하고 자연스럽지 않다. 크리스마스에 아트는 반려자인 샬럿을 데리고 소피아의 집을 찾아와 함께 보내기로 했다.

하지만 아트는 사실은 샬럿과 헤어진 상태다. 자신이 냉철한 중립자라고 믿는 아트의 이기적인 발언과 행동에 사회 참여적이고 헌신적인 샬럿이 분노를 터트리고 떠나버렸다. 언제부턴가 어머니 소피아의 상황도 꼬여만 간다. 최근 들어 그녀의 눈에는 어린아이의 모습을 한 유령의 머리가 보인다. 다정하고 사랑스러우며 그녀 곁을 결코 떠나려 하지 않는 머리통이 환영처럼 보인다. 결국 그녀는 다정한 유령머리를 받아들이게 된다.

영국 문학을 대표하는 소설가 앨리 스미스의 장편소설 ‘겨울’이 출간됐다. 소설은 영국이 브렉시트라는 격변을 겪은 후 앨리 스미스가 영국 사회 현재를 담아내기 위해 쓰기 시작한 ‘사계절 사부작’(‘가을’, ‘겨울’, ‘봄’, ‘여름’)의 두 번째 권이다. 사계절 사부작은 발표될 때마다 부커 상 후보에 오르거나 베스트셀러 리스트에 올랐다.

작가의 사계절 사부작은 영국이 브렉시트 시대에 진입하며 마주한 여러 질문에 대한 일종의 메시지다. 다양한 민족과 인종으로 구성된 지금의 영국 사회는 일찍부터 인종 차별 문제에 직면해 있었으며, 이제는 그 여파로 이민자에 대한 증오와 혐오가 공공연히 드러나기 시작했다.

작가는 인종 차별, 여성 혐오, 성소수자 인권 등의 사회 문제와 영국이 직면한 모순의 맥을 세련되고 섬세하게 풀어나간다.

<민음사·1만7000원>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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