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여름철 피부질환] 털 너무 짧게 자르지 말고 목욕 후 잘 말려 주세요
호르몬 불균형·면역체계 문제도 원인
고양이 피부질환 70~80%는 곰팡이균
아토피 있다면 가수분해 단백질 사료 좋아
발 습진 있을땐 넥카라 씌워 핥지 못하게
고양이 피부질환 70~80%는 곰팡이균
아토피 있다면 가수분해 단백질 사료 좋아
발 습진 있을땐 넥카라 씌워 핥지 못하게
![]() 곰팡이성 피부 검사를 위해 병변 부위 털을 채취하고 있다. |
여름맞이 미용을 다녀온 사랑이. 동그란 알머리컷으로 한층 귀여워진 사랑이의 사랑을 독차지하려는 가족들의 사투가 시작되는 순간, 하얀 털 사이로 도드라져 보이는 분홍빛 맨살. 미용이 잘못되었나 싶어 자세히 들여다보니 아뿔싸! 이건 분명 피부병이다. 한눈에 봐도 이제 막 생긴 질환은 아닌 듯 한 걸 보니, 그동안 털에 뒤덮여 발견하지 못했나 보다. 주말까지 기다리기엔 너무 늦겠다 싶어 급히 야간 진료가 가능한 동물병원으로 달려간다.
“자세한 검사를 해봐야겠지만 곰팡이성 피부염으로 의심됩니다. 검사 결과는 일주일 정도 소요되는데 일단 소독을 하고 먹는 약과 바르는 연고를 처방해 드릴게요. 곰팡이균은 사람에게 옮길 수 있으니 닿으면 깨끗하게 씻어주세요.”
우드램프를 이용해 염증 부위를 살펴본 수의사의 설명이 시작된다. 우드램프는 특수한 자외선을 피부에 방출해 피부병을 진단할 때 사용된다. 병변 부위가 야광색으로 보이면 곰팡이(진균) 피부병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보다 정확한 검진을 위해 곰팡이 배양검사를 추가로 진행하기로 했다. 일주일 후 검사결과를 듣기로 하고 소독약과 바르는 연고, 먹는 약을 처방받았다.
◇습도 높은 여름철 피부염 주의
무더운 여름이 시작됐다. 동시에 습도가 높아지는 만큼 반려동물들의 피부질환도 주의깊게 살펴봐야 하는 시기다. 반려동물에게서 흔히 나타나는 피부질환은 아토피와 농피증, 곰팡이성 피부염 등이다.
가려움증을 동반하는 ‘아토피성 피부염’은 알레르기성 피부질환이다. 먼지나 꽃가루, 진드기 등에 있는 알레르기 유발 물질이 원인이 될 수도 있고 음식 알레르기로 염증 반응을 일으킬 수도 있다.
대표적인 증상은 가려움증이다. 아토피 피부염은 주로 귀나 눈, 몸통, 다리 이음새 부위에 발생하는데 지독한 가려움으로 마구 긁으면서 피부가 붉게 올라오는 경우가 많다. 심할 경우 고름이 차는 농포, 비듬, 귓병 등이 동반되기도 한다.
사람과 마찬가지로 아토피는 쉽게 낫기 힘들다. 장기적으로 약물 치료를 통해 가려움증을 완화시키면서 피부염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 사료나 간식에 들어있는 단백질 성분이 알레르기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반려동물에게 아토피가 있다면 가수분해 단백질을 원료로 사용하는 제품으로 구입하는게 좋다.
강아지에게서 아토피 만큼 자주 발생하는 피부염이 ‘농피증’이다. 말 그대로 피부에 농(고름)이 발생하는 질병으로, 면역력이 약할 경우 흔하게 생긴다. 여드름이나 뾰루지처럼 생긴 탓에 대수롭지 않게 여기다가 심각해져서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
농피증이 생기는 원인은 확실하게 알려져 있지 않지만 포도상구균의 과잉증식, 강아지의 피부에 서식하는 박테리아가 원인이 되는 경우가 많다. 모든 박테리아가 병변을 일으키지는 않지만 면역력이 떨어지거나 어린 강아지, 사춘기 강아지에게서 흔하게 나타날 수 있다.
가려움을 동반하기 때문에 자주 긁거나 탈모 증상이 나타난다. 심각하게 진행될 경우 우울해 보일 수 있고 자주 누워있거나 음식 먹는 양이 현저히 줄어들기도 한다. 전염성은 없으며 아토피에 비해 쉽게 치료된다.
사랑이의 피부염으로 의심되는 ‘곰팡이(진균)성 피부염’은 강아지나 고양이에게서 흔히 나타나는데 특히 고양이 피부질환의 70~80%가 곰팡이균이라고 할 정도로 많이 발생한다.
곰팡이균은 우드램프와 DTM 배지검사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감염 부위의 털을 채취해서 곰팡이 배지에 넣어둔다. 곰팡이를 키우는 검사로, 1~2주일 후 배지 색이 변하면 양성, 바뀌지 않으면 음성으로 본다. 음성으로 나올 경우 다른 세균 검사를 해서 원인을 찾아야 한다.
곰팡이는 모낭의 영양을 먹고 자라기 때문에 모낭에 손상이 와서 감염 부위의 털이 동그랗게 빠지고 딱지나 비듬이 보인다. 가렵기 때문에 스트레스도 심하게 받는다.
곰팡이성 피부염은 면역력이 약한 다른 고양이나 강아지, 사람에게도 전염될 수 있기 때문에 빠른 치료가 필요하다. 소독약과 바르는 연고, 약용샴푸 등으로 치료를 하고 심할 경우 먹는 약을 사용하기도 한다. 약을 바른 부위를 핥지 않도록 넥카라를 씌워 준다. 곰팡이성 피부염은 재발이 잦은데다 치료가 오래 걸린다. 치료 과정에서 눈에 보이는 증세가 없어진 뒤에도 당분간 연고와 약용샴푸를 사용해야 재발을 막을 수 있다. 탈모 부위에 털이 자라기까지 2~4주 정도의 치료기간이 필요하다.
곰팡이의 특성상 높은 습도와 불결한 환경이 곰팡이의 온상이 될 수 있다. 여름에는 제습제를 설치해 습도를 낮게 유지하고 자주 청소를 하면서 환기를 해주는 것도 필요하다. 실내에서 주로 생활하는 고양이에게 일광욕을 시켜주는 것도 좋다. 곰팡이의 번식을 막을 뿐만 아니라 비타민D 합성에도 도움이 된다.
간혹 곰팡이성 피부염을 달고 살다시피하는 고양이에게는 곰팡이 백신을 추천하기도 한다.
◇건강한 피부 위한 예방과 관리
반려동물의 피부질환을 두고 깨끗하게 관리하지 않고 방치할 경우에 생긴다고 오해하는 사람들이 많다. 호르몬 불균형이나 면역 체계 문제, 음식으로 인한 알레르기 등으로도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항상 방심은 금물이다.
여름철에는 습도 조절과 깨끗한 환경을 제공해주는 게 필수다. 목욕 후 털에 물기가 남아있지 않게 마싹 말려주는건 기본이다. 밖에서만 배변을 하는 반려견이나 매일 산책을 하는 경우 발을 자주 씻겨주는데 이때 털을 깨끗하게 말리지 않으면 습진이 생길 수 있다.
털을 너무 짧게 깎는 것도 모낭에 자극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접촉성 피부염이 생길 수 있다. 피부염을 발견했을 때는 소독을 하고 추가 병변을 확인하기 위해 바짝 깎을 수 밖에 없지만 그 외에는 기본적인 털 길이는 유지하는 걸 추천한다.
발을 많이 핥는 반려동물의 경우 미용하면서 발가락 털까지 모두 깎아달라고 하는 경우가 많은데 자극으로 인해 더 핥게 되고 발바닥 습진의 원인이 될수도 있다. 발 습진이 있는 동물들은 넥카라를 씌워 핥지 못하게 해준다.
감염증은 피부 면역력이 떨어졌을 때 올라오기 때문에 스트레스 관리나 면역력 관리를 잘해주는게 중요하다. 전신 건강상태에 문제가 있어서 발생하기도 하므로 정기적인 건강검진도 해준다.
/글·영상=이보람 기자 boram@kwangju.co.kr
<도움말: 정경옥 비타동물의료센터 원장>
우드램프를 이용해 염증 부위를 살펴본 수의사의 설명이 시작된다. 우드램프는 특수한 자외선을 피부에 방출해 피부병을 진단할 때 사용된다. 병변 부위가 야광색으로 보이면 곰팡이(진균) 피부병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보다 정확한 검진을 위해 곰팡이 배양검사를 추가로 진행하기로 했다. 일주일 후 검사결과를 듣기로 하고 소독약과 바르는 연고, 먹는 약을 처방받았다.
![]() 곰팡이성 피부염(피부사상균증)으로 콧잔등과 다리에 털빠짐이 발생한 고양이. |
무더운 여름이 시작됐다. 동시에 습도가 높아지는 만큼 반려동물들의 피부질환도 주의깊게 살펴봐야 하는 시기다. 반려동물에게서 흔히 나타나는 피부질환은 아토피와 농피증, 곰팡이성 피부염 등이다.
가려움증을 동반하는 ‘아토피성 피부염’은 알레르기성 피부질환이다. 먼지나 꽃가루, 진드기 등에 있는 알레르기 유발 물질이 원인이 될 수도 있고 음식 알레르기로 염증 반응을 일으킬 수도 있다.
대표적인 증상은 가려움증이다. 아토피 피부염은 주로 귀나 눈, 몸통, 다리 이음새 부위에 발생하는데 지독한 가려움으로 마구 긁으면서 피부가 붉게 올라오는 경우가 많다. 심할 경우 고름이 차는 농포, 비듬, 귓병 등이 동반되기도 한다.
사람과 마찬가지로 아토피는 쉽게 낫기 힘들다. 장기적으로 약물 치료를 통해 가려움증을 완화시키면서 피부염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 사료나 간식에 들어있는 단백질 성분이 알레르기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반려동물에게 아토피가 있다면 가수분해 단백질을 원료로 사용하는 제품으로 구입하는게 좋다.
강아지에게서 아토피 만큼 자주 발생하는 피부염이 ‘농피증’이다. 말 그대로 피부에 농(고름)이 발생하는 질병으로, 면역력이 약할 경우 흔하게 생긴다. 여드름이나 뾰루지처럼 생긴 탓에 대수롭지 않게 여기다가 심각해져서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
농피증이 생기는 원인은 확실하게 알려져 있지 않지만 포도상구균의 과잉증식, 강아지의 피부에 서식하는 박테리아가 원인이 되는 경우가 많다. 모든 박테리아가 병변을 일으키지는 않지만 면역력이 떨어지거나 어린 강아지, 사춘기 강아지에게서 흔하게 나타날 수 있다.
가려움을 동반하기 때문에 자주 긁거나 탈모 증상이 나타난다. 심각하게 진행될 경우 우울해 보일 수 있고 자주 누워있거나 음식 먹는 양이 현저히 줄어들기도 한다. 전염성은 없으며 아토피에 비해 쉽게 치료된다.
![]() 우드램프를 이용해 염증부위 피부를 관찰하고 있다. |
곰팡이균은 우드램프와 DTM 배지검사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감염 부위의 털을 채취해서 곰팡이 배지에 넣어둔다. 곰팡이를 키우는 검사로, 1~2주일 후 배지 색이 변하면 양성, 바뀌지 않으면 음성으로 본다. 음성으로 나올 경우 다른 세균 검사를 해서 원인을 찾아야 한다.
곰팡이는 모낭의 영양을 먹고 자라기 때문에 모낭에 손상이 와서 감염 부위의 털이 동그랗게 빠지고 딱지나 비듬이 보인다. 가렵기 때문에 스트레스도 심하게 받는다.
곰팡이성 피부염은 면역력이 약한 다른 고양이나 강아지, 사람에게도 전염될 수 있기 때문에 빠른 치료가 필요하다. 소독약과 바르는 연고, 약용샴푸 등으로 치료를 하고 심할 경우 먹는 약을 사용하기도 한다. 약을 바른 부위를 핥지 않도록 넥카라를 씌워 준다. 곰팡이성 피부염은 재발이 잦은데다 치료가 오래 걸린다. 치료 과정에서 눈에 보이는 증세가 없어진 뒤에도 당분간 연고와 약용샴푸를 사용해야 재발을 막을 수 있다. 탈모 부위에 털이 자라기까지 2~4주 정도의 치료기간이 필요하다.
곰팡이의 특성상 높은 습도와 불결한 환경이 곰팡이의 온상이 될 수 있다. 여름에는 제습제를 설치해 습도를 낮게 유지하고 자주 청소를 하면서 환기를 해주는 것도 필요하다. 실내에서 주로 생활하는 고양이에게 일광욕을 시켜주는 것도 좋다. 곰팡이의 번식을 막을 뿐만 아니라 비타민D 합성에도 도움이 된다.
간혹 곰팡이성 피부염을 달고 살다시피하는 고양이에게는 곰팡이 백신을 추천하기도 한다.
◇건강한 피부 위한 예방과 관리
![]() 곰팡이 배지 검사 |
여름철에는 습도 조절과 깨끗한 환경을 제공해주는 게 필수다. 목욕 후 털에 물기가 남아있지 않게 마싹 말려주는건 기본이다. 밖에서만 배변을 하는 반려견이나 매일 산책을 하는 경우 발을 자주 씻겨주는데 이때 털을 깨끗하게 말리지 않으면 습진이 생길 수 있다.
털을 너무 짧게 깎는 것도 모낭에 자극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접촉성 피부염이 생길 수 있다. 피부염을 발견했을 때는 소독을 하고 추가 병변을 확인하기 위해 바짝 깎을 수 밖에 없지만 그 외에는 기본적인 털 길이는 유지하는 걸 추천한다.
발을 많이 핥는 반려동물의 경우 미용하면서 발가락 털까지 모두 깎아달라고 하는 경우가 많은데 자극으로 인해 더 핥게 되고 발바닥 습진의 원인이 될수도 있다. 발 습진이 있는 동물들은 넥카라를 씌워 핥지 못하게 해준다.
감염증은 피부 면역력이 떨어졌을 때 올라오기 때문에 스트레스 관리나 면역력 관리를 잘해주는게 중요하다. 전신 건강상태에 문제가 있어서 발생하기도 하므로 정기적인 건강검진도 해준다.
/글·영상=이보람 기자 boram@kwangju.co.kr
<도움말: 정경옥 비타동물의료센터 원장>