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여고 봉사동아리 ‘큰맘주리’ “채소·꽃 키우다 보니 어느새 꿈이 싹텄어요”
코로나로 바깥 봉사활동 어렵자 학생들 ‘학교텃밭’ 제안
생명의 소중함 깨닫고 학업 스트레스 날리고
생명의 소중함 깨닫고 학업 스트레스 날리고
![]() ‘학교텃밭’에서 식물을 기르는 광주여고 봉사동아리 ‘큰맘주리’ 회원들. 뒷줄 왼쪽에서 시계방향으로 정현진, 김도연(이상 2학년), 박소현, 이지우, 박채이, 최다빈(이상 1학년)양. |
“격주로 동아리 수업에 나와서 식물의 성장과정을 다 못 봐 아쉽습니다. 하지만 (수업에) 나올 때마다 식물이 성장해 있는 것을 보면 뿌듯하기도 하고 잘 키워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최다빈·1학년)
“꽃씨를 뿌리는 게 처음이라 새롭게 느껴졌습니다. 꽃과 농작물 재배를 직접 해보니 물을 주는 양이 생각보다 많아서 힘들지만 자라는 것을 보면 뿌듯해요.”(김도연·2학년)
‘코로나 19’가 2년째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여고생들이 ‘그린 핑거’(Green Finger·식물을 잘 기르는 사람)로 변신했다. 식물을 기르며 생명의 소중함을 깨달음은 물론 학업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나아가 미래의 꿈을 모색하고 있다.
광주여자고등학교(교장 최명환) 봉사동아리 ‘큰맘주리’(지도교사 이맹로 중국어 담당) 회원들은 격주로 수요일 오후에 모여 꽃과 농작물을 재배한다. 본래 대외 봉사동아리이지만 ‘코로나 19’ 여파로 지난해에 이어 올해 역시 외부로 봉사활동을 나갈 수 없었다. 그래서 학생들의 제안으로 대신 교내 텃밭에 꽃과 농작물을 심어 가꾸기로 했다. 회원은 1학년 4명, 2학년 14명 등 총 18명. 1학년은 농작물, 2학년은 꽃을 선호했다.
이 교사와 학생들은 건물 외벽과 도로경계석 사이 자투리땅에 텃밭을 만들어 고추와 방울토마토, 가지, 상추를 심었다. 봉선화와 해바라기, 백일홍, 분꽃은 꽃씨로 뿌렸고, 싹틔우기 어려운 농작물은 시장에서 모종을 사와 심었다. 또 가지나 방울토마토는 자라면서 쓰러지지 않도록 나무 지지대를 세웠다. 3월에 심은 방울토마토와 가지는 어느새 소담스런 열매를 맺어 수확의 기쁨을 맛봤다.
동아리 대표를 맡고 있는 2학년 김도연 양과 정현진 양은 매일같이 점심시간이나 방과 후에 꽃과 농작물에 물을 준다. 일반적으로 쓰는 원예용 물 조리개가 여학생이 들기에 너무 무거워 대신 1.5ℓ 페트병 2개로 해결하고 있다. 학생들은 꽃과 농작물이 심어진 미니 텃밭을 ‘꽃’과 ‘채소’라는 약칭으로 부른다.
올 상반기 길지 않은 기간이었지만 학생들에게 꽃과 농작물 기르기는 봉사활동을 대신하는 체험의 기회이면서 새로운 꿈을 꾸는 촉매제 역할을 했다. 1학년 이지우 양은 식물을 키우면서 미래 진로를 잡았다.
“식물을 키우면서 꿈이 생겼어요. 초등학교 때부터 화분에 식물을 기르는 게 재미있었는데 이번에 방울토마토를 키우면서 ‘스마트 팜’(Smart Farm)에 관심이 생겼습니다.”
‘스마트 팜’은 IT(정보통신기술)를 농업에 접목해 작물의 생육환경을 관리하고 생산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첨단 농장을 의미한다.
이맹로 지도교사는 텃밭에서 꽃과 농작물을 기르는 동아리 활동을 통해 학생들이 자연의 섭리와 함께 인생살이의 이치를 깨닫기를 바란다. 중력을 거슬러 산을 오르는 등산과 씨앗이 흙을 밀쳐내고 움트는 과정은 본질적으로 인생살이와 비슷하다고 말한다.
“주역의 64괘 가운데 하나인 ‘수뢰둔’(水雷屯) 괘는 생명탄생의 한 과정을 설명하는데 어느 싹은 먼저 트고, 어느 싹은 나중 트는 것처럼 인생 또한 남들에게 뒤처진다 생각하지 말고 자신만의 삶의 속도로 걸어가라는 얘기를 학생들에게 하고 싶습니다.”
/글·사진=송기동 기자 song@kwangju.co.kr
“꽃씨를 뿌리는 게 처음이라 새롭게 느껴졌습니다. 꽃과 농작물 재배를 직접 해보니 물을 주는 양이 생각보다 많아서 힘들지만 자라는 것을 보면 뿌듯해요.”(김도연·2학년)
광주여자고등학교(교장 최명환) 봉사동아리 ‘큰맘주리’(지도교사 이맹로 중국어 담당) 회원들은 격주로 수요일 오후에 모여 꽃과 농작물을 재배한다. 본래 대외 봉사동아리이지만 ‘코로나 19’ 여파로 지난해에 이어 올해 역시 외부로 봉사활동을 나갈 수 없었다. 그래서 학생들의 제안으로 대신 교내 텃밭에 꽃과 농작물을 심어 가꾸기로 했다. 회원은 1학년 4명, 2학년 14명 등 총 18명. 1학년은 농작물, 2학년은 꽃을 선호했다.
동아리 대표를 맡고 있는 2학년 김도연 양과 정현진 양은 매일같이 점심시간이나 방과 후에 꽃과 농작물에 물을 준다. 일반적으로 쓰는 원예용 물 조리개가 여학생이 들기에 너무 무거워 대신 1.5ℓ 페트병 2개로 해결하고 있다. 학생들은 꽃과 농작물이 심어진 미니 텃밭을 ‘꽃’과 ‘채소’라는 약칭으로 부른다.
올 상반기 길지 않은 기간이었지만 학생들에게 꽃과 농작물 기르기는 봉사활동을 대신하는 체험의 기회이면서 새로운 꿈을 꾸는 촉매제 역할을 했다. 1학년 이지우 양은 식물을 키우면서 미래 진로를 잡았다.
“식물을 키우면서 꿈이 생겼어요. 초등학교 때부터 화분에 식물을 기르는 게 재미있었는데 이번에 방울토마토를 키우면서 ‘스마트 팜’(Smart Farm)에 관심이 생겼습니다.”
‘스마트 팜’은 IT(정보통신기술)를 농업에 접목해 작물의 생육환경을 관리하고 생산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첨단 농장을 의미한다.
이맹로 지도교사는 텃밭에서 꽃과 농작물을 기르는 동아리 활동을 통해 학생들이 자연의 섭리와 함께 인생살이의 이치를 깨닫기를 바란다. 중력을 거슬러 산을 오르는 등산과 씨앗이 흙을 밀쳐내고 움트는 과정은 본질적으로 인생살이와 비슷하다고 말한다.
“주역의 64괘 가운데 하나인 ‘수뢰둔’(水雷屯) 괘는 생명탄생의 한 과정을 설명하는데 어느 싹은 먼저 트고, 어느 싹은 나중 트는 것처럼 인생 또한 남들에게 뒤처진다 생각하지 말고 자신만의 삶의 속도로 걸어가라는 얘기를 학생들에게 하고 싶습니다.”
/글·사진=송기동 기자 song@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