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회복 중인데…‘곡소리’ 나는 중소기업, 왜?
원자재값 천정부지
“납품단가 제값받기 불가능”
원청업체 상대 계약 취소 잇따라
건물 올리기 중단한 건설사
“자잿값 떨어지길 기다릴 수밖에”
내달 ‘주 52시간’ 전면 도입
코로나에 외국인 입국 못하는데
“납품단가 제값받기 불가능”
원청업체 상대 계약 취소 잇따라
건물 올리기 중단한 건설사
“자잿값 떨어지길 기다릴 수밖에”
내달 ‘주 52시간’ 전면 도입
코로나에 외국인 입국 못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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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치솟는 철강과 석유 등 원자재 가격 탓에 지역 제조업계를 비롯한 중소기업이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원자재 가격이 올랐지만 중소기업이 대기업을 상대로 납품단가 제값받기가 사실상 어려워 영세 기업의 경영악화가 우려되고 있다. 여기에 원자재 값 폭등으로 자동차와 가전제품 등 물가인상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체결한 납품 계약도 줄줄이 취소=광주의 한 금속제조·납품업체 대표인 최모(52)씨는 작년 체결했던 납품 계약을 취소하고 있다. 강관파이프를 구매해 코팅 작업을 거쳐 공사현장에 납품하는 그는 “철강 가격 상승으로 강관파이프 가격이 50~70% 오른 탓에 계약 당시 가격조건에 납품하면 손해를 본다”며 “사실상 휴업상태에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지역 기업인 한 금속제조 업체도 마찬가지다.
해당 업체 대표인 김모(43)씨는 “1㎏당 2000원 선이던 스테인레스 파이프가 지금은 3500원 정도까지 올랐다”며 “원자재 가격이 천정부지 치솟아도 대기업 등 원청을 상대로 납품단가 제값받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하소연 했다. 이어 “중간제품을 생산하는 중소기업은 원자재 가격 폭등 때문에 모처럼 찾아온 경기회복 기회를 전혀 누리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런 상황은 건설현장에서도 벌어지고 있다. 건설현장에서 필수적인 자재라고 할 수 있는 철근 가격은 지난 3월 1㎏당 800원에서 이달 1350원으로 68.75%나 급등했다. 건축용 철골인 H형강도 같은 기간 1㎏당 900원에서 1300원으로 44.44% 올랐다.
지역의 한 건설업 관계자는 “철근 값이 올라 공사를 진행하면 손실을 볼 수 있어 자재 가격이 떨어지길 기다리고 있다”며 “완공 기간을 맞추기 힘들어질까 노심초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원자재 폭등 물가상승으로 이어질까 우려도=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철광석과 구리 등 제조업계의 핵심 원자재 가격은 최근 1년 새 50%에서 두배까지 가격이 폭등했다. 철광석은 중국현물 수입가격이 t당 218달러로 전년 대비 110% 상당 오르면서 국내 유통가격도 95%상당 오른 130만원까지 치솟았다. 구리도 전년 대비 50%이상 오른 9146달러에 달한다.
앞서 한국은행이 발표한 5월 생산자물가지수를 보면 지난달 지수는 108.50으로 전달(108.06)보다 0.4% 증가했다. 그 중에서도 석탄·석유제품(4.4%), 제1차금속제품(1.6%) 등의 오름 폭이 컸다. 1년 전인 작년 5월과 비교하면 상승률이 6.4%에 이르는 등 2011년 8월(6.9%) 이후 9년 9개월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처럼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광주·전남 중소기업들의 경기는 5개월만에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중소기업중앙회 광주전남지역본부가 지역 중소기업 212곳을 대상으로 6월 경기전망 조사를 한 결과 업황전망 건강도지수(SBHI)가 89.2로 전월 93.7과 비교해 4.5포인트 하락했다.
특히 경영애로 요인으로 내수 부진(61.3%)과 업체 간 과당경쟁(49.5%)에 이어 원자재가격 상승(48.6%)을 꼽았다. 원자재 가격 상승에 대한 응답은 전달 35.3%와 비교하면 13%포인트 이상 급등한 것으로, 지역 중소기업의 어려움이 그만큼 크다는 얘기다.
원자재 가격 폭등으로 자동차용 강판과 가전에 들어가는 컬러 강판도 줄줄이 오르면서 자동차업계와 가전업계 역시 가격인상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는 처지다. 아직 원자재 가격 상승분을 제품에 반영하지 않았지만, 가격 인상 조짐이 보이면서 전반적인 물가상승도 우려되는 실정이다.
◇다음달 주 52시간 도입까지…위기의 중소기업=원자재 가격 폭등에 어려움에 처한 상황에서 당장 다음달 5~49인 사업장에 대한 ‘주 52시간제’가 전면 적용되는 점도 지역 중소기업계의 생존을 위협하는 요소다.
지역 중소기업계는 코로나19 장기화로 매출 감소가 이어지는 가운데 원자재 가격 폭등으로 타격을 입은 상태에서, 근로시간 단축으로 추가 인력을 채용할 경우 심각한 자금난은 물론 인력수급난을 겪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악재에 악재가 겹친 상황에서 50인 미만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주 52시간제를 시행할 경우 지역 영세기업들의 기반을 송두리째 무너뜨릴 수 있다는 불만도 나온다.
중소기업중앙회 관계자는 “50인 미만 중소기업의 경우 지난해 초부터 발생한 코로나 펜데믹에 대응하기 급급해 주 52시간제 도입을 위한 근무체계 개편 등의 준비를 할 여력이 없었다”며 “코로나로 인해 외국인근로자 마저 입국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당장 근로시간이 줄면 영세기업은 인력난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는 계도기간 없는 주 52시간제 시행 강행을 재고하고, 대기업에 9개월, 50인 이상 기업에 1년의 계도기간이 부여된 것을 감안해 50인 미만 기업도 준비기간을 부여해줄 것을 요청한다”고 촉구했다.
/박기웅 기자 pboxer@kwangju.co.kr
또 다른 지역 기업인 한 금속제조 업체도 마찬가지다.
해당 업체 대표인 김모(43)씨는 “1㎏당 2000원 선이던 스테인레스 파이프가 지금은 3500원 정도까지 올랐다”며 “원자재 가격이 천정부지 치솟아도 대기업 등 원청을 상대로 납품단가 제값받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하소연 했다. 이어 “중간제품을 생산하는 중소기업은 원자재 가격 폭등 때문에 모처럼 찾아온 경기회복 기회를 전혀 누리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역의 한 건설업 관계자는 “철근 값이 올라 공사를 진행하면 손실을 볼 수 있어 자재 가격이 떨어지길 기다리고 있다”며 “완공 기간을 맞추기 힘들어질까 노심초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원자재 폭등 물가상승으로 이어질까 우려도=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철광석과 구리 등 제조업계의 핵심 원자재 가격은 최근 1년 새 50%에서 두배까지 가격이 폭등했다. 철광석은 중국현물 수입가격이 t당 218달러로 전년 대비 110% 상당 오르면서 국내 유통가격도 95%상당 오른 130만원까지 치솟았다. 구리도 전년 대비 50%이상 오른 9146달러에 달한다.
앞서 한국은행이 발표한 5월 생산자물가지수를 보면 지난달 지수는 108.50으로 전달(108.06)보다 0.4% 증가했다. 그 중에서도 석탄·석유제품(4.4%), 제1차금속제품(1.6%) 등의 오름 폭이 컸다. 1년 전인 작년 5월과 비교하면 상승률이 6.4%에 이르는 등 2011년 8월(6.9%) 이후 9년 9개월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처럼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광주·전남 중소기업들의 경기는 5개월만에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중소기업중앙회 광주전남지역본부가 지역 중소기업 212곳을 대상으로 6월 경기전망 조사를 한 결과 업황전망 건강도지수(SBHI)가 89.2로 전월 93.7과 비교해 4.5포인트 하락했다.
특히 경영애로 요인으로 내수 부진(61.3%)과 업체 간 과당경쟁(49.5%)에 이어 원자재가격 상승(48.6%)을 꼽았다. 원자재 가격 상승에 대한 응답은 전달 35.3%와 비교하면 13%포인트 이상 급등한 것으로, 지역 중소기업의 어려움이 그만큼 크다는 얘기다.
원자재 가격 폭등으로 자동차용 강판과 가전에 들어가는 컬러 강판도 줄줄이 오르면서 자동차업계와 가전업계 역시 가격인상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는 처지다. 아직 원자재 가격 상승분을 제품에 반영하지 않았지만, 가격 인상 조짐이 보이면서 전반적인 물가상승도 우려되는 실정이다.
◇다음달 주 52시간 도입까지…위기의 중소기업=원자재 가격 폭등에 어려움에 처한 상황에서 당장 다음달 5~49인 사업장에 대한 ‘주 52시간제’가 전면 적용되는 점도 지역 중소기업계의 생존을 위협하는 요소다.
지역 중소기업계는 코로나19 장기화로 매출 감소가 이어지는 가운데 원자재 가격 폭등으로 타격을 입은 상태에서, 근로시간 단축으로 추가 인력을 채용할 경우 심각한 자금난은 물론 인력수급난을 겪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악재에 악재가 겹친 상황에서 50인 미만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주 52시간제를 시행할 경우 지역 영세기업들의 기반을 송두리째 무너뜨릴 수 있다는 불만도 나온다.
중소기업중앙회 관계자는 “50인 미만 중소기업의 경우 지난해 초부터 발생한 코로나 펜데믹에 대응하기 급급해 주 52시간제 도입을 위한 근무체계 개편 등의 준비를 할 여력이 없었다”며 “코로나로 인해 외국인근로자 마저 입국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당장 근로시간이 줄면 영세기업은 인력난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는 계도기간 없는 주 52시간제 시행 강행을 재고하고, 대기업에 9개월, 50인 이상 기업에 1년의 계도기간이 부여된 것을 감안해 50인 미만 기업도 준비기간을 부여해줄 것을 요청한다”고 촉구했다.
/박기웅 기자 pboxer@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