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일백수 - 송재소 역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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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한문학회 회장을 지내고 성균관대 한문학과 교수를 역임했던 송재소 교수가 최고의 당시(唐詩) 100수를 엮은 ‘당시 일백수’를 펴냈다.
5만여 수가 넘는 당시 중에서 작품 100수를 고른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다행히 역대 간행돼 온 수많은 ‘당선시집’이 도움을 줬지만, 한편으로 시를 뽑는 사람에 따라 기준이 일정하지 않는 점이 있었다. 그럼에도 모든 선자들이 공통적으로 가치를 인정하는 시가 적어도 1000여 수가 되었다. 그 가운데 100수를 고르는 작업은 송 교수의 기준에 따랐다. 책에서 다룬 시는 101수이고 여기에 해설 등에서 보충해 소개한 시까지 합하면 모두 116수의 작품을 수록했다. 책 제목에서는 ‘100’이라는 숫자가 갖는 상징성을 감안했다.
한시(漢詩)를 사랑하는 독자들이 최고로 뽑는 시가 바로 당나라 때 창작된 작품들이다. 이 시기의 시들을 ‘당시’라 통칭하는데 하나의 장르로 수용된다. 당시가 흥성한 원인은 중국을 통일한 이후 경제적 발전 뿐 아니라 태종, 고종, 현종을 비롯한 왕들의 문학 애호가였다는 사실도 이유다. 책에는 왕유의 ‘산중의 가을 저녁’, 이백의 ‘장진주’, 두보의 ‘달밤’, 장계의 ‘풍교에 밤배를 대고’, 이상은의 ‘무제-상견시난’, 백거이의 ‘숯 파는 늙은이’ 등이 수록돼 있다. 일반에게도 많이 알려진 시들은 절창이며 아름답다.
“만나기도 어렵더니 이별 또한 어렵구나/ 봄바람, 힘이 없어 온갖 꽃 시드네// 누에는 죽어서야 실을 다 뽑아내고/ 촛불은 재가 돼야 눈물이 마른다오”
이상은의 ‘무제-상견시난’은 이별한 여인을 그리워하는 남성의 연가다. 송 교수는 “작중화자의 그리움도 누에가 실을 뽑듯 죽어야 끝나는 그리움”이라고 의미를 부여한다.
<돌베개·3만3000원>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5만여 수가 넘는 당시 중에서 작품 100수를 고른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다행히 역대 간행돼 온 수많은 ‘당선시집’이 도움을 줬지만, 한편으로 시를 뽑는 사람에 따라 기준이 일정하지 않는 점이 있었다. 그럼에도 모든 선자들이 공통적으로 가치를 인정하는 시가 적어도 1000여 수가 되었다. 그 가운데 100수를 고르는 작업은 송 교수의 기준에 따랐다. 책에서 다룬 시는 101수이고 여기에 해설 등에서 보충해 소개한 시까지 합하면 모두 116수의 작품을 수록했다. 책 제목에서는 ‘100’이라는 숫자가 갖는 상징성을 감안했다.
이상은의 ‘무제-상견시난’은 이별한 여인을 그리워하는 남성의 연가다. 송 교수는 “작중화자의 그리움도 누에가 실을 뽑듯 죽어야 끝나는 그리움”이라고 의미를 부여한다.
<돌베개·3만3000원>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