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물가 안정된다더니…
호남통계청 7월 소비자물가
광주 물가 상승률 3%대 진입
달걀 64%·마늘 61% 급등
외식물가 4개월째 전국 최고 상승
광주·전남 휘발유 12주째 오름세
2021년 08월 03일(화) 17:55
지난달 농축수산물 가격은 1년 전보다 광주 12.1%·전남 9.6% 오르며, 전국 평균(9.6%) 이상을 기록했다. 광주 한 대형마트 농산물 매장.
광주 물가 상승률이 지난달 3%대에 진입했다.

전남은 석 달째 3%대 물가 상승률을 이어오고 있으며, 광주·전남 휘발유 값은 지난달 초 ℓ당 1600원을 넘기며 12주 연속 오름 추세다.

정부는 올해 하반기 물가가 안정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으나, 추석 명절을 앞두고 농축수산물을 중심으로 한 고물가가 잡히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3일 호남지방통계청이 발표한 ‘7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지역 소비자물가는 1년 전보다 광주 3.0%·전남 3.2% 상승했다.

두 지역 모두 전국 평균 상승률(2.6%)을 훌쩍 뛰어 넘었다.

광주 물가 상승률이 3%대에 진입한 건 지난 2012년 1월(광주 3.3%·전남 3.4%) 이후 9년 6개월 만에 처음이다.

전남은 이미 지난 5월(3.1%) 이후 6월(3.0%)과 지난달(3.2%)에 걸쳐 석 달 연속 3%대 상승률을 나타내고 있다.

마늘 가격이 폭등하면서 광주 대형마트에서 팔리는 깐마늘 가격은 전년보다 43~50% 올랐다.
지역 외식물가는 농축수산물 등 식재료 값이 크게 오르면서 전국에서 가장 크게 올랐다.

지난달 광주 외식물가는 전년보다 3.8% 올랐는데, 이 같은 상승률은 지난 4월부터 넉 달 연속 17개 시·도 최고를 나타내고 있다.

전남 외식물가 상승률도 23개월 연속 전국 평균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달 농축수산물 가격은 광주 12.1%·전남 9.6% 오르며, 전국 평균(9.6%) 이상을 기록했다.

호남통계청이 조사를 벌인 농축수산물 73개 가운데 광주는 46개·전남은 49개 가격이 전년보다 올랐다.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한 농축수산물 품목은 광주·전남 각 27개에 달한다.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확산 영향으로 지난해보다 달걀 값은 광주 63.9%·전남 40.0% 올랐다. 지난달부터 광주 일부 대형마트에도 미국산 수입 신선란을 들이기 시작했지만 달걀 품귀 현상을 해결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마늘은 광주 60.8%·전남 46.3% 폭등했고, 고춧가루(광주 24.5%·전남 47.6%), 쌀(광주 15.0%·전남 14.7%) 등도 올랐다.

본격적인 휴가철을 맞아 국산 쇠고기(광주 14.7%·전남 7.5%)와 돼지고기(광주 8.2%·전남 10.6%) 값도 상승했다.

사과(광주 59.1%·전남 75.0%), 포도(44.3%·전남 49.3%), 배(광주 46.4%·전남 44.9%) 등 주요 과일 가격도 크게 올랐다.

광주에서는 열무 값이 84.0% 오르고, 감(61.4%), 풋고추(38.6%), 시금치(28.0%), 양배추(24.6%) 가격도 상승했다.

<자료:호남지방통계청>
<자료:호남지방통계청>
광주·전남 휘발유 값은 석 달 연속 20%대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달 지역 휘발유 가격은 1년 전보다 광주 20.3%·전남 20.2% 올랐다.

광주 보통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지난달 3일 ℓ당 1600원을 돌파하며 12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전남지역도 광주보다 하루 먼저 휘발유 값 1600원을 넘기며 고공행진 중이다.

체감 물가를 나타내는 생활물가지수는 광주·전남지역 모두 4%대 상승률을 보였다.

지난달 지역 생활물가지수 상승률(광주 4.1%·전남 4.3%)은 지난 2011년 12월(광주 4.8%·전남 4.6%) 이후 9년 5개월 만에 가장 높다.

생활물가지수는 전체 460개 품목 중 소비자 구입 빈도가 높고 지출 비중이 큰 141개 항목으로 구성되는데, 이 가운데 식품 가격이 광주 5.8%·전남 4.9% 각각 오르며 상승폭을 키웠다.

호남통계청 관계자는 “달걀과 국산 쇠고기 등 농축수산물 가격 상승과 인건비 영향으로 개인서비스 물가가 지역에서 크게 올랐다”며 “고유가가 잡혀야 추석 전 하반기 물가 안정을 기대할 수 있다. 이른 폭염 등 기상 이상 현상에 농축어가 피해가 커지면서 농축수산물 가격 상승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음 달에는 추석 연휴가 돌아오는 만큼 정부는 향후 선제적으로 농축산물 수급 상황을 점검하고 가격 안정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2일 기재부 확대간부회의에서 “최근 계란 가격에 이어 폭염 등으로 채소가격이 상승하는 등 농수산물 가격 오름세 압력이 크다”며 “모두 민생 직결 사안인 만큼 8월 내내 민생물가 안정에 주력해달라”고 지시했다.

/백희준 기자 bhj@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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