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의 대답들] 삶·죽음·인간…10가지 주제로 본 철학사
케빈 페리 지음·이원석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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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은 본질적으로 질문을 제기하는 학문이다. 소크라테스 이전부터 현대 철학자에 이르기까지 철학사에는 묵직한 질문들이 이어졌다.
그 질문을 대략 10가지로 압축할 수 있다. ‘삶, 인간, 지식, 언어, 예술, 시간, 자유의지, 사랑, 신, 죽음’. 세상을 살면서 진지하게 묻게 되는 질문은 대개 그러한 범주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10가지 주제로 철학사를 정리한 책이 반가운 이유다. 미국 리버사이드 시티 칼리지 인문학 교수인 케빈 페리의 책 ‘철학의 대답들’은 철학자들의 사유를 통해 조망한 철학사다. 인도철학, 형이상학, 불교철학 등을 연구중인 저자는 그동안 하이데거, 니체, 푸코에 천착하며 철학의 배경을 탐구해왔다.
책은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게 쓰여졌다. 철학적 질문이 바뀌는 지점, 사유의 맥락을 중심으로 철학사를 조망할 수 있게 연표를 제시했으며 고대철학, 중세철학, 근대철학, 현대철학의 실존주의, 언어철학, 포스트모더니즘까지 한눈에 파악이 가능하다.
다른 무엇보다 주제별로 정리해 독자들의 접근성을 높였다. 관심을 갖는 부분부터 읽을 수 있으며, 깊이 들어가길 원하는 이들에게는 길눈을 열어 준다.
서문 격인 ‘들어가는 말’을 쓴 철학자 사이먼 크리츨리는 “철학의 역사는 현재를 보는 방식을 바꿀 수 있는 가능성에 관한 기록물이자 3000년 넘게 지속된 지적 유혹의 방대한 배열이다”고 정의한다. 복잡한 철학사를 80명의 철학자와 함께 가장 근본적인 질문 10개 주제로 살펴볼 수 있다는 점은 책이 지닌 또다른 장점이다.
먼저 삶을 다룬 철학자들에는 플라톤, 칸트, 한나 아렌트 등의 철학이 소개돼 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플라톤의 이데아론에 반대하는 한편 옳고 그름은 맥락에 따라 이해돼야 한다는 관점을 제시한다. 모든 상황은 다르고 그에 따른 선이 요구되므로 유연하게 대처하는 법을 배우는 것은 실천적 이성을 겸비해야 한다는 논리다.
칸트는 감각적 경험이 지식의 중요한 요소라고 전제한다. 하지만 우리가 어떻게 경험할지는 마음이 정한다. 즉 “우리의 마음은 보편적 규칙과 개념들로 채워져 있고 이 구조가 경험을 만든다”는 주장을 견지한다.
인간에게 있어 중요한 자유의지는 철학자들에게도 중요한 테마였다. 일부 철학자는 자유로운 선택과 인과적 필연성 의미를 중요시한다. 다른 철학자는 도덕, 개인적 태도에 초점을 맞춘다. 아리스토텔레스 견해는 ‘비결정론’에 입각해 있는데 그는 우리의 모습은 각자가 발전시킨 습관, 성격적 특성에 기인한다고 본다.
그렇다면 사랑에 대한 철학자들의 사유는 어떨까. 사실 사랑은 특정한 동기를 유발하는 기제다. 저자에 따르면 초기 그리스인들은 에로스와 아가페, 필리아를 구별했다. 책에 언급한 철학자들은 그것의 경계를 넘어 사랑을 탐구했다. 쇼펜하우어는 사랑을 ‘모든 현실의 바탕이 되고 모든 현실을 고취시키는 ‘맹목적 의지’의 표현’으로 인식한다.
책에 소개된 철학자들은 소설가, 과학자, 정치가, 의사로도 활동했으며 당대 사유 흐름을 이끌었다. 또한 과학 발전을 주목하는 현대 철학자와 페미니즘 관련 인물들도 포함돼 있어 현실 변화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
<북캠퍼스·1만7000원>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그 질문을 대략 10가지로 압축할 수 있다. ‘삶, 인간, 지식, 언어, 예술, 시간, 자유의지, 사랑, 신, 죽음’. 세상을 살면서 진지하게 묻게 되는 질문은 대개 그러한 범주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책은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게 쓰여졌다. 철학적 질문이 바뀌는 지점, 사유의 맥락을 중심으로 철학사를 조망할 수 있게 연표를 제시했으며 고대철학, 중세철학, 근대철학, 현대철학의 실존주의, 언어철학, 포스트모더니즘까지 한눈에 파악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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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 격인 ‘들어가는 말’을 쓴 철학자 사이먼 크리츨리는 “철학의 역사는 현재를 보는 방식을 바꿀 수 있는 가능성에 관한 기록물이자 3000년 넘게 지속된 지적 유혹의 방대한 배열이다”고 정의한다. 복잡한 철학사를 80명의 철학자와 함께 가장 근본적인 질문 10개 주제로 살펴볼 수 있다는 점은 책이 지닌 또다른 장점이다.
먼저 삶을 다룬 철학자들에는 플라톤, 칸트, 한나 아렌트 등의 철학이 소개돼 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플라톤의 이데아론에 반대하는 한편 옳고 그름은 맥락에 따라 이해돼야 한다는 관점을 제시한다. 모든 상황은 다르고 그에 따른 선이 요구되므로 유연하게 대처하는 법을 배우는 것은 실천적 이성을 겸비해야 한다는 논리다.
칸트는 감각적 경험이 지식의 중요한 요소라고 전제한다. 하지만 우리가 어떻게 경험할지는 마음이 정한다. 즉 “우리의 마음은 보편적 규칙과 개념들로 채워져 있고 이 구조가 경험을 만든다”는 주장을 견지한다.
인간에게 있어 중요한 자유의지는 철학자들에게도 중요한 테마였다. 일부 철학자는 자유로운 선택과 인과적 필연성 의미를 중요시한다. 다른 철학자는 도덕, 개인적 태도에 초점을 맞춘다. 아리스토텔레스 견해는 ‘비결정론’에 입각해 있는데 그는 우리의 모습은 각자가 발전시킨 습관, 성격적 특성에 기인한다고 본다.
그렇다면 사랑에 대한 철학자들의 사유는 어떨까. 사실 사랑은 특정한 동기를 유발하는 기제다. 저자에 따르면 초기 그리스인들은 에로스와 아가페, 필리아를 구별했다. 책에 언급한 철학자들은 그것의 경계를 넘어 사랑을 탐구했다. 쇼펜하우어는 사랑을 ‘모든 현실의 바탕이 되고 모든 현실을 고취시키는 ‘맹목적 의지’의 표현’으로 인식한다.
책에 소개된 철학자들은 소설가, 과학자, 정치가, 의사로도 활동했으며 당대 사유 흐름을 이끌었다. 또한 과학 발전을 주목하는 현대 철학자와 페미니즘 관련 인물들도 포함돼 있어 현실 변화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
<북캠퍼스·1만7000원>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